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6월호

03:10 ISSN 2233-4688 월간 법무사 생활법률전문가 127년 2024. 06 vol. 684

발행인 이남철 편집인 박철훈 편집주간 김병학 편집위원 강상수·강성구·강신기·권중화·김정준·김정호·박성익 박윤숙·윤정진·윤평식·이경록·장태헌·정진홍·최상익 편집장 임정와 편집간사 김승준 발행처 대한법무사협회 발행일 2024년 6월 5일 통권 제684호 디자인·인쇄 주식회사 더블루랩 일러스트 조옥경 정기간행물 등록 1965년 5월 7일 강남, 라 00102호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651 (논현동, 법무사회관) 전화 02)511-1906~9 팩스 02)546-4362 이메일 <편집부> kabl@hanmail.net 홈페이지 www.kabl.kr 비매품 ※ 본지에 게재된 글들은 대한법무사협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06월 안경 법무사 중에 안경을 쓴 사람이 많을까, 안 쓴 사람이 많을까. 서류더미에 묻혀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애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 법무사의 애장품. 법 무 사 와 애 장 품 03:10

08 열혈 법무사의 민생사건부 _ 배드파파의 양육비 청구이의소송 대응과 조정사건(2023. 수원가정 법원 안양지원) 14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_ 조 지 소로스와 좋은 투자의 조건 드라마 「사냥개들」 20 주목 이 법률 _ 「 사유지 도로의 관리 및 정비에 관한 특별법안」의 입법적 쟁점과 과제 24 법률고민 상담소 _ 민 사, 부동산등기 분야 28 새로 시행되는 법령 _ 「 국가유산기본법」 제정 (2024.5.17. 시행) 등 30 요즘 화제의 판결 _ 【 대법원 2023도12710】 「감염병 예방법」 위반 등 89 내가 만난 법무사 _ 장태헌 법무사(인천회) 32 이슈와 쟁점 _ 헌법재판소의 유류분사건 (2020헌가4 등)에 대한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의 쟁점과 의미 _ 「사기방지 기본법안」을 중심으로 살펴본, 다중사기범죄 방지를 위한 입법 과제 _ 「상법」 및 「상업등기법」, 「법인등기사항특별법」 개정안의 주요내용 및 향후 과제 46 뉴스 투데이 _ 제23대 대한법무사협회장 선거 개표 결과 _ 서울중앙회 등 8개 지방회, 회장선거 실시 _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특별조치법」 · 「법무사법」 등 법무사 관련 법안 자동폐기 등 52 법무사가 사는 법 _ 탈 북민 출신 법무사 1호, 임윤미 법무사 Contents 월간 법무사 생활법률전문가 127년 법으로 본 세상 법무사 시시각각 14

56 맞춤형 최신 대법원 판례요약 _ 2 024.3.12.선고 2020다290569 판결 등 60 나의 사건 수임기 _ 의 료사고에 대한 형사고소 무혐의 처분에 대한 항고와 유죄 판결 66 오뚝이 멘탈 관리법 _ 부 정적 상황에서도 꽃을 피우는 힘 – 긍정성의 개발 06 미경유람 _ 제주 성산 일출봉 70 율사삼인지언문 _ 성 년후견과 법무사 ② - 노후에는 ‘자식보다 돈이 효자’라 는데… 72 문화路, 쉼표 _ (수상) 목사님과 달라진 세상 _ (시) 서대문형무소 76 명문장으로 읽는 책 한 권 _ “ 뇌는 네트워크다.” - 리사 펠트먼 배럿,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78 음악이 들리는 그림이야기 _ 일 리야 레핀, 「아무도 그를 기다리지 않았다」 & 러시아 가곡, 「백학」 80 협회는 지금 _ 협회 · 지방회 · 법무사 동정 85 법무사 신규등록 · 등록공고 88 편집위원회 레터 _ 행복했던 3년을 마감하며 현장활용 실무지식 슬기로운 문화생활 동정·등록 76 52 05 Vol. 684 2024. 06. June

