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5월호

듣는 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A 씨는 2020.2.,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는 아파 트 거실에 녹음기능이 있는 영상정보 처리기기(홈 캠)를 설치했다. 같은 해 5월, 거실에서 배우자와 그 의 부모, 동생이 대화하는 것이 홈캠에 자동 녹음됐 다. A 씨는 그 무렵 자동 녹음된 대화를 듣고 해당 파일을 제3자에게 전송했다. 이에 A 씨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 대화를 청취하고, 그 내용을 누설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제 16조, 제3조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녹음 기능이 있는 홈캠은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지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 도 해당 혐의는 무죄로 봤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종료된 대화의 녹음물을 재생해 듣 는 행위도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1항의 '청취'에 포함시키는 해석은 청취를 녹음과 별도 행위로 규율 하는 제3조제1항에 비춰 불필요하거나, 타인간의 대 화를 실시간으로 엿듣는 행위를 의미하는 '청취'의 범위를 너무 넓혀 금지 및 처벌의 대상을 과도하게 확장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위법한 녹음 주체가 그 녹음물을 청취하 는 경우에는 그 위법한 녹음을 금지 및 처벌대상으 로 삼으면 충분하고, 녹음에 사후적으로 수반되는 청취를 별도의 금지 및 처벌대상으로 삼을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과실치상 “당기시오” 팻말에도 불구하고 출입문을 밀어 열어, 문밖에 있던 노인을 부딪혀 사망케 한 사건 원심(벌금 100만 원, 집행유예 1년) 확정 대법원 2023도17628 決 대법원 형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3 월 28일,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상 고심에서 벌금 1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2020년 10월, 충남 아산의 한 건물 밖으 로 나가기 위해 출입문을 밀었다가 밖에 서 있던 70대 여성 B 씨를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 시 출입문에는 '당기시오' 팻말이 붙어있었지만, A 씨 는 문 앞에서 서성이는 B 씨를 살피지 않은 채 문을 앞 으로 세게 밀었다. 이로 인해 B 씨는 충격을 받아 도로 바닥에 넘어져 그 자리에서 뇌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1심은 "A 씨가 출입문으로 B 씨를 넘어뜨려 B 씨가 보도블럭에 부딪쳐 사망하는 것까지 충분히 예견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 씨에게 무죄 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하면서 과실치사 부 분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과 실치상' 혐의를 추가했다. 2심은 A 씨의 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 고, 벌금 1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 부는 "CCTV 영상에 의하면 A 씨가 출입문을 열기 직전 출입문 밖에서 서성이는 B 씨의 실루엣이 비교 적 뚜렷하게 확인된다"면서, "'당기시오'라는 팻말이 부착돼 있고 A 씨도 문을 열 당시 이 팻말을 봤다고 진술한 만큼 A 씨가 출입문을 열면서 문밖의 사람과 충돌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부착한 주의 사항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부주의하게 출입문을 열다가 B 씨를 충격해 뇌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해 죄책이 가 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 이 옳다고 보고,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WRITER 박수연 『법률신문』 기자 “‘당기시오’ 팻말 부착된 것을 보았음에도 주의하지 않아 사망사고 발생, 과실치상 혐의 인정돼” 31 2024. 05. May Vol.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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