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5월호

루빈 카터는 미국의 라이트 헤비급 권투 선수였 다.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과 강한 펀치력으로 ‘허리케 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는 1966년, 뉴저지주 패 터슨의 한 식당에서 3명의 일행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서는 카터의 지문이 나오지 않았다. 파라핀 테스트를 시행했지만 역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일급살인 혐의로 22년 간 투옥됐다. 백인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그에게 유 리한 증거를 무시했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우연히 11세의 흑인소년 ‘레 스라 마린’이 서점에서 루빈 카터의 자서전 『16라운드』 를 보고 카터에게 편지를 보냈다. 카터의 답장을 받은 소년은 그의 무죄를 확신하고, 그 소식을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렸다. 캐나다의 환경단체와 세계적인 팝가수 ‘밥 딜런’ 등은 그 소식에 공명하여 카터의 석방 운동에 나섰는 데, 당시 밥 딜런은 「허리케인」이라는 노래를 발표해 세상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여기에 권투선수 알리 등 의 명사들도 속속 석방 운동에 참여했다. 석방 운동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기 시작하자 법원 에서도 국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신중하 게 사건을 재검토하여 증거가 조작된 사실을 밝혀냈 고, 1988년 카터는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되었 다. 1999년, 이러한 카터의 삶이 영화화되었다. 영화 제 목은 「허리케인 카터」. 그런데 루빈 카터와 같은 이런 사건이 비단 미국만의 일일까? 루빈 카터 사건과 사법 신뢰도 노먼 주이슨, 「허리케인 카터」 법무사의 시네리뷰 유독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만 후진적인 이유는? 2015년 7월 5일, 우리나라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 는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총 42개국 중 우리 나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꼴찌인 것으로 나타 났다. 우리 국민의 27%만이 사법부를 믿는다고 답했 는데, 나머지 73%는 사법부를 불신한다는 말이다. 이는 오래전 조사기록이므로 그 이후에는 신뢰도 가 향상되었을까? 유감스럽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 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룸’에 따르면 세계 167개국 가 운데 우리나라의 사법신뢰도는 155위다. 2022년 UN통계국과 OECD는 우리나라를 선진 국으로 격상시켰다. 그뿐인가. 우리나라의 군사력은 세 계 6위이고, 방산무기 수출실적은 세계 4위다. 이런 나 라에서 유독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만 후진적인 이유 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소액사건심판법」은 청구금액이 3천만 원 이하인 경우를 소액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동법 제11조의2제3항에서는 “판결서에는 민사소송법 제20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유를 기재 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이를 악용하 는 판사가 없지 않은 것 같다. 법무사와 변호사, 혹은 법무법인이 소송에서 맞붙은 경우, 어떤 판사들은 이 유를 붙이지 않은 판결로 변호사 혹은 법무법인에게 승소판결을 내린다. 이러다 보니 판사들이 소송상 대리인을 임명한 74 율사삼인지언문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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