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2월호

기다렸던 코파일럿은 출시일이 언급되지 않 은 채로 조금씩 잊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3분기경, 코파일의 월 이용료가 30달러 선이라는 뉴스 기사가 공 개되며 애를 태우더니 드디어 지난 11월, 코 파일럿의 출시가 발표되었다. 다만, 아직까 지 개인 회원이 구매하기는 어렵고, 기업 회 원에게만 판매되고 있다. 구매 조건도 까다로워, 작은 사무실에 서는 체험해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한 번에 최소 300명 이상의 계정을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 때문이다. 사실 코파일럿의 기능 자체는 이미 상 반기에 제작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여러 협력기관들이 베타 버전을 받아 출시 전 미리 사용해 보고, 이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문제들을 수정하 고 보완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 인다. 보완된 제품은 정식 출시 이전에 이 미 여러 대기업들에 납품된 것 같다. MS 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의 발표에 따르면, 『포춘(Fortune)』 선정 매출 상위 100대 기 업 중 40%가 이미 코파일럿을 사용 중이라 고 한다. 압도적인 업무역량의 향상 기회가 대 기업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주목 할 만한 대목이다. 앞으로도 시장을 파괴적 으로 혁신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 할 때는 대기업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갈 것 임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을 경험 해 볼 기회가 기득권자에게 우선하여 찾아 오는 것이 빅테크 시대의 항거할 수 없는 커 다란 흐름으로 보인다. 여하튼 이 와중에 구글도 비슷한 서비 스를 동일 가격에 출시했다. 우리나라의 토 종 오피스 SW인 ‘폴라리스 오피스’도 유사 한 제품을 출시하였다. 과연 이러한 사무용 인공지능 솔루션들이 우리의 일 상을 크게 바꿀 수 있을까? 적어도 2023년 안에 체감하기 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싸늘한 시각도 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출시 기간이 저렇게까지 늦어지게 되었 냐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다. 챗GPT 출시에 따른 후광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주목 받기 위해 아직 기획 중인 단계에서 섣부르게 컨셉을 공개 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할루시네이션2을 없애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GPT라는 인공지능은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 로 정돈하고 답변하는 데 부적합하다. GPT는 학습 과정에 서 단어의 나열 순서만 공부할 뿐, 지식을 암기하거나 정보 를 정돈하는 작업과 관련된 절차는 전혀 학습하지 않기 때 문이다. 즉, 태생적으로 어떤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정확성을 달성하는 것이 조금 어려울 수밖에 없고, ‘GPT-4’라는 사상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을 탑재하더 라도 사무직에서 요구하는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 서 가끔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를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데 많은 시간이 필 요했다고 생각하면 궁금했던 퍼즐 조각들이 들어맞는다. 완벽한 AI 오피스 제품이 실현되는 미래가 온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먼저, 많은 분야에서 그간 숙련되게 업무를 쌓아왔던 경력이 무의미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IBM은 전체 인력 중 30%에 해댱하는 경영지원 인력(경리, 총무) 7,000여 명을 해고했다. 재무와 관련된 사무업무 중 상당 부분은 AI에게 맡겨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2) 인공지능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답변하는 등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는 현상 75 ┃ 현장활용 실무지식 유비무환, 인공지능 이야기 2023. 12 vol.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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