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알람이 울리면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거실로 나오면 우리 집 냥 이 ‘차차’가 소리내며 다가와 머리를 비벼댄다. 가족들이 아침에 먹을 과일 등을 준비하면서 음악방송을 블루투스에 연결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처럼 오늘은 마리아 칼라스의 ‘정결한 여신(Casta Diva)’ 이 집 안에 흐른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다. 가 족들은 깨워야 일어나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이처럼 순간순간을 느끼고 즐기려 고 한다.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지난여름 이탈리아 북부 가르다 호숫 가 마을 시르미오네가 떠오른다. 강렬한 태양 빛에 눈을 뜨기 힘들었지만 장거 리 운전 끝에 그녀의 별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오후의 긴 나무 그림자와 햇살에 지친 분홍색, 자주색의 부겐빌레아꽃 담 장과 사이프러스 나무들 사이로 그 별장이 보였다. 그 집 앞에는 한때 그녀가 살았음을 알리는 표식이 방치된 느낌으로 있었다. 먼 길을 왔건만 정작 그녀는 오래전에 가고 없는 사람이다. 쓸쓸함이 밀려왔다. 몇 장의 사진으로 추억을 저장했다. 이젠 달력의 맨 마지막 장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초겨울 새벽의 공기는 차 가우면서도 상쾌하다. 하루의 루틴이 한 달의 루틴이 되고, 또 한해살이로 연결 되는 느낌이다. 주중에는 매양 누군가를 만나서 또는 전화로 그의 사정을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주말은 가능한 한 가족들과 보내려고 한 다. 그러다 보면 하루가 지나고, 또 한 달이 지나고, 그렇게 한 해를 보내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우리 국민 모두가 고단한 삶을 살아왔듯 법무사로 사는 우리 도 코로나19와 부동산투기 광풍이 지난 후 급격한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인하 여 큰 어려움이 닥쳤고, 그 고난을 힘겹게 견뎌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은 언제나 험난한 전쟁터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순간을 즐 긴다면 그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자 곧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 고 할 것이다. 이제 또 한 해의 끝에 섰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계획보다 미비한 성과에 큰 실망과 마주하게 됩니다. 성실하게 살아온 결과가 비록 미흡하여도 그것은 또 새로운 한 해를 위한 반성의 계기로 삼으면 될 일입니다. 회원님들, 그리고 법무사 가족들 모두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어려운 가운데서 도 순간을 즐기는 나름의 방법을 찾아서 매일매일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기원 합니다. 편집위원회 Letter 나만의 행복한 시간 윤평식 ● 법무사(부산회) 본지 편집위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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