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업무는 대부분 글에서 시작해 글로 끝나 는 것인데, 이것도 제 성격과 잘 맞고, 그만큼 스트레스 도 적습니다. 아마 저만큼 법무사가 적성에 잘 맞는 사 람도 없을 거예요.” 재밌고 친절하지만, 자기중심이 단단한 사람 일 잘하고, 친절하고, 재밌는 정 법무사다 보니 어 디 한 군데는 비어 있거나 뒤가 무를 수도 있겠다 싶지 만, 필자는 그가 자기중심이 단단하고, 결코 호락호락 한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다. “저는 안빈낙도의 삶을 추구하며, 워라밸을 중시 합니다. 수입도 중요하지만, 일이 곧 제가 되도록 일하 는 것에 더 가치를 둡니다. 비록 힘들게 공부해서 법무 사가 되었지만, 법무사라는 직업으로 큰 부자가 되거나 명예를 얻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평범한 동네 법무사 로 주민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만 되면 좋겠습니다.” 과한 욕심 없이 자신의 능력 안에서 충실하게 일 하고 자족하며 살고 싶다는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자 신처럼 영세한 동네 법무사들도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덤핑 거래가격이 통상적인 보수라고 생각해 비 정 법무사는 사람을 좋아하고 인연을 소중히 여 긴다. 비록 고객으로 만났지만, 업무를 처리한 후에는 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응대하고 있다. 업무가 끝나면 그가 늘 하는 말 이 “앞으로 맡길 업무가 없어도 저를 동네 형이나 오빠, 동생, 아들, 조카로 생각하시고,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 든 오시라”는 말이다. 그래서 그의 사무실에는 동네 분들이 진짜 슬리 퍼 신고 나타나, 지나가다 들렀다며 간식거리를 주고 가 기도 하고, 어르신들은 오다가다 들러 커피 한 잔 달라 고 하며 상담을 하고 가기도 한다. “제가 옛날에는 이렇게까지 안 뚱뚱했는데, 자꾸 만 지나가시다가 뭘 사다 주고 가시고 하니까 그거 먹 다가 이렇게 됐어요. 사진 포토샵 잘 부탁합니다.” 이 대답에 눈치를 챈 분들도 있겠지만, 그는 유머 를 아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일컬어 “어렵지 않다 못해 쉬운 사람, 친해지면 나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데, 짧은 시간 만났던 필자로서는 말보다는 그의 글을 더 재밌게 읽었다. 정 법무사의 고객 대부분은 지나가다 간판을 보 고 방문하거나 가까운 법무사사무소를 검색해 찾아오 는 동네 주민들인데, 종종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보 고 찾아왔다는 고객들이 있다. 그런데 그분들 대부분 이 한결같이 그의 “블로그 글이 너무 재밌었다”고 한 단다. 딱딱한 법률 업무를 처리하는 법무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글이 뭐가 그리 재밌을까 싶지만, 법무사로 살 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기록한 그의 “월기(한 달간 있 었던 일의 기록)”를 읽다가 한두 마디 툭툭 던지는 말 이 너무 웃겨서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저는 세무사나 회계사의 주특기인 ‘산수’를 병적 으로 싫어하고, 변호사의 주특기인 ‘말하기’에도 크게 자신이 없는데, 이상하게 글 쓰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 더라고요.” 논리적인 글보다는 사람들이 읽고 싶어지는 글을 쓰려고 한다는 그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칭찬도 듣 고 좋은 피드백도 받게 되어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었 다고 했다. “저는 안빈낙도의 삶을 추구하며, 워라밸을 중시합니다. 수입도 중요하지만 일이 곧 제가 될 수 있도록 일하고 싶어요. 비록 힘들게 공부해서 법무사가 되었지만, 법무사라는 직업으로 큰 부자가 되거나 명예를 얻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평범한 동네 법무사로 주민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어요.”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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