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평판에 매달리지 말라 ‘자존감’이라는 기초가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는 사람은 살면서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갈 수 있다. 어려움 앞에서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 자존감은 힘 들더라도 우리에게 세상을 견디며 앞으 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이와는 반대로 자기 외부로부터의 평판에 중심을 두고 사는 사람은 자유 로운 삶을 누릴 수 없다. 그보다 우선해 야 할 것은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 내부 에 삶의 중심을 두는 태도이다. 그때 비 로소 우리는 스스로를 속박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구가할 수 있다. 그러니 나를 찾는 삶은, 시선을 외 부가 아닌 나 자신에게로 맞추는 삶이 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결국 사람들이 모여있는 저 세상이 아닌 나 자신에게 달려 있지 않겠는가.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대중들 로부터의 평판에서 명예를 찾으려 하는 사람은 불안하게 살 수밖에 없음을 지 적한다. “대중의 의견에서 명예를 찾으려 는 사람은 매일매일 걱정 속에서 불안 해하면서 평판을 보존하기 위해 애쓰 고, 그것을 지키려고 행동하며 그것을 지키려고 계획한다. 왜냐하면 대중은 변덕스럽고 한 결같지 못하므로 평판이 보존되지 못 할 경우 재빨리 사라지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대중을 그다지 신뢰하 지 않았다. 그들은 변덕스러운 존재다. 우리에게도 문지기들이 있다. 그 문지기는 권력일 수도 있고, 때로는 이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일 수도 있으며, 그 가치의 이행을 나에게 요구하는 세상 사람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삶이 그 문지기들의 허락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 삶의 주인이다. 문지기들에게 나의 운명을 위탁할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책임지는 삶의 주체다. 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자신을 위로하고 격 려할 필요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간직할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 이요, 사랑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 랑하겠는가. 특히 나이 들어가면서 자신의 생을 돌아보면 이런저 런 회한에 젖어 들게 된다. 아무래도 만족한 것보다는 아쉽 고 후회되는 것들이 많은 게 우리네 인생이다. 자식들과의 관계, 노후에 대한 걱정, 외로움 등에 사로잡히다 보면 내가 잘못 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느라고 살 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를 너무 탓하지 말자. 내가 그래도 열심히 살아왔다면, 그래도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애써왔다 면, 그동안 수고했다며 스스로에게 격려를 보내는 떳떳한 내가 필요하다. 그런 자기 사랑의 마음이 더 좋은 삶을 위 해 노력하는 자신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마중물이 필요하다. 한 바 가지 정도의 적은 양이지만, 일단 마중물을 붓고 나면 저 땅속 깊은 곳에 있는 샘물을 불러올 수 있다. 자존감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지켜내기가 어 려워서 그렇지, 일단 자존감을 갖고 살게 되면 자기 내면에 잠들어 있는 힘을 불러낼 수 있게 된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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