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1월호

2023. 11 vol.677 한 자신의 책임을 높이게 된다. 죽음을 상상하라. 죽음을 잊지 말라. 그러면 살아있다 는 것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스탠퍼드대 졸 업식 연설에서 자신이 받았던 죽음 선고가 삶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하며, 죽음을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곧 죽는다’는 생각은 인생의 결단을 내릴 때마다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모든 외부의 기대, 자부심, 수치스 러움과 실패의 두려움은 ‘죽음’ 앞에선 모두 떨어져 나가 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 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여러분은 죽을 몸입니 다. 그러므로 가슴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그 러면 나의 삶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과연 죽을 때까지 나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죽는 것은 나이다. 나는 내 모습을 지킨 채로 나의 죽음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인가. 내 삶의 숙제이다. 이 시간의 의미를 각별하게 만든다. 만약 인간의 삶이 유한하지 않고 영원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대 부분의 인간은 자기 삶에 대해 긴장하 지 않게 될 것이다. 어차피 무한성이 보 장되어 있는 삶에서 절박한 것은 없다. 이렇게 한번 살아보고, 그러다 안되면 다시 저렇게 살아보고, 그런 식의 삶의 태도가 생겨날 것이고, 삶의 소중함 같 은 것은 성립하기 어려운 얘기가 된다. 그때의 삶은 가치 없는, 거리에 뒹 굴어 다니는 돌멩이 같은 것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독일의 철학자 로베르 트 슈페만은 『도덕과 윤리에 관한 철학 적 사유』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영원히 산다는 것은 모든 순 간, 모든 기쁨, 모든 인간적 만남이 무 의미한 것으로 퇴색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 을 우리는 내일 또는 그다음 날도 똑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매 순간의 귀중함은 우리의 인생에서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 영원한 삶 속에서는 어 떤 것도 귀중하지 않다.” 죽음이 있기에 오늘의 삶이 귀중하다 누구나 언제인가는 죽게 되어있 다는 삶의 비극성이, 이제 죽음이 있기 에 오늘의 삶이 귀중하다는 새로운 인 식으로 변화하게 된다. 삶의 유한성, 즉 죽음에 대한 인식은 삶의 귀중함을 일 깨우는 것이요,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대 ┃ 법으로 본 세상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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