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9월호

2023. 09 vol.675 보) 제출을, 금융기관 한국신용정보원에 이망자 씨 금 융거래내역의 제출을 각각 명하는 등 직권조사를 진행 하고 있었다. 이런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 마침내 한 달 반 만에 허가결정문이 나왔다. 법원이 보정명령 미이행으 로 각하된 사건을 다시 신청하여 이렇게 빠르게 허가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아마도 신청인이 고령이라 사망 전 처리하여 복 잡한 법적 절차를 피하도록 미리 보정명령 이행을 전 제로 절차를 준비해 두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필 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떻든 빠른 결정은 긴장했던 필자의 마음을 활 짝 풀어주었다. 박장남 씨에게 연락해 법원에서 허가결 정문이 왔다고 알리자 무척 기뻐하는 한편으로 놀라 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건이 두 번이나 기각되다 보니 주변에서 세 번째 신청도 무조건 안 될 거라고 하여 많 이 좌절한 상태였단다. 필자는 정정 신고는 꼭 이망자 씨의 거주지 군청 을 방문해서 하라고 권했다. 사실관계를 잘 아는 곳에 서 해야 아무래도 더 편하고 신속하게 처리될 것이다. 며칠 후 결정문을 받기 위해 박장남 씨가 사무실 을 방문했다.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건넨 그는, 결 정문을 받아들고 사무실을 나서다 갑자기 뒤를 돌아보 며 “법무사님, 등기도 하시지요?”라고 물었다. 평소 민·형사사건을 위임한 의뢰인들에게 자주 듣던 그 질문이 아닌가. “그럼요, 불법 아니면 다 처리해 드립니다.” 박장남 씨는 이망자 씨가 지금 서울에 올라와 있 는데, 고령이라 더 이상 시골에서 거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시골집을 매매하려 하니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러 오겠다고 했다. “법무사님 아니면 영영 정정을 못 할 뻔했어요” 그리고 한 달 후쯤, 진짜로 박장남 씨가 소유권이 전등기를 하겠다며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필자는 호적정정 절차가 잘 처리되었는지 궁금해 물어보았더 니 그가 손사례를 치며 말했다. “아이고, 말도 마세요. 군청을 방문해 정정 신고 를 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당황해서는 여기저기 전화하 고 야단이더라고요. 그러고는 어떻게 이렇게 어려운 사 건의 허가 결정을 받아냈냐며 신기하다고 하는 겁니 다.” 그는 “법무사님 아니면 영영 못 할 뻔했다”며 필 자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필자도 생존해 있는 사 람을 사망 처리하여 호적을 정정하는 사건은 두 번 다 시 수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사건을 또 접하게 되어 신기했다. 법적으로 사망한 사람을 48 년 만에 다시 살려낸 셈이니 특별하지 않을 수가 없는 사건이다. 2008.1.1. 「가족관계등록법」의 제정, 시행으로 신 분관계증명서가 새롭게 작성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 과 같이 구 호적상의 많은 오류들이 드러나게 되었다. 심지어는 생년월일만 있고 주민등록번호는 없는 경우 까지 발견되기도 했으니 반드시 법적인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에서 적절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겠으나, 법 무사로서도 일반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신분관계 등록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되돌아보 게 하는 사건이었다. ┃ 법으로 본 세상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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