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우리에게 익숙한 펀드 중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 사 ‘블랙록’은 헤지펀드가 아닙니다. 블랙록은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지배구조적 성과를 중요한 투자 결정 요소로 보는 ‘ESG 투자’라는 단어를 최초로 유포한 곳으로, 주식·채권·부 동산·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블랙독의 펀드에는 일반 투자자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 헤지펀드도 운용하고 있는데, 블랙록의 자산운용 부 문 자회사인 ‘옵시디언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운용하고 있으 며, 헤지펀드 외에도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즉, 월 스트리트가 대집합이면, 헤 지펀드는 부분 집합이라고 할 수 있죠. 50배 레버리지 승부수도 배팅하는, 월 스트리트 헤지펀드 헤지펀드는 고위험·고수익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투자 전 략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하여 높은 수익을 추구합니 다. 헤지펀드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레버리지(차입)를 사용 해 운용할 수 있는데, 이런 전략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반 면, 그만큼 손실 위험도 커집니다. 영화 「페어 플레이」에서는 헤지펀드사의 펀드 매니저가 선물 옵션에서 그동안의 수익을 한 방에 날릴 수도 있는 50 배 이상 레버리지를 사용해 도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 를 들어 100억을 투자했다면, 50배 레버리지 상품을 사용해 미래 내가 예측한 가격이 도래할 경우 5,000억을 먹을 수 있지만, 그 반대로 빚이 5,000억이 되어 파산할 수도 있습 니다. 아닌 게 아니라 헤지펀드 중에는 레버리지 선물 옵션으 로 파산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선물 옵션 실패로 극단적 인 선택을 하는 펀드 매니저도 부지기수죠. 펀드 매니저는 동 료 애널리스트들이 입수한 사내 정보를 이용해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한 달 후에 대폭락, 혹은 인수 합병으로 대폭등할 가 능성을 미리 파악한 뒤 레버리지를 이용해 옵션 혹은 선물을 사 놓고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시장에 변수가 생겨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이런 극단적인 사례가 발생하는 거죠. 독일의 포르쉐가 폭스바겐 주식을 매집하며 M&A를 하려다 오히려 먹히게 되자 포르쉐 에 베팅해 콜 옵션3을 다량으로 매수한 독일의 펀드 매니저 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은 꽤나 유명합니다. 물론 헤지펀드의 ‘헤지’가 ‘모험’을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 에 ‘위험 회피’를 뜻하기도 하죠. 50배 레버리지로 콜 옵션을 매수했다면, 다른 업체는 반대의 포지션인 콜 옵션 매도나 풋 옵션의 매수를 통해 위험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미국은 펀드 매니저가 갑, 애널리스트 권력 강한 한국과 달라 우리나라 애널리스트들은 주로 낮에 기업을 탐방해 IR 담당자와 대화한 뒤 기업 보고서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런데 「페어 플레이」에서 묘사한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술집에 서 정보원을 은밀히 만나 정보를 주고, 대가를 보장받기도 하 는 ‘모럴 해저드’가 빈번히 일어납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증권사와 미국의 월 스트리트 헤지펀 드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거죠. 미국의 일반적인 헤지펀드는 펀드 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한 사무소에서 일하지만, 국내의 펀드 매니저는 증권사의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소속이고, 애 널리스트는 본사인 증권사 소속으로 일터가 다릅니다. 그래 서 애널리스트들이 정기적으로 펀드 매니저를 만나러 가죠. 한국은 아무리 많은 돈을 굴리는 펀드 매니저라 해도 리 서치센터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를 이기지 못합니다. 증권사를 ⓒ Netflix 슬기로운 문화생활 26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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