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2월호

아내의 친구, 헬레나가 일으킨 파문 사실 지미는 몰랐지만, 앨리슨은 이미 임신한 상 태였으며, 그 후 그는 그녀의 임신과 결혼에 대해 착잡 한 감정을 갖게 된다. 둘의 갈등은 앨리슨이 그녀의 친구인 헬레나를 초대하면서 극에 달한다. 헬레나는 지미가 경멸하는 사람이다. 헬레나는 지미가 앨리슨을 하찮게 취급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앨리슨에게 지미를 버리라고 충고한 다. 이 충고에 앨리슨은 충격을 받는다. 앨리슨이 그를 버렸다는 사실에 상심한 지미가 그 의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헬레나가 그를 기다리고 있 다. 헬레나는 그의 뺨을 후려치면서 동시에 그에게 열 렬한 키스를 퍼붓는다. 마지막 장면. 앨리슨은 조용히 지미를 끌어안는다. “귀여운 곰”이라고 하면서. 사랑이 이렇게 왜곡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가? 그 둘은 우리가 사는 현대의 모습을 예리하게 투영하 고 있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이렇게 착잡한 감 정이 드는 것은, 그 영화가 꼭 성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 중산층의 천민성, 예리하게 풍자 오스본은 그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이 극 을 완성했다. 이 극을 계기로 ‘성난 젊은 사람들’의 이 미지가 세계에 일반화되었다. 이상을 추구하지만 혹독 한 현실에 항상 좌절하고 마는 젊은이의 성향을 극명 하게 묘사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이 영화에서는 영국 중산층의 천민성을 예리하게 풍자한다. 꼭 이런 일이 영국에만 국한되는 현상일까? 돈과 지위를 매개로 사회 중산층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어디에서나 목격할 수 있는 현 상이다. 2023년 OECD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곤 계층은 15%라고 한다. 연 소득이 2천만 원 이하인 경 우를 빈곤층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리 되면 계층의 사 다리를 오르기 위해 갖은 험악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 다. 신분의 높낮이가 있는 사람들 간의 결합이면, 이 영화처럼 적과의 동침이 일어날 확률도 없지 않다. 2016년 우리나라의 조이혼율(1,000명당 이혼건수)은 2.1로서 세계 평균보다 높았다. 이것을 다행이라고 해 야 할까? 2004년 조이혼율은 3.0이었으니. 이 영화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여실히 구분될 수 있다는 점, 설사 인격과 인품이 후천적 환경에 의해 결 정된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그 환경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우리는 그 환경의 노예가 되어 살 수밖에 없다는, 쓸쓸한 진실을 넌지시 말해 주는 듯하다. WRITER 주영진 법무사(인천회) 이 영화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여실히 구분될 수 있다는 점, 설사 인격과 인품이 후천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그 환경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우리는 그 환경의 노예가 되어 살 수밖에 없다는, 쓸쓸한 진실을 넌지시 말해 주는 듯하다. 71 2024. 02. February Vol.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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