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을 직접 위협하는 행위로 보고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 는 낙태행위의 전 단계로 취급해 이를 제한하는 것은 더 는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마지막으로, ④와 관련해서는 심판대상 조항이 태 아의 생명보호 수단으로 실효성이 없고 그 정당성에 의 문이 제기된다고 보았다. 그 근거로는, 실제로는 의료인으로부터 임신 32주 이 전에 태아성별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으나 (검찰총장의 사 실조회 회신에 기초해) 심판대상 조항 위반으로 형사처벌 조항이 적용되어 검찰 고발 또는 송치된 건수 및 기소 건 수가 10년간 한 건도 없었는바, 이는 심판대상 조항이 행 위규제규범으로서 기능을 잃고 사문화되었음을 보여준 다는 점, 그런데도 출산 순위와 상관없이 출생성비가 모 두 자연성비에 도달한 것은 국민의 가치관과 의식의 변화 에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하였다. 라.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 조항은 이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 단하였다. 즉, 성비 불균형이 해소되고 태아의 생명보호 라는 공익이 심판대상 조항을 통해 실효적으로 달성된 다고 볼 수도 없는 현재 우리 사회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 조항은 임신 32주 이전에는 모든 부모에 대해 태아성별정보접근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어 법 익의 균형성도 상실하였다고 보았다. 3. 위헌 결정의 실천적 의의 심판대상 조항이 입법 목적의 정당성은 갖추었으나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 지 못함으로써 결국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부모의 태아성별정보접근권을 침해한다고 본 헌재의 결정은 타 당하다고 본다.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낙태 를 유발한다고 보기 어려운 태아성별고지 행위에 대해 행정적 제재를 넘어 형사처벌까지 가하도록 한 것은 쉽 게 수용하기 어려운 처사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헌재의 결정에 담긴 실천적 의의로는 다음 몇 가지 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주제와 관련된 사회적 현실 및 일반의 인식을 적절히 반영한 결정이었다. 즉, 태아성별과 낙태 간의 관 련성을 놓고 현재 우리 사회와 일반 국민의 인식 변화 및 경향을 제대로 진단하고 반영한 판단이라 여겨진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태아성별고지를 제한하였으 나, 그사이 국민의 가치관과 의식의 변화로 남아선호사 상은 현저히 쇠퇴하고 있고, 성비 불균형도 거의 해결되 어 출생성비는 출산 순위와 관계없이 모두 자연성비에 도달하였다는 점, 이로써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더는 사회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현실에서는 많 은 부모가 의료인으로부터 태아의 성별을 고지 받고 있 어 심판대상 조항은 거의 사문화되었다는 점 등이 결정 의 주된 근거로 작용한 사항에 관한 진단은 충분히 수긍 할 만하다고 본다. 둘째, 사건 관련 영역에서 시민의 자유에 대한 제한 의 한계를 분명히 확인하였다. 부모가 태아의 성별을 알 고자 함은 지극히 온당한 욕구이자 권리로서 직접 낙태 행위로 이어지는 행위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를 알려준 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까지 삼고 있는 심판대상 조항은 성별을 알려주는 의료 인에 대해 부당한 윤리적 비난을 가할 수 있게 하고, 나 아가 단순한 궁금증과 관심에서 태아의 성별을 알고자 하는 부모마저 낙태의 의도를 지닌 사람으로 의심하게 하는 잘못된 규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이 조항을 폐기 처분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특히 인과관계의 불명확성 측면에 눈을 돌리자면, 이번 결정은 ‘의심스러운 때에는 자유에 유리 하게!’라는 법 원칙을 실현한 예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국가형벌권 행사의 대상에 속하는 행위 여부 를 정함에는 신중을 꾀하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담고 있 다. 모든 위헌결정은 규범적 측면에서 입법자에 대해 경 고의 의미를 지닌다. 시민의 일상적 생활세계에서 삶의 주된 근간이 되 법무사 시시각각 이슈와 쟁점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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