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천천히 말했다. 몇 년간 서류배달을 위해 사무실을 다녀갔으나, 목소리를 길게 구체적으로 듣는 일은 처음이었다. A가 말을 할 때마다 검은 마스크가 조금씩 아래로 흘러내 렸다. A의 아버지가 남긴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창천동 OO번지 대463㎡ 및 위 지상 다가구용 단독주택(19가 구)은 A의 새어머니 B가 단독으로 증여받았다. A의 아 버지가 사망하기 두 달 전이었다. A가 다녀간 날 포털에는 인천의 한 가정집에서 아홉 살 아이가 친부모의 학대로 숨졌다는 뉴스가 하 루종일 걸려 있었다. 사람 사이 공간은 아득했고, 혈육 간의 거리가 적막했다. 01 2021.3.3. 배달원 A의방문 A는 거래처에서 내 사무실로 서류배달을 하던 사 람이었다. 보통은 머리에 헬멧을 쓰고 장갑을 낀 손으 로 서류를 건넨 후 사인을 받고 사무실을 떠났다. 이날 A는 배달할 서류를 지니지 않고 사무실에 들렀다. 헬멧을 벗어 손에 들고 상담의자에 앉아, “아 버지 집이 그 여자 앞으로 넘어갔어요.”라고 말했다. A의 아버지는 2021년 1월 11일 사망했다. “그 여자는 아버지가 병원에 있는 동안 만나지도 못하게 하고 … 우리가 아버지와 있으면 문을 닫지 못 하게 … 돈 얘기라도 할까 봐….” 나의 사건수임기 지방세20년납부내역속 ‘숨은땅’찾기 계모의증여부동산에대한유류분반환청구소송 홍국 ● 법무사(서울서부회) 58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