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6월호

못하고 살아왔다. 그랬던 내가 이렇게 달라질 줄은 미처 몰랐다. 세계 어디든 사람들은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혼자 사유하기를 즐기는 철학자들 이나 작가들 가운데는 걷기 예찬론자 들이 많다. “우리는 책 사이에서만, 책을 읽 어야만 비로소 사상으로 나아가는 그 런 존재가 아니다. 야외에서, 특히 길 자체가 사색을 열어주는 고독한 산이 나 바닷가에서 생각하고, 걷고, 뛰어 오르고, 산을 오르고, 춤추는 것이 우 리의 습관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학문』 “나만의 도보 여행에서만큼 많 이 생각하고 많이 존재하고 많이 체험 한 적은 결코 없었다. 감히 말하건대, 이 여행에서만큼 나 자신이었던 적은 결코 없었다.” - 장자크 루소, 『고백』 그들은 대체로 혼자 걷는 것의 즐 거움을 말했다. 프랑스 철학자 프레데 리크 그로는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라는 책에서 “걷기의 가치를 제 대로 음미하려면 혼자 걸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혼자 걸으면 나만의 시간 을 가질 수 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좋은 음악을 즐기며 걸을 수도 있고, 평 소 못했던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걸 지금 이 시간은 내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는다. 골방의 정신세계에 갇혀 미움과 질투와 증오의 싸움을 하고 있을 시간에 좋은 길을 찾아가서 마음껏 걷고 달려 보시라. 세상이 달라 보이고, 내 삶이 다르게 생각될 것이다. 그래서 걷고 달리는 것은 철학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인생 후반기에 깨친 진리다. 장의 넘쳐나는 에너지가 내 것이 되는 기분을 느꼈다. 걷고 달리는 행위가 이처럼 인생에 새로운 행복감을 안겨주는 것임은 과거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마음 가는 대로 밖으로 나가 혼자 달리는 것도 좋지 만, 함께 달리는 기쁨은 또 다른 맛이 있다. 크루들과 함께 어울려서 달리다 보면, 뿜어져 나오는 서로의 에너지를 주 고받으며 공유됨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크루들이 함께 모여 달리는 모임들이 많아졌 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러닝 크루 모임이 유행처 럼 번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동료들과 대오를 형성해서 함 께 달리는 것의 즐거움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이기도 하다. 필자도 그랬듯이, 주변에서 그런 달리기 모임이 있다 면, 꼭 참여해서 그 기쁨을 누리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것을 권하고 싶다. 리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들이 안 걷게 된 것은 걸을 만한 장소가 없어져 서이기도 하지만 걸을 시간이 없어져서이기도 하다.” 좀처럼 걷지 않게 되는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얘 기일 듯하다. 내가 그랬었다. 방송이다 뭐다 분주하게 살아 오면서 통 걷지를 않았다. 방송하러 다니면서 가까운 거리 도 택시를 탔고, 한 정류장 이동하는 데도 버스를 탔다. 그 러니 계절을 천천히 곱씹으면서 걸을 마음의 여유를 갖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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