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7월호

2023. 07 vol.673 책을 읽고 쓰면서 훗날을 기약했다. 나만의 방식이었던 셈 이다. “그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던 니체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는 것은 본질적으로 고독한 행위다. 다 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혼자서 읽는다는 이유만은 아니 다. 인간은 가장 고독할 때 책을 찾는다. 자신이 세상 속의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 때 나와 통하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책 속으로 들어간다. 도스토옙스키는 스물네 살 때 집에서 책 읽기에 몰입 했다고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독서 이외에는 할 일이 없었고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었다. 그리고 당시 내 주위엔 존경할 만한 것도, 마음이 끌리는 것도 없었다. 게다가 나는 우울함에 사로잡히곤 했다.” - 『지하생활자의 수기』 중 그럴 때 마음을 잡아주는 것이 책이다. 내가 다시 책 에 빠져들었던 것도 가장 고독했을 때였다. 나와 이야기를 나눌 누군가를 책 속에서 찾으려고 나섰다. 그랬더니 책 속 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내가 하고 있던 고민을 2500년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와 작가들도 하고 있었다. 나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악몽과도 같았던 처절한 시간이었지만, 수술 전날부터 병 원 생활 8개월 내내 지극히 평온한 마 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그런 평온 한 마음이 어떻게 가능한지 생각해 보 았다. 물론 가족들의 정성 어린 도움이 준 힘도 컸다. 그런데 놀랄 만한 것은, 그 이전 몇 년간 했던 독서의 힘을 느꼈던 일이 다. 병마와 싸우기 이전, 몇 년 동안 읽 었던 책들이 내 삶의 근육을 이렇게 키 워놓았나 보다 생각했다. 철학과 문학과 예술의 많은 고전 을 읽으면서 인간의 삶에 대해,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것에 대해, 삶 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 었다. 많은 현인의 얘기를 그저 훌륭한 얘기로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견주어 가며 나는 어떠한가를 생 각하면서 읽어간 독서 태도의 영향이기 도 했을 것이다. 고독한 책 읽기가 고독을 견디는 힘을 준다 누구나 살다 보면 세상이 나를 흔 들어대는 일들을 많이 겪게 된다. 예고 없이 닥친 시련 앞에서도 두려워하거나 너무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이후를 기약할 수 있다. 물론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 이다. 내 경우는 동네 독서실에 박혀서 누구나 살다 보면 세상이 나를 흔들어대는 일들을 많이 겪게 된다. 예고 없이 닥친 시련 앞에서도 두려워하거나 너무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이후를 기약할 수 있다. 내 경우는 동네 독서실에 박혀서 책을 읽고 쓰면서 훗날을 기약했다. “그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던 니체의 말은 사실이었다. ┃ 법으로 본 세상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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