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3월호

수원화성을 걸으며 수원화성은 조선왕조 제22대 정조대왕이 1794년 축성을 시작해 1796년 완성한 계획도시 다. 『화성성역의궤』에 따라 1975년부터 보수·복원 된 수원화성은 전체 길이가 5.74km에 달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 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화성행궁을 둘러싼 사대문으로 창룡문, 화서 문, 팔달문, 장안문이 있다. 서장대(華城將臺)는 팔달산 정상에 있는 화성의 총지휘본부이고, 동 장대(鍊武臺)는 군사들의 훈련장소다. 북수문(華 虹門)과 인근의 방화수류정(訪華隨柳亭, 동북각 루) 부근에 있는 인공호수 ‘용연(龍淵)’에 비친 보 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볼 만하다. 이 밖에도 화성에는 서북공심돈(西北空心 墩), 봉돈(烽墩) 등 중요한 시설물이 많다. 팔달문 을 기준으로 미복원된 좌우 성벽이 하루속히 복원 되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화성을 자주 걷는다. 걸으면서 상상 하지만, 순시(巡視)하면서 당시의 국왕 호위부대 인 장용외영(壯勇外營)의 장수가 되어 서장대에서 는 총지휘관이 되고, 동장대에서는 군사들에게 훈련도 시켜본다. 때로는 걸으면서 효원의 종 ‘3타(打)’의 의미 를 생각하며, 부모의 은혜, 가족의 건강과 화목, 자신의 건강과 발전을 기원해 보기도 한다. 국내 외의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성곽 중의 최고명소 로 주목받고 있어 정조대왕의 혜안에 경탄(敬歎) 하곤 한다. 우리가 화성의 사대문(四大門)을 잘 수성(守 城)해야 하듯이, 우리 몸에도 눈, 귀, 입, 마음의 사 대문이 있다. 하나의 성주(城主)로서 이 문을 잘 지켜야 한다. ‘눈의 문’은 시각을 통하여 외부 세계 의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오고 가장 민감하게 작 용한다. ‘귀의 문’은 상대방의 어떤 불쾌한 말이라 도 단지 음파를 타고 나의 귀청을 울리는 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침묵하고 참고 있으면 스스로 사라진다. ‘입’은 화의 문이기도 하고(口是禍門), 복의 문 이기도 하다(口是福門). 탈무드에서 ‘귀가 둘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듣기는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하라는 의미다. ‘마음의 문’은 항상 조심하면서, 눈, 귀, 입을 잘 지켜야 한다. 『논어』의 다음 구절로 글을 마친다.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또한, 볼 때는 밝 게 보기를 생각하고(視思明), 들을 때는 밝게 듣기 를 생각하며(聽思聰), 말할 때는 충실하기를 생각 해야 한다(言思忠).” Letter ; Editorial Board’s WRITER·PHOTO 정진홍 본지 편집위원 동정·등록 편집위원회 레터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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