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8 vol.674 서채무 씨가 불출석한 채 2017.9.8. 두 번째 채권자집회 기일이 열렸다. 법원은 다시 기일을 연기했다. 그리고 2년 후인 2019.11.8. 세 번째 기일이 열렸으나 이번에도 서채무 씨는 불출석했고, 법원은 2019.12.13.로 또다시 기일을 연기했다. 그러나 그날 역시 서채무 씨가 불출석하자 법원은 마침내 절차를 종결, 2020.1.15. 면책기각 결정을 하였다. 위가 명백하고, 재산도 없으며, 40대 후반에 별다른 기술이 없어 취업이 어렵고, 취업한다 해도 월급으로 미성년인 두 자녀를 부양하며 일부라도 채무를 변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이런 정도의 상황이라면 큰 부담 없이 파산·면책 의 신청이 가능한, 비교적 평이한 사건이라 할 수 있었 다. 필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파산·면책 신청서를 제출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예상대로 파산 결정이 났다. 생각 보다 쉽게 파산 결정이 내려져서인지 서채무 씨도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얼마 후 파산관재인이 선임되어 일상적인 조사가 시작되었는데, 이때부터 사건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혼 당시 아내에게 넘긴 상가가 문제, 결국 면책기각 결정 서채무 씨는 아내와 이혼하면서 소유하던 조그마 한 상가를 아내 명의로 넘겨주었다. 분양 사업에 영끌 한 처가 사람들의 투자금이 전액 손실을 보게 되었으 니,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 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연은 필자도 몰랐다. 이혼할 당시 아내에 게 지급한 재산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그는 분명히 없 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서채무 씨는 전액 손실 처리된 처가 재산에 대한 채무변제 성격으로 넘겨준 것이라, 이혼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파산관재인은 “상황은 이해하나 말로만 할 수는 없고, 그 당시 처가에서 돈이 투자된 증거를 제출하든지, 아니면 부동산 가액의 일부를 금전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 서채무 씨는 전 부인에게 연락 해 파산에 필요한 당시 자료를 달라고 하는 것은 도저 히 할 수 없으며, 파산관재인이 말하는 금전 역시 마련 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파산관재인에 대응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던 서채무 씨는 그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로 2017.7.7. 채권자집회 기일에 출석하게 되었 다. 그런데 법원에서는 원론적으로 파산관재인의 지시 를 잘 따르라고만 하고, 다시 기일을 지정해 버렸다. 법정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전부 설명하겠다며, 많은 준비를 했던 서채무 씨는 결국 한마디도 해보지 못한 채 기일이 종결되자 큰 충격을 받고는 완전히 의 욕을 상실해 버렸다. 필자의 조언에도 전혀 관심을 보 ┃ 법으로 본 세상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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