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1월호

2023. 11 vol.677 어족의 성으로, 네덜란드 계통의 보어족 언어인 ‘아프 리칸스어’로 표기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보어족은 네덜란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 주한 이들을 선조로 삼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족이 다. 보어족과 네덜란드의 관계는 중국에 사는 조선족 과 한국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인의 뿌리를 가진 조선족이지만, 중국에 정 착하며 지나온 시간과 역사적 간극으로 인해 언어와 문화가 더 이상 한국인과 똑같다고 보기는 힘든 것처 럼 그들 역시 그랬다. 갑자기 세계사 시간이 된 것 같지만, 어쨌든 이런 역사적 맥락을 공부하고 나니 등록부 정정 신청이유를 어떻게 써야 할지 각이 잡혔다. 레오 엄마에게도 남편 의 가족이 언제 남아공에 이주했는지 등 좀 더 디테일 하게 궁금한 사항들을 물어보았다. 한편, 표기와 관련해 구글에서 “Van der merwe” 에 대한 정확한 아프리칸스어 원어민 발음을 들려주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냈다. 유레카! 나는 한글 원지음 표 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며, 부푼 기대감을 가지 고 “Van der merwe”의 발음 영상을 100번은 넘게 반 복해 들었다. 오 마이 갓! 그러나 낯선 발음의 “Van der merwe” 는 이렇게 들으면 “판더메르브”로, 저렇게 들으면 “판 더메르베”로 들렸다. “판더메르브”라고 생각하고 들으 면 “판더메르브”로, “판더메르베”라고 생각하고 들으 면 “판더메르베”로 들리는 요지경 속 발음의 세계. 나는 들리는 발음만으로는 소명이 어렵겠다는 판 단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외래어표기법’을 찾 아보았다. 외국인 부와 외국인 배우자의 성 표기 착오 로 인한 등록부정정 시 반드시 참고하고 있는 자료다 보니, 이보다 강력한 소명자료는 없었다. 여기서 답을 구한다면 승산은 있다. 과연 외래어표기법의 네덜란드어 표기일람표에는 네덜란드어 ‘e’가 ‘에’와 ‘어’로 발음된다고 적혀 있었 다. 외국어 발음에서 ‘어’와 ‘으’는 유사하게 들릴 수 있 으므로, 의뢰인은 “merwe”의 “we”를 “브”로 기록하여 “판더메르브”라고 작성했을 것이다. 당시는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말이다. 어떻든 외래어표기법에 네덜란드어의 “e”가 “에” 로 발음된다고 기록되어 있음에 따라 필자는 “판더메 르브”를 “판더메르베”로 바꿔달라는 레오 엄마의 등 록부 정정신청은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착오의 근거는 유사한 발음 그 자체이고, 네덜란 드어와 보어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자료 를 부가적으로 제출하면 될 것이다. 애매한 발음이 착오의 원인, 솔직하게 작성한 신청서 오 마이 갓! “Van der merwe”는 이렇게 들으면 “판더메르브”로 들리고, 저렇게 들으면 “판더메르베”로 들렸다. 들리는 발음만으로는 소명이 어렵겠다는 판단에 ‘외래어표기법’을 찾아보았다. 여기서 답을 구한다면 승산은 있다. 과연 외래어표기법의 네덜란드어 표기일람표에는 네덜란드어 ‘e’가 ‘에’와 ‘어’로 발음된다고 적혀 있었다. ┃ 법으로 본 세상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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