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고 살아왔다. 그랬던 내가 이렇게 달라질 줄은 미처 몰랐다. 세계 어디든 사람들은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혼자 사유하기를 즐기는 철학자들 이나 작가들 가운데는 걷기 예찬론자 들이 많다. “우리는 책 사이에서만, 책을 읽 어야만 비로소 사상으로 나아가는 그 런 존재가 아니다. 야외에서, 특히 길 자체가 사색을 열어주는 고독한 산이 나 바닷가에서 생각하고, 걷고, 뛰어 오르고, 산을 오르고, 춤추는 것이 우 리의 습관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학문』 “나만의 도보 여행에서만큼 많 이 생각하고 많이 존재하고 많이 체험 한 적은 결코 없었다. 감히 말하건대, 이 여행에서만큼 나 자신이었던 적은 결코 없었다.” - 장자크 루소, 『고백』 그들은 대체로 혼자 걷는 것의 즐 거움을 말했다. 프랑스 철학자 프레데 리크 그로는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라는 책에서 “걷기의 가치를 제 대로 음미하려면 혼자 걸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혼자 걸으면 나만의 시간 을 가질 수 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좋은 음악을 즐기며 걸을 수도 있고, 평 소 못했던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걸 지금 이 시간은 내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는다. 골방의 정신세계에 갇혀 미움과 질투와 증오의 싸움을 하고 있을 시간에 좋은 길을 찾아가서 마음껏 걷고 달려 보시라. 세상이 달라 보이고, 내 삶이 다르게 생각될 것이다. 그래서 걷고 달리는 것은 철학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인생 후반기에 깨친 진리다. 장의 넘쳐나는 에너지가 내 것이 되는 기분을 느꼈다. 걷고 달리는 행위가 이처럼 인생에 새로운 행복감을 안겨주는 것임은 과거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마음 가는 대로 밖으로 나가 혼자 달리는 것도 좋지 만, 함께 달리는 기쁨은 또 다른 맛이 있다. 크루들과 함께 어울려서 달리다 보면, 뿜어져 나오는 서로의 에너지를 주 고받으며 공유됨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크루들이 함께 모여 달리는 모임들이 많아졌 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러닝 크루 모임이 유행처 럼 번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동료들과 대오를 형성해서 함 께 달리는 것의 즐거움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이기도 하다. 필자도 그랬듯이, 주변에서 그런 달리기 모임이 있다 면, 꼭 참여해서 그 기쁨을 누리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것을 권하고 싶다. 리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들이 안 걷게 된 것은 걸을 만한 장소가 없어져 서이기도 하지만 걸을 시간이 없어져서이기도 하다.” 좀처럼 걷지 않게 되는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얘 기일 듯하다. 내가 그랬었다. 방송이다 뭐다 분주하게 살아 오면서 통 걷지를 않았다. 방송하러 다니면서 가까운 거리 도 택시를 탔고, 한 정류장 이동하는 데도 버스를 탔다. 그 러니 계절을 천천히 곱씹으면서 걸을 마음의 여유를 갖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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