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소송이 아니므로 ‘갑’이 ‘을’을 대리하여 출생확인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 유전자시험 성적 서 제출에 대해서도 “‘갑’의 출생신고 기록을 열람하여 제출하려고 했으나, 출생신고 기록은 보존기간이 지나 폐기된 상태로서, 어찌 되었든 폐쇄되기 전 제적등본에 ‘을’이 ‘갑’의 어머니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출생확인 신 청을 허가해달라”는 취지로 재판부에 읍소하였다. 그러나 곧 법원의 담당계장으로부터 “‘갑’이 ‘을’ 을 대리하는 것은 비송사건이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으 나, 유전자 검사지는 제출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05 먼 길을 돌아, 결국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 후 성·본창설 필자는 어쩔 수 없이 갑에게 출생확인이 어렵게 되었음을 설명하고, 이제는 ‘갑’이 어머니를 상대로 친 생자부존재 판결을 받아, 성본 창설과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할 수밖에 없다고 안내하였다. 그러자, ‘갑’이 “그렇게 되면 어머니와 완전히 남남이 되는 것 아니냐” 면서, 자신은 어떻게든 ‘을’의 자녀로 남고 싶으니 또 다른 방법을 찾아봐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필자는 의뢰인의 호소에 다른 방법을 고민하다 ‘갑’의 첫 번째 출생신고와 사망신고한 기재를 말소하 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 보았으나, 사망 신고 말소와 두 번째 출생신고를 모두 말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출생확인 법원에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려 보기고 하고, ‘‘갑’과 ‘병’ 사이에 친생자관 계가 부존재하여 가족관계가 폐쇄되었을 뿐, ‘을’의 가 족관계등록부에 여전히 ‘갑’이 자녀로 기재되어 있음 을 알 수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당시 요양시설에 입소 해 있는 ‘을’과 ‘갑’의 유전자검사가 곤란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유전자검사 없이 출생확인의 인용을 요청 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자는 법원이 인용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미 리 ‘갑’과 유전자검사를 통해 ‘갑’이 ‘을’을 상대로 친생 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진행하기로 상의해 놓았었 ‘갑’의 출생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하려고 했으나, 큰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현재 ‘을’은 피성년후견인으로 스스로 출 생확인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사건 당사 자인 ‘갑’이 ‘을’의 후견인 자격으로 자신의 출생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한지가 문제 되고, 설사 출 생확인을 받더라도 여전히 ‘을’은 ‘병남’의 자녀로 친생 자 추정을 받아 ‘을’과 ‘병’의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 고를 하거나, 출생확인 후 ‘병’과도 친생자관계부존재 소송을 진행해야 했다. 필자는 갑에게 이런 복잡한 상황을 자세하게 설 명해주었다. 출생확인 신청 시, ‘갑’과 ‘을’ 사이에 친자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첨부서면인 유전자 시험성적서를 제출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어떻게 출 생확인 결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갑’은 여전히 ‘병’의 친생자로 추정되기 때문에 ‘을’과 ‘병’의 친생자로 출생 신고를 해야 하는데, 만일 이 사실을 ‘병’이 알게 되면 다시 ‘갑’을 상대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갑’은 완강했다. 어떻게든 ‘을’의 자녀로 남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랜 시간 ‘을’을 생 모로 알고 지내다 갑작스레 어머니를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필자도 의뢰인의 사정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필자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떻게든 ‘갑’ 의 소망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어려운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갑’이 ‘을’을 대리하여 자신의 출생확인 신청을 하기로 하고, 가정법원에 신청서를 제 출한 것이다. 신청이 접수되고 얼마 후 우려했던 대로 법원에 서 보정명령서가 날아왔다. “신청인 ‘을’의 후견등기사 항증명서 대리권목록에 의하면 법정대리권 제한 있음, 5. 소송행위 및 이를 위한 변호사 선임행위로 기재되어 있는 바, 성년후견인 갑이 이 사건에 대리권 있음을 소 명하시기 바란다.”는 내용, 그리고 “사건본인의 모와 사 건본인 사이에 혈연관계가 있음을 소명할 수 있는 자 료 즉, 유전자 검사서 등을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보정명령에 대해 “출생확인은 비송사건으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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