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5월호

많이 이용된다. 채권적 전세는 전세의 약정을 하고도 등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민법」 상의 임대차가 차임을 요소로 하는 것과는 달리 보증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은 미리 지급된 보증금이나 최단존속기간, 대항력 및 우 선변제권 등의 보호와 관련하여 규정된 특별법으로, 이 러한 채권적 전세권자의 지위야말로 강력하게 보호하여 야 할 경제적 약자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임대차거래의 관행상 수수되는 고액 의 보증금은 차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증금의 이자 와 상계하는 것으로 이를 보증금의 차임지급기능이라 한다. 이와 같은 차임지급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임차인 의 보증금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법률상 확보해 주어야 하는 당위성은 단순히 임차인의 투하자본의 회수를 보 장한다는 이익형량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보증금이 없 으면 주거권을 확보할 수 없는 우리나라 특유의 현실 을 고려한 영세임차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헌 법」 이념(제34조제1항)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개의 경우 부동산임차인이 임차권을 상실 하고 길바닥에 나앉는다거나 임대차보증금, 전세금 등 을 상실한다는 것은 개인의 생존기반 자체를 상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부동산임차권을 물권에 접근시킴으로써 임차인의 지위를 강화해주는 게 현대적 추세이다. 현재 발생한 신탁과 결합된 소위 ‘전세사기’ 또는 ‘신 탁전세사기’의 문제는 이러한 채권적 전세제도는 고려하 지 않고 신탁을 무비판적으로 도입한 국회와 국가의 책 임이 크다고 본다. 주거권 및 생존권의 보장과 직결되는 채권적 전세의 보증금에 대해서는 신탁 등 다른 제도에 의해서도 침해가 되지 않도록 그 보호에 미비한 부분은 새로운 입법까지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 입법상태에서도 헌법상 최고도의 기본 권에 해당하는 생존권의 보장 측면에서 채권적 전세권 자의 보호를 위해 최대한 법리를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4. 전세피해자 보호를 위한 판례 변경의 모색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 전등기가 된 수탁자가 임대차를 동의한 경우에는 임차 인은 수탁자가 임대인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충분히 착 각할 수 있다. 이때의 담보신탁이 그대로 존속하는 경우에 임차 인은 그 보증금을 위탁자에게 반환 청구하여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론하지 않는다. 물론 착오나 사기에 의한 취소는 별론으로 하고, 공 매 등으로 소유권이 변동된 경우에는 새로이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보증금반환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 합당하 다고 본다. 분명히 등기부에는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 등기가 경료되어 있다. 새로이 신탁재산을 공매 등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자는 위의 관계를 확인하고 소유권 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신탁원부를 확인하면 담보목적의 신탁이고 또한 임 대에 수탁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므로 결국에는 신탁재산에 의하여 이때의 임차인의 보증금은 보호되 어야 한다고 본다. 즉, 이때의 위탁자와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을 취득한 수탁자가 총괄적인 소유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어려운 관계를 판단 할 수 없다. 과정을 복잡하게 하여 어느 정도 고도의 법 리를 알아야만 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부담과 관련되는 전문가에 속하는 수탁자가 결국 신탁재산에 의하여 책 임을 지도록 하여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저당권설정등기가 먼저 된 것과 같이 신탁등기가 먼저 되었다는 형식논리만으 로 판단한 것은 임차인보호를 외면한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부동산임차권등기가 되어도 임차권이 대항 력을 가지는 것이고 임대차계약내용은 임대인과 임차인 을 구속할 뿐인 것이고, 그 임대차계약내용자체가 대항 력을 가지지 않는데, 신탁등기의 경우에는 대항력이 있 법무사 시시각각 이슈와 쟁점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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