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흐르는 세월을 비껴가지 못한다. ‘세월아, 비 껴 서거라!’, 근엄하게 외친다 한들 허공에다 삿대질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흐르는 강물을 어찌 손바닥으로 막을 수 있으랴. 하염없이 흘러가는 세월을 품고 자신의 늙어감을 막을 수 있는 명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월을 숙명으로 받아들이 고, 나름대로 알아서 자신만큼 깨닫고 결정을 내릴 때 명약 은 존재한다. “자유의지에 따라 자신은 결정을 하게 된다. 그 결정에 타인이 관여를 할 때 자신은 불행해진다.”고 어느 작가는 말했 다. 문득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깨달음 에는 결정이 따르기 마련이다. 늙어감에 대한 대비책이리라. ‘너 추접스럽게 늙었구나.’ 듣는 순간 물색없는 생각이나 행동이 따를 것이고, 자 존감이 무너지며 불행이 엄습한다. 자신을 가다듬고 비워야 하는 품위를 잃었다 함이고, 꾀죄죄한 기색이 볼썽사납게 비 칠 것이다. 타인이 자신을 깨닫게 하고 결정을 하게끔 하는 헤아림은, 내면을 가꾸도록 독려하는 게 아니라 타인에게 비 춰주기 위한 외양을 뽐내도록 치장을 하는 것일 거다. 빛 좋 은 개살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늙어도 스스로 옳다는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스스로 나이듦을 깨달으며 과거를 되짚고 앞으로의 삶 을 다져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는 늙어가고 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도 삶은 똑같이 귀한 것이다. 중요한 것 은 스스로의 결정권이다. 자신의 힘으로 삶을 꾸려갈 때만이 존엄과 품위를 지킬 수 있다. 지식이든 친구든 타인에게 의존한다면 삶은 존엄과 품 위를 상실할 수 있다. 늙어도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생을 설계하고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방식으 로 살아가야 한다. 준비는 해둬야 한다. ‘무대뽀’는 맥락이 없음과 같다. 돈, 건강, 그리고 삶의 의미. 잘 살아온 늙음의 나이 80 언저리가 되면서, 겪어왔던 삶은 마치 배우들이 커튼콜을 받듯 갈채를 받을 것이다. 늙어감에는 놀이가 있어야 한다. 바둑, 등산, 낚시, 당구, 산책, 골프, 독서, 글쓰기… 그 무 엇이든 젊었을 때 하던 놀이를 계속하거나 새로운 놀이를 배 워야 한다. 늙어감에도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 주름의 굴곡 마다 세월의 더께만 쌓아서는 아니 된다.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배우자나 친구, 놀이가 있어야 한다. 전면적이고 깊은 정신적·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 무엇이 없으면 외로움이 찾아온다. 외로움은 노년기 삶의 가장 무서운 적이다. 활동에 제약 을 받고 삶은 폐허처럼 너덜거리기 일쑤일 것이다. 훗날 이 한 세상 거나하게 잘 살았다는 말이 새어나오며 너털웃음을 지 을 수 있도록 움직이자. 시민단체, 동호회, 정치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다. 특히 이런 곳에서는 젊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사 수상 멋있게 나이를 먹고 싶다 슬기로운 문화생활 74 문화路,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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