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2월호

황송하게도 협회지 원고청탁이 왔다. 엥? 제가요? 저 말입니까요? 왜 그랬는지 신통방통하게도 넙죽 알겠 다고 했다. 아메리카노 커피와 돋보기, 오래된 스탠드 불빛, 그 아래서 지금 당장 비장하게 전사할 각오가 되어 있는 키보드 자판에 살포시 얹은 손을 멍하니 바라본다. 모름지기 글이란 고단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 고 단함으로 인해 어쩌면 더 아름다웠을 어제의 기억을 소 환해 내기만 하면,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의 신통한 운빨 조차도 절묘하게 내 편이 되어 준다면, 그때부터 내가 쓰는지 손가락이 쓰는지 무언가 마술 같은 우주적 힘 으로 술술술 끝도 없이 나오는 법. 지금이 그랬으면 좋 겠다. 하! 마감 임박이다. 어떨 때 우리는 행복한가? 법무사 업을 한 지 어언 8년 차. 종종거리며 허둥댔 던 초보 시절, 그땐 무엇이 그리 두려웠던지…. 그 질곡 의 이불킥 역사를 길게 설명해봐야 입만 아프고, 이제 좀 짬이 쌓일 무렵부터였을까? 일이 많으면 힘들어서 힘들고, 일이 없으면 없어서 힘들고, 자영업자의 서글픈 ‘묻지 마 현타 대열’에 난 아 니고 싶은데요, 그런데 저만 그런 건 아니죠? 그 대열의 최전방 맨 앞줄에서 낑낑거리는 나 자신을 체감할 때쯤 이었을까? 어딘지 모를 마음 한쪽에서 스멀스멀 속삭이듯이 “그대여, 대체로 행복하십니까?”, “그대가 하는 일이 잠 깐이라도 그대를 행복하게는 하는 겁니까?”의 울림. 문 득 머리 한 대 맞은 것처럼 절박한 맘이 들었다. 행복은 주관적이고 각자가 느끼는 것이므로 그런 뜬구름 잡는 노답에 노잼이기까지 한 질문… 참 한가하 시네요. 그냥 수임 많이 받고 돈 많이 벌면 행복한 겁니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행복을, 꼬옥 멈춰서 아쉽게 스치는 현재의 행복을 온전히 포착하길 권한다. 어쩌면 현재 누리고 있는 소소한 그 모든 것들은 부족하면 부족한 그 자체로 곧바로 행복이지 않을까? 수상 지금 이 순간, 행복하십니까? 슬기로운 문화생활 72 문화路,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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