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1월호

2023. 11 vol.677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 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의 「꽃」 중에서 한국인의 이름은 가족관계등록부 “성명”란에 표 기된다. 성명의 “명”에 해당하는 이름은 자유롭게 지 을 수 있지만, “성”은 「가족관계등록법」 및 관련 예규 에 따라 그 표기가 엄격히 제한된다. 이는 가문을 중시하는 유교적 관습이 아직도 남 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어떻든 현재 대한민국에 서 성의 표기를 정정하는 것을 포함하여 “성”을 변경하 고자 할 때는 “법원의 결정”을 받은 후 처리되도록 엄 격히 관리된다. 대한민국에서 이름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보 니 법무사들에게도 이름 정정 등 가족관계등록과 관 련한 사건은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나도 이와 관련한 가사비송(성·본 변경) 사건이나 가족관계등록비송(등록부정정) 사건을 종종 맡고 있 는데, 지난 6월경 카카오톡 상담을 통해 맡게 된 레오 엄마의 사건도 그런 사건 중 하나였다. 남아공 국적의 남편, 한국어 성(姓) 표기를 정정하고 싶어요 나는 ‘젊은 법무사’라는 특성을 내세워 비대면 채 널(카카오톡 등)을 통해 사건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제결혼 후 외국에 거주하는 젊은 엄마들의 상담을 자주 받고 있다. 대개는 중국이나 대만 국적의 외국인 아빠를 둔 자녀들의 “성”과 관련한 상담이다. 나름 경쟁이 치열한 비대면 채널에서 나를 어필 하기 위해 ‘중국어 가능 법무사’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 이다. 그런데 자신을 ‘레오 엄마’라고 소개한 이번 의뢰 인의 사례는 조금 특별했다. “안녕하세요! 법무사님, 우리 아이 여권을 만들려 고 하는데, 여권과에서 외국인 남편의 성 표기를 바꿔 야 한다고,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라고 하네요. 법 무사님을 통해서 할 수 있을까요?” 법적인 의미에서 등록부 정정이란, 「가족관계등록 법」 제104조, 제105조에 따라 위법 무효한 가족관계등 록부를 진실한 가족관계와 일치하도록 법원의 허가를 받아 정정하는 것을 말하는데, 레오 엄마네와 같은 국제 부부가 주로 진행하는 등록부 정정은, 착오가 있는 등 록부의 기록을 법원의 허가를 통해 정정하는 사건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 남편의 성을 혼인신고 당시에 착오로 기재한 경우, 실제 성과 일치하도록 (주로 「외래 어표기법」상 표기법과 일치하도록) 정정해달라는 등의 신청인 것이다. “그럼요, 할 수 있지요. 일단 외국인 남편의 성이 어떻게 표기되었는지 확인해야 하니 발급받아 둔 가족 관계등록부가 있으면 한 번 보내봐 주실래요?” 레오 엄마는 필자의 요청에 곧장 서류를 보내왔 다. “성 : 판더메르브, 국적 :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족관계등록부를 살펴본 나는 약간 당황했다. 남편분의 국적이 생소했고, 성씨 역시 생전 처음 보는 외국 성이었기 때문이다. 레오 엄마는 그 성이 네덜란 드 계통의 성이라고 알려주었다. “지금 남편의 성이 ‘판더메르브’라고 표기되어 있 는데, ‘판더메르베’로 정정하려고요. ‘판더메르베’로 표 기되어야 아이의 여권에 남편과 동일한 영문 성으로 기재할 수 있거든요.” 레오 엄마의 남편은 남아공 국적으로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성씨가 ‘판더메르브’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레오의 여권을 만들려면, 이를 실제에 맞게 ‘판더메르베’로 정정해야 하고, “등기부 기록에 착오가 있음”을 소명해야 한다. 그러나 생전 처음 보는 외국 성에 어떤 착오가 있는지 어떻게 알고 법원을 설득한단 말인가. ┃ 법으로 본 세상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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