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5월호

비록 가상(假想)이지만, 필자가 다른 업무 폭주로 지친 상태에서 혹여라도 상속인을 누락해 등기를 못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부와 수시로 보정명령신청, 보정명령, 보정서 제출이 전자소송으로 진행되었다. 담당 판사가 오랫동 안 인사이동 되지 않고 상속인의 검색과 확인 작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을 보이며, 혹 내가 빠뜨리거나 실수를 해도 모니터링을 해서 짚어주기까지 하니 무척 고마웠다. 상속인들을 모두 찾은 결과, 현재 생존 상속인은 친손 4대손까지 6명(17325분의14850, 즉 6/7지분), 외 손 8명(17350분의2475, 즉 1/7지분)으로 총 14명이었 다. 이로써 피고가 일응 확정되었다. 필자는 ‘성명 미상’ 피고에 대해 ‘당사자표시변경신청’을 하여 주소와 주민 등록번호까지 모두 분명하게 표시했다. 04 피고 14명의 이의신청을 막기 위한 ‘소송비용 유화책’ 전략 한편, 필자는 토지대장 명의인인 갑이 1967.2.에 사망한 이후 친손과 외손이 순차적으로 사망한 일자별 로 당시 「민법」에 따른 법정상속 지분을 계산해 별지 2.를 완성하고, 판사가 쉽게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갑의 ‘가계(家系) 상속도(圖)’를 만들어 첨부했다. 이렇게 생존 상속인이 모두 확인되자 의뢰인은 소송을 통해 상속인들 정보를 알아내면 협상을 통해 확인서 발급 이의신청을 취하시키겠다는 생각을 바 꿨다. 말이 쉽지, 실제로 이의신청을 취하시키기 위해서 는 상당한 금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 는 피고 14명을 일일이 찾아가 협상을 해야 하는데, 결 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의뢰인은 끝까지 소송을 해서 성공적인 판결을 받아달라고 했다. 필자도 이미 소송관계가 상 당히 진행되었기에 끝까지 해서 소송을 성공시켜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필자는 특조법 등기절차에 이의신청을 03 토지대장 명의인의 친·외손 등 생존 상속인 추적, 청구원인 사실 변경 이제부터는 위 본적과 생년월일 정보를 실마리로 갑의 친손 및 외손들을 하나씩 추적해 나가야 했다. 무 려 108년에 걸친 갑의 가계(家系)를 추적하는 것으로, 갑의 상속인은 4대에 걸친 현손(玄孫, 증손자의 자녀) 에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갑의 시집간 딸의 외손 자녀 상속인은 더 많았다. 필자는 갑의 가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재판부에 상속인 정보에 대한 보정명령을 내려달라고 신청했다. 전자소송에 제출 양식이 없어 ‘보정서(보정 명령 없음, 보정명령신청서)’ 양식을 응용하여 여러 번 요청했다. 필자 사무실에서 직접 제적등본을 발급받은 것은 딱 한 번이었다. 상대방 갑이 남원에서 군산으로 전적 (轉籍)했는데, 이때 호적이 전산화되면서 표지 검색어 로 갑의 이름 끝 자 ‘렬(烈)’을 ‘열’로 등재해 놓는 바람 에 필자의 직원이 간신히 이를 발견해 발급받을 수 있 었다. 나머지 서류발급은 의뢰인이 여러 차례 관악구 주 민센터를 왕래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필자가 다수 상속인들의 정보를 추적하기 위해 가족관계등록법령 및 주민등록법령에 의한 각 증명서와 등초본 발급신청 서를 미리 작성해 의뢰인에게 교부하면, 의뢰인은 이를 지참하고 주민센터에 가서 여러 신상정보를 발급받아 왔다. 이렇게 필자와 사무소 직원들, 의뢰인이 긴밀히 협조하며, 장장 100여 년에 걸친 갑의 친손과 외손들 의 제적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등을 찾 아낸 결과, 신상정보 관련 서류들이 산처럼 높이 쌓 였다. 필자는 하나하나 상속 도표를 만들어 가면서 상 속인의 누락이 없도록 신경을 썼다. 만일 판결이 확정 된 후 남원법원 등기관이 누락된 상속인을 발견해 보정 이라도 명하게 된다면, ‘판결 별지 상속지분 표시’ 전체 의 변동뿐 아니라, 누락자를 피고로 추가판결을 받아 야 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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