06 미경유람 슬기로운 문화생활

美 景 遊 覽 05 제 주 성 산 일 출 봉 07 2024. 06. June Vol. 684

양육비는 자녀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에 필요한 생활 비, 교육비, 의료비 등을 부모가 부담하는 것이다. 이혼 후에 양육권을 갖는 부 모는 아이를 잘 양육해야 하고, 그 상대방은 직접 아이들을 양육하지 않는 대 신 양육권자에게 정해진 양육비를 매월 지급해야 한다. 비양육권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자녀의 복지를 심각하게 저 해하고, 양육권자에게 부당한 경제적 부담을 가하는 행위로 처벌 대상이다. 필 자는 2019년부터 양육비와 관련해 여러 사건을 진행한 의뢰인의 사건을 맡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양육비 관련 사건이 얼마나 다양하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얼마나 파렴치해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2019년 시작되어 2024년에야 일단락된 이 사건을 시간 순서에 따라 회 고해 보려 한다. 배드파파의 황당한 ‘양육비 지급명령’(2019) 무더위가 한창이던 2019년 8월, 안양에 법무사 사무소를 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필자의 언니뻘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과 그 어머니 가 사무소를 방문했다. 어머니 법무사님, 우리 모녀가 너무 억울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우리 딸 이 몇 년 전부터 남편이 폭력적이라 같이 못 살겠다면서 이혼을 하고 싶어 했 어요. 그런데 사위가 이혼 협의를 안 해줘서 딸이 집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가 외도를 했어요. 이혼 위자료 VS 양육비, 뭣이 중한디? 배드파파의 양육비 청구이의소송 대응과 조정사건 (2023. 수원가정법원 안양지원) 1라운드 08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이건 내 딸이 잘못한 거죠. 아무리 남편이 미워도 애를 셋이나 둔 여자가 그러면 안 되죠. 그래서 제가 사 위를 설득해 위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혼소송을 지원 해줄 테니 제발 이혼하라고 부탁해 2018년, 위자료를 받 고 양육권까지 가져가는 것으로 법원 판결을 받아 이혼 을 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양육권만 가져갔지, 아이들은 우리 집에 맡겨 두어 남편과 제가 지금까지 키웠어요. 그건 그 사람도 잘 알지, 자기가 애들을 두고 갔으니까. 그런데 얼 마 전, 양육을 한 적도 없는 애들 아빠가 황당하게도 ‘양 육비 이행명령’을 신청해 양육비를 내놓으라는 거예요. 이걸 어떻게 해야 돼요? 나 거, 참 이상하네요. 왜 그랬을까요? 아무리 양 육권자로 지정되었어도 실제 양육을 안 해놓고 양육비 이행명령을 신청한 것은 너무 부당한 일이에요. 실제 양 육자가 외할머니·외할아버지라는 점을 법원에 잘 설명 하면 문제없을 거예요. 아이들 키우는 데 들어간 돈과 관련된 자료를 모두 가져와 보세요. 양육비이행명령에 대해 불복할 경우, 비양육권자는 이의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 양육비를 지급하 지 않은 사유가 있다면 법원에 그 사정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심문기일 며칠 전 촉박하게 방문하 신 터라 이의진술서를 빠르게 작성해야 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 카드로 아이들 학원비며 옷값, 소소한 병원비 등을 모두 결제했고, 결제한 카드내역을 가져다주었다. 금액을 합산해보니 통상적으로 외할아버 지·외할머니가 외손자녀를 위해 지출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 아이들의 생활비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수준이었다. 나는 처음 맡는 양육비 관련 사건이라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이의진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카드 결제 내역을 모두 검토하고, 넉넉지 못한 형편에 몇만 원짜리 아이들 안경도 할부 결제로 사주신 내역을 보면서 서면 을 쓰는 나도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이 마음을 담아 “기 각” 결정을 해줄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외할머니와 외 할아버지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양육보조자로서 아이들 09 2024. 06. June Vol. 684

