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4 vol.670 ‘내생각은언제나옳고, 당신들의생각은 언제나틀리다’는태도로는 세상을함께살아갈수없다. 내생각이틀릴수도있고, 당신의생각이옳을수도있다는열린마음을 가져야서로간의이해와소통이가능하다. 그것이서로다른생각들의공존이다. 어떤 때는 우리들의 인간관계에서 정치가 가장 커다 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체 정치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우리들 사 이의 관계를 좌지우지하게 된 것일까. 정치가 이런 식으로 까지 우리 삶에 대단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온당한 일인가. 뉴스가넘치는 SNS 세상의과잉정치화 물론 우리에게 정치는 중요하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 서의 수많은 일이 바로 정치의 영역에서 결정되기 때문이 다. 경제, 노동, 복지, 교육, 젠더, 외교, 문화 등 각 분야에 대 한 정책들이 어떻게 입안되고 결정되는가에 따라 우리 사 회의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20세기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우리에게 “관조 적 삶이 아닌 활동적이고 정치적인 삶을 살라”고 주문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아렌트가 지켜본 세상은 암울했다. 전체주의는 1945 년에 무너졌지만, 그 잔재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뿌리 뽑힌 인간들이 잉여로 살아가고 있지만, 사람들은 자기 생존에 만 매달린 채 정치를 잊고 있다. 그것은 사막과도 같다. 하지만 우리가 정치적 삶을 되찾는다면 인간성을 회 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아렌트는 놓지 않았다. 아렌트는 우 리가 정치적 삶을 살아감으로써 사막이 되어버린 이 세계 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정치가무엇이길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가족 혹은 지인들 사이에서 정치적 의견 차이 때 문에 서먹해지거나 불편해지는 상황을 많이 겪어왔다. 오랜 친구나 동창들 간 에도 정치적 견해가 달라 서로 거북해 지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의 친구 사이에서도 정치적 논쟁을 하다가 서로 관계를 끊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몇 년 전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 치면서 우리 사회는 ‘만인에 대한 만인 의 투쟁’을 방불케 할 정도의 극심한 분 열과 갈등을 경험한 바 있다. 나라는 온 통 ‘친조국’과 ‘반조국’으로 쪼개져 서 로 손가락질하며 반목했다. 그 뒤로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인 간관계도 깨져버리는 일들이 당연시되 는 분위기가 점점 굳어졌다. 선거 때마다 어느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고 반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 의 차이는, 그동안 쌓아왔던 인간관계 를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허망하게 만 들어 버린다. ┃ 법으로본세상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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