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8월호

법원 공무원 선배였던 김순곤 법무사님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나셨다. 연령으로나 경험과 지식으로나 나보 다 20여 년을 앞서가신 선배님은 내게 친부모와 다를 바 없는 큰 어른이었고 대선배셨다. 살아계실 때는 미처 알지 못했는데, 돌이켜 보니 많은 그리움과 아쉬움에 나날이 추모의 정이 깊어만 간다. 몇 해 전, 가정사를 정리하듯 가문의 역사를 정 리한 책을 발간해 보내주셨는데, 생각보다 빨리 세상 을 떠나시고 말았다.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치면 내 손을 꼭 잡고 조용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 어려움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셨던 선배님, 퇴직 후에도 누구에게나 한결같이 겸손 했고, 따스한 마음을 나누던 어른이셨다. 언제나 다정 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계실 줄만 알았는데, 이제 와 생 각하니 사람의 도리가 아니었다. 그저 인사만 나누고, 점심 한 끼 함께 하지 못했다. 몹시 죄송스럽고, 아쉽다. 이규환 ● 법무사(서울중앙회) 알랑거리지 말고, 빈정거리지도 말고, 옥신각신 다투지 마라 선배님이 어떻게 이 세상을 살다 가셨는지, 삶의 목표를 다 이루셨는지, 회한은 없으셨는지,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아는 선배님은 점잖고 품이 너 른 분이었다. 궂은 비가 내리는 날, 우산이 없어도 뛰어 가지 않는 분이었고, 춥다, 배고프다, 그런 개인적인 내 색을 하는 법이 없었으며, 공무원 시절에는 직원들의 과오에 꾸중을 먼저 하거나 하는 그런 분이 아니었다. 그는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었고, 권위에서가 아니라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 동 료와 후배들을 많이 사랑하고 아꼈던 분이었다. 정적 인 성품에 공감 능력도 뛰어나 정갈하면서도 고즈넉한 한옥의 기품을 연상시키는 그런 분이었다. 무엇보다 김 선배님은 내게 인생관과 공직관을 ‘알빈옥’의 가르침 - 김순곤 법무사를 추모하며 72 문화路,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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