2023 법무사 2월호

는 보호할 가치가 없으므로 그의 노동력이나 권리를 마음대로 착취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여성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가혹한 일이 강요되 며, 드디어는 성적으로도 유린하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목에 사슬을 묶어 감금까지 한다. 「도그빌」은 인간의 악을 무심하게 보여주지만, 그 악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는 그레이스에게 그 마을 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악의평범성 이 영화에서 보이는 주된 특징은 ‘악의 평범성 (banality of evil)’과 ‘천민자본주의’다. 악의 평범성은 한나 아렌트가 그의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제 시한 개념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당연하고 평범한 일이 경우에 따라서는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악의 평 범성이다.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자 리 잡은 평범이란 자신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에 용서는 미덕인가 주영진 ● 법무사(인천회) 「도그빌」은 덴마크의 영화감독인 라스 폰 트리에 가 만든 영화다. 연극을 차용한 영화의 무대 세트는 바 닥에 분필로 마음 가는 대로 줄을 죽죽 그어 놓은 마 을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 조잡한 무대 세트에서는 놀 라운 일이 펼쳐진다. 정체가드러나자표변한사람들 영화는 갱단에 쫓기고 있는 여성, 그레이스가 ‘도 그빌’ 마을에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순박한 마을 사람 들은 처음에는 그레이스를 경계하지만, 수용의 미덕을 강조하며 마을 사람들을 설득한 톰의 영향으로 그레이 스에게 2주간의 유예기간을 준다. 그 기간 동안 그레이스는 마을 사람들이 꺼리던 일을 기꺼이 도맡아 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갱단에 쫓기며 현상금이 붙어 있는 상태고, 경찰에게도 지명수배된 신분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마을 사람들은 표변하기 시작한다. 범죄자 66 문화로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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