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7월호

문이다. 너무 쉽게 읽히는 그런 책들은 대 개는 읽고 나도 남는 것이 없어 결국 내 것이 되기 어렵다. 아무리 읽어도 삶의 근육에는 별로 도움을 주지 않는 책들 이다. 둘째로는 너무 정치적 시류를 타 는 책들은 권하고 싶지 않다. 보통 정치 책들은 잘 팔리지 않는데, 유독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쓰거나 주제로 다 루어진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 가 종종 있다. 여야, 보수-진보를 불문 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책도 각 정치 적 진영이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셈 이다. 물론 특정한 정치적 인물이 좋거 나 관심이 있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많 지만, 생각만큼 많은 콘텐츠를 담고 있 지 못한 경우가 많다. 속된 말로 ‘이름 빨’로 많이 팔려 베스트셀러로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주제에 관한 더 깊이 있는 책들이 있음에도, 정치적 진 영에서 인기 있는 인물이 집필했다는 이유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들을 보 면 ‘독서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반대로 내게 필요한 책은 어떤 것 들일까. 우선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 하여 개인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교 양서들은 당연히 유익하다. 당장 먹고 사는 자신의 일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자신의 생업을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은 내게 필요한 책이다. 그다음으로는 가능하다면 고전 읽기를 권하고 싶다. 철학, 문학, 예술, 과학, 종교, 어느 분야든 고전은 ‘고전’ 가능하다면고전읽기를권하고싶다. 고전은 ‘고전’으로불리는이유가있다. 오랜세월이지나도 의미와가치가살아있는책들이다. 혹여너무어려운책이라면 해설서의도움을받아가며읽더라도 고전을많이읽는것이인생에피가되고살이된다. 고전에서만만날수있는깊이가있기때문이다. 삶의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아, 나만이 아니었구나! 그들도외로웠구나. 그럼에도자신의얼굴을잃지않았구나. 나는 지금도 책 속에서 만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화를 나눈다. 그 대화는 다시 내 안에서 자아와의 대화로 이어진다. 책을 읽는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작가와 등장인물들, 그리고 나와 자아가 한데 섞여서, 다른 곳에서 는 꺼낼 수 없었던 대화를 나눈다. 책 읽기는 지극히 고독 한 행위지만, 그 고독을 이겨내는 힘을 준다. 권하고싶지않은책, 내게필요한책 책을 읽는다 해도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선 택이 쉽지는 않다. 사람마다 취향과 관심도 다르다. 다만 권 하고 싶지 않은 책들이 있다. 첫째, 인문학이라는 이름은 붙여놓았지만 마치 입시 생 참고서 같은 분위기의 책들이 있다. 인문학 독서의 핵심 은 읽으면서 사유의 힘을 키우는 데 있다. 그런데 입시 참고 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요령 있게 요약해서 내놓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아마도 쉬운 방법과 속성으로 박학다식해지고 싶은 독자들의 욕망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책들을 읽으면 특별히 생각할 것이 없다. 그냥 친절하게 다 설명해주기 때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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