법하게 가질 수 있도록 2019.9.16.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신청의 접수를 마쳤는데, 1년이 지난 2020.10.21. 에서야 비로소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인용 결정’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난 것은 양육권자 변경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먼저 신청이 접수되면, 법원 의 조사명령에 따라 몇 차례 면접조사기일이 잡힌다. 가 사조사관은 양육권자와 비양육권자 쌍방을 동시에 불 러 조사하기도 하고, 청구인과 상대방을 각각 따로 만나 조사하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아이들까지 면담하여 조사하는데, 이 과정이 끝나야 면접조사가 종결된다. 이후 한두 차례의 심문기일이 더 진행된 후 최종 양육자 변경 결정이 이루 어지는 것이다. 이 긴 절차의 과정 중 상대방으로부터 답변서와 1 차례의 준비서면이 도착했다. 상대방의 주장은 크게 3가 지였다. 첫째, 외도를 한 청구인이 양육권자로서 적당하 지 않다는 것, 둘째, 아이들을 양육한 외할머니와 외할 아버지가 아이들을 강제로 데려갔다는 것, 셋째, 외할머 니의 언행이 난폭하여 아이들을 양육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는 청구인(의뢰인)이 남편의 폭력성으로 인해 외 도를 한 것은 잘못이나 아이들의 양육자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여러 판례에서 여성이 외도를 을 양육한 것이니 신청인이 주장하는 양육비 이행명령 은 부당하다는 것을 밝혔다. 얼마 후 의뢰인으로부터 좋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의진술서가 받아들여져서 양육비이행명령이 기각되 었다는 것이다. 양육비 청구를 위한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신청’ (2019) 나는 의뢰인에게 이 기회에 양육권자 변경 신청을 해보자고 권했다. 양육권자를 법적으로 변경해야만 상 대방에게 양육비를 정식으로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혼 후 외할머니·외할아버지가 양육한 기간 의 양육비 전부를 의뢰인의 전 배우자인 비양육권자에 게 청구를 하고 싶었으나, 여러 판례를 검토했을 때 양육 권자를 변경하지 않은 기간 동안에는 아무리 실질적으 로 양육권자가 아닌 부모가 양육을 했더라도 양육권자 에게 양육비 청구를 할 수는 없었다. 법원으로부터 양육권자 변경 결정을 받지 않은 채 임의로 양육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 양육비를 청구 할 수 없다고 한 판례(대법원 2006.4.17.선고 2005스18, 19 결정)가 있었기 때문이다. 의뢰인의 사례처럼 양육권을 가져간 부모가 아이 들을 제대로 양육하지 않거나 혹은 양육할 형편이 되지 않아 비양육권자가 실제로 양육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데, 이 경우 반드시 양육권자를 변경해야 하고, 양육권 변경 결정을 받기 전까지는 사전처분을 통해 양육비 지 급 결정을 받아야만 적법하게 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양육비이행명령 이의진술서를 작성하며, 현재 의 양육권자인 전남편이 아이들을 양육하지 않았음을 입 증할 수 있는 증거를 모두 수합했고, 사건본인인 아이들도 외가에서 양육되길 원하고 있었으므로 “친권자 및 양육 권자 변경” 신청을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복리를 위해 실제로 아이들을 양 육하고 있는 어머니 측에서 하루라도 빨리 양육권을 적 2라운드 10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했더라도 아이들과 엄마의 관계가 좋고, 양육자로서 부 당한 행위를 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유책 배우자라 하더 라도 양육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상대방이 아이들을 외가에 맡기고 갔다는 여 러 증거를 제출하였다. 어린 동생들을 대신해 첫째가 이 부분에 대한 진술을 적극적으로 해주었다. 외할머니에 대해서는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딸에게 함부로 하는 사위에 대해 곱게 말할 사람은 없으며, 아이들에게 는 누구보다도 헌신적인 분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첫째가 작성한 진술서의 내용은 내가 짐작한 내용 보다 훨씬 심각했다. 