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심판 조항 사문화, 변화한 현실 적절히 반영한 결정 1. 들어가며 – 태아성별고지 제한 「의료법」 제20조제2항 위헌결정의 배경 헌법재판소는 지난 2.28. 이른바 태아의 성별고지 제 한 사건에서 심판대상 조항인 「의료법」 제20조제2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의료법」 조항이 청구인들(태 아를 임신한 임부와 그 배우자들)의 기본권, 즉,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에 의해 보호되는 부모의 ‘태아성별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 리(태아성별정보접근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였다. 문제가 된 「의료법」(2009.12.31. 법률 제9906호로 개정된 것) 제20조제2항은 “의료인은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性)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알게 하 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는바, 청구인들은 이 조항 때문에 임신 32주 이전에는 부모로서 태아의 성 별을 알고 싶어도 알 수 없어 자신들의 기본권이 침해당 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 조항의 입법 배경에는 의료기술의 발달이 남아선호사상 등 우리 사회의 비합리적인 측면과 결합해 나타난 문제점이 함께 작용했다. 1980년대 들어 출산자 녀수가 줄어들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태아성감별이 가능 하게 되자, 우리 사회에 존재하던 남아선호사상과 결부되 며 태아의 성을 선별하여 출산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로 인해 여아에 대한 낙태가 조장되고, 그 결과 남녀 간 성비에도 심한 불균형이 초래되어 1987년에 태 아성별고지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의료법」 조항이 도 입되었다. 그러다가 2008년, 의학적으로 낙태가 어려운 임신 후반기에까지 태아성별고지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 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2008.7.31. 2004헌마1010 등)이 있었고, 그에 따라 「의 료법」이 개정(2009.12.31. 법률 제9906호), 임신 32주 후에야 태아의 성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위 심판대상 조항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개정 1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사회는 출산 자체를 근본적으로 꺼리는 경향과 그로 인한 저출산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되어 있다. 반면, 이와는 별개로 현재 상황에서 전통적인 남아선호사상은 (더는 심각하게 거론되지 않 을 만큼) 현저히 완화되었고, 그로 인한 남녀 간 성비 불 균형도 상당히 해소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이런 상황에서도 태아성별고지에 여전 히 일정한 법적 제한을 두어야 할 것인지, 더욱이 그러한 제한을 위반한 의료인에 대해 면허를 취소·정지하는 차 원을 넘어 형사처벌까지 해야 할 것인지는 다시금 정리 임신 32주차 태아성별고지 제한(「의료법」 제20조제2항) 위헌 결정의 쟁점과 의미 법무사 시시각각 이슈와 쟁점 44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