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으로 많이 접했을 것이므로, 상당히 많 은 법률 질문 사례에 대해 영·미법 식 답변 을 제공하려 할 것이다. 즉, 챗GPT에게 국내법과 관련된 질문 을 할 경우, 항상 옳은 답변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 예상을 해 볼 수 있다. 이 것이 챗GPT나 구글 바드와 같은 LLM1 인 공지능의 특징인 것이다. 03 구글 바드도 피하지 못한 ‘할루시네이션’ 그러나 대중의 기대는 언어모델 AI의 이러한 사정을 크게 고려해 주지 않는 것 같 다. 당연하다. 사용자가 특정 서비스를 구동 하는 데 사용되는 첨단기술의 작동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면, 그 서비스의 상업적 성공 은 불가능할 것이다. 챗GPT도 마찬가지다. OpenAI는 스 스로 “AI에게 전문지식을 물어보라”며 예 시를 공개한 후 언론사들이 그 기대를 한없 이 키워나가는 동안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 다. 대중들 사이에서 “첨단 AI는 척척박사 일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가 형성되는 과 정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끔 엉뚱한 지식을 제공하는 AI”와 대중의 기대 사이에 서 생겨나는 위화감 조성 역시 AI 제작사의 책임이라 할 것이다. AI의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엄격하게 재단하는 대중의 기대는 구글과 같은 초거 대 기업마저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올해 초, “구글의 종말” 등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함께 챗GPT에 대한 옹호론이 쏟아지자 구 글 경영진은 무척이나 당황했다. 그들은 ‘코드 레드(Code Red)’ 사태를 발령하고, 은퇴한 창업자들까지 불러와 비 상대책회의를 진행한 후, 구글이 보유한 인 단어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규칙을 ‘문법’이라 한다. 과 월호에서 설명한 ‘어텐션(Attention)’ 기술의 특징을 고려 하자면, 문장이나 관념을 나열하는 적절한 순서에 대한 이 해가 바로 AI가 복잡한 문법이나 번역 작업, 혹은 고등한 지적 사고 영역에서 매우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비결이다. 그러나 단어의 순서를 잘 알아맞힌다고 하여 어떤 전 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무사들이 친 숙하게 느낄 법한 법조문을 예로 들어보자. ※ 다음 문장 뒤에 올 단어로 올바른 것을 작성하시오. 고의 또는 과실로써 ( ) 여러분은 뒤에 올 단어로 어떤 단어를 떠올렸는가. 필 자는 ‘타인에게’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이처럼 즉석에서 머 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주어진 문장 뒤에 이어붙여 보자. 고의 또는 과실로써 타인에게 위법하게 손해를 끼친 자는 어째 그럴싸해 보이지 않는가. 여기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몇 단어를 더 이어붙여 보자. 고의 또는 과실로써 타인에게 위법하게 손해를 끼친 자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신대요 필자의 선험적 지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문득 머릿속 을 스치는 단어들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았다. 어떠한가. 문 장 자체는 문법적으로나 고립된 맥락의 형성 측면에서나 크게 부적절하지 않은 문장이지만, 법리적으로는 엉뚱한 문장이다. 이와 같은 과정은 챗GPT가 지식을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생성하는 순서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챗GPT 는 셀 수 없이 다양한 문헌을 읽으며 단어 퀴즈를 풀었다. 그중에는 법률과 관련된 문서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법률 분야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도, 그럴싸한 순서 로 단어를 나열하며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문장은 각각의 단어 나열 순서는 자 연스럽지만, 그것이 법리적으로 올바른 지식인지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게다가 한글 자료보다 영어로 된 자료를 압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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