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vol.676 나이가 들고 늙어간다는 것은, 다시는 청춘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슬픈 현실이다. 폴 고갱의 그림을 봐도 그렇다. 고갱은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은 늙어가는 길을 그렇게 하나의 긴 화폭에 담았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인은 자기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인간이 나이 든다는 것이 그렇게도 슬프고 괴로운 일이던가. 현실이다. 폴 고갱의 그림을 봐도 그렇다. 고갱의 대표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는 인생의 경로가 그려져 있다. 그림의 시작인 맨 오른쪽에 는 조용히 잠들어 있는 아기와 젊은 세 여인이 있다. 이어서 그림의 중앙에는 두 팔을 올려 과일을 따고 있 는 젊은이, 과일을 먹고 있는 여성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림이 끝나는 맨 왼쪽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듯이 고통과 절망에 찌든 모습으로 앉아 있는 노파가 있다. 고갱은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은 늙어가는 길을 그렇게 하나의 긴 화폭에 담았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 다보면 노인은 자기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으 로 표현되고 있다. 인간이 나이 든다는 것이 그렇게도 슬프 고 괴로운 일이던가. 사람은 대개 나이 50이 되고 60을 넘으면 몸이 조금 씩 둔해짐을 느낀다. 신체에 있는 각 기관은 세월이 지나면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일종의 소모품이기에 병원 출입도 잦아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기분이 가 라앉게 되고 심하면 우울해지기도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서는 무척 슬픈 일인 것은 사실이다. 내 몸이 전과 같지 않 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인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은 세월이 지나면 누구나 나 이가 들어 몸과 마음의 노화 현상을 겪 게 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인생의 사이클이다. 필자의 나이도 몇 해 전에 60을 넘어섰다. 그 뒤로는 책을 내고 언론과 저자 인터뷰를 하면 기사에 내 나이가 괄호 안에 나오는데, 글쎄 60이 넘은 숫자가 표기되곤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이전까지 60대가 되는 일 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나이 를 밝히는 숫자가 그렇게 생소할 수 없 었다. 자신의 나이를 숫자로 받아들이 는 데는 심리적 적응이 필요했다. 나이 드는 것의 슬픔 지난해 십수 년 만에 이사를 했다. 이삿짐들을 정리하다가 옛날 사진이 담 긴 앨범들을 정말 오랜만에 꺼내서 들 여다보았다. 앨범을 펼치니 10살도 되 지 않은 내가 강아지를 껴안고 사진 속 에 있었다. 어린 시절의 모습이 제법 귀 엽게 느껴졌다. 이제는 변색된 사진 속의 어린 내 모습이 아직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건만, 어느덧 나이는 60이 넘었음을 마음으 로부터 순순히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 었다.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이다. 신념 과 희망이 넘치고 용기가 넘쳐 나날을 새롭게 활동하는 한 청춘은 영원히 그 대의 것”이라는 사무엘 올만의 말이 있 다. 그렇게 젊음은 희망이고 용기이다. 그러니 그 시절이 끝나고 나이가 들고 늙어간다는 것은, 다시는 청춘으로 돌 아갈 수 없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슬픈 ┃ 법으로 본 세상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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