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과 살구꽃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이 지났다. 코로나로 제한되었던 여의도 봄꽃축제가 2023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 달 남짓 지나면 열릴 것이다. 필자는 코로나 발생 이전 막바지로 여의도 봄꽃축제 구경을 갔었다. 국회의사당 주변을 둘러 싸고 만개한 벚꽃길에는 꽃구경을 나온 이들로 인 산인해를 이루었다. 필자는 인파를 피해 조금 한적한 남쪽 길을 따라 이동했는데, 이동할수록 시들어 있는 벚꽃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개중에는 시들다 못해 꽃 잎이 거의 떨어진 것도 있었다. 나무가 병에 걸렸 을까? 따뜻한 남쪽부터 개화가 된다고 해도,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이렇게 차이가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잠시나마 의아함을 가졌지만, 그 해답을 알 수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우연히 여의도 봄꽃축제 소개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필자가 의아함을 가지고 걸었던 그 남쪽 길은 KBS 본관 옆길이었다. 그리 고, 그곳의 나무들은 벚나무가 아닌 살구나무였다. 비로소 궁금했던 답이 풀렸다. 살구꽃은 벚꽃보다 조금 앞서 개화를 시작한 다. 그래서 두 꽃이 함께 만개한 것을 볼 수 있지 만, 벚꽃이 만개할수록 살구꽃은 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의도를 자주 지나는 이들도 살구꽃을 벚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요즘은 웬만한 지역의 공원이나 호숫가에서 도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꽃이 되 었지만, 봄마다 눈 호강을 할 수 있으니 필자는 그 저 좋다. 그러나 이제는 벚꽃과 살구꽃 구별법 정 도는 알아두면 어떨까. 인터넷에 널리 알려진 쉬운 구별법이 있다. 필자도 이 방법으로 직접 확인해 봤는데, 구별이 무척 쉬웠다(다만, 우리가 전국적 으로 많이 보는 벚나무는 대부분 ‘왕벚나무’라고 하니, 다른 품종에서는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벚꽃은 꽃자루가 길고, 여러 개의 꽃자루가 달린다. 그리고 꽃잎은 은행잎처럼 중간에 V자 홈 에 파여 있다.’ 끝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반면, 살구꽃이나 매화는 꽃자루가 짧다. 더 깊이 들어가면 꽃 향이 강하게 나느냐, 꽃받침의 모양이나 색상,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느냐 등 여러 가지 구별법이 있으나 다 알려면 머리 아프고, 위 의 간단한 구별법이면 충분하다. 욕심을 부려 하나 더 알아두자면, 벚꽃이 지 고 맺는 열매는 ‘버찌’다. 버찌는 앵두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 익으면 검은색이 된다. 봄이 지나고 버찌가 열린 모습을 보면 벚꽃의 꽃자루가 길고 여러 개의 꽃자루가 달려있다는 것이 눈에 잘 보 일 것이다. 올봄 벚꽃 축제에서는 벚꽃과 살구꽃을 구별 해 알아보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껴 보시기 바란 다. Letter ; Editorial Board’s WRITER 장태헌 법무사(인천회) · 본지 편집위원 동정·등록 편집위원회 레터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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