아빠가 양육권을 가져간 후 1, 2 달 정도 직접 돌본 기간 동안 아이들은 21세기 한국 아이들 의 삶이라고는 볼 수 없는 참담한 생활을 했다. 상대방은 식비가 많이 든다며 큰딸에게 동생들을 데리고 복지기 관에 가서 밥을 먹고 오라고 했고, 난방비가 많이 나온 다며 한겨울에 보일러를 꺼버려 아이들은 옷을 껴입고 겨울을 나야 했다. 한창 자존심이 중요한 여중생 첫째는 집 나간 엄마 와 폭력적인 아빠 사이에서 동생들을 챙기며 몸과 마음 이 병들어 갔다. 상대방은 평소 음주와 폭언으로 아이들 에게 위압감을 주었고, 아이를 키울 여력이 되지 않자 아 이들을 외가에 맡겨 버렸다. 외가에 온 후에야 아이들은 조금씩 사람다운 삶을 되찾아갔다. 외할머니가 손수 차려준 밥을 먹고, 아프면 병원에 가고, 추우면 보일러를 틀 수 있는 삶으로. 당시 첫째는 정서적 불안과 우울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처럼 양육권만 가져가고 아이들을 외가에 방치 하다시피 했던 상대방은 양육권 변경 신청이 들어가자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갑자기 아이들을 불러내 외식을 하거나, 아빠랑 같이 살자며 회유하기 시작했다. 의뢰인에게는 7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자녀도 있었는데, 아직 이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엄마·아빠에 대 한 애착이 모두 강한 아이에게 어른들이 대체 무슨 혼란 을 주고 있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혼 후에도 어른들의 싸움으로 상처받는 아이들 을 보면서 점점 늘어나는 이혼가정의 아이들을 이 사회 가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법원과 사건 관계자들은 어떤 식으로 사건에 임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이 많아졌다. 한편, 2020.10.21.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인용 결 정이 나자 상대방은 항고하였다. 상대방은 항고장만 제 출한 후 항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계속 사건이 지연되자 우리는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하였다. 법원에서 양육환경조사, 면접조사 등을 진행했다.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방 측 변호사는 판 결이 불리하게 날 것을 우려하였는지 항고를 취하했다. 1 심이 확정되었고, 2021.12. 마침내 의뢰인은 적법한 단독 친권자 및 양육권자가 되었다. 의뢰인의 개인회생과 청구이의의 소에 대한 대응 (2023) 의뢰인 법무사님, 개인회생 채권자목록에 위자료를 넣어서 진행했었잖아요. 이번에 개인회생 납부가 다 끝나 면책까지 나왔는데 신용회복이 안 되네요. 왜 그런 거예요? 그리고 전남편이 지금까지 위자료를 못 받았으 니 앞으로는 양육비를 못 주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죠? 나 위자료는 개인회생 면책이 되지 않는 채권이 에요. 그래서 채권자랑 협의가 되지 않으면 신용회복이 양육비이행명령 이의진술서를 작성하며, 전남편이 아이들을 양육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모두 수합했고, 아이들도 외가에서 양육되길 원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의 복리를 위해 실제로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어머니 측에서 빨리 양육권을 적법하게 가질 수 있도록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을 신청, 1년 후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인용 결정’을 받았다. 3라운드 11 2024. 06. June Vol. 684

자료와 그 소송이자, 그리고 본인이 양육권자인 기간 동 안 발생한 양육비가 있으므로, 그것으로 장래에 지급할 양육비와 지금까지 미지급한 양육비를 상계하겠다는 내 용이었다. 일전에 전남편이 양육비 못 주겠다고 할 때, 의뢰인 이 법적 조치(압류)를 취하겠다고 한 모양이다. 그래서 미리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것이다. 나는 마음이 바빠 졌다. 답변서를 작성하며, 전남편이 양육권은 가져갔지 만 양육은 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위자료 일부는 개인 회생에서 10% 정도 지급했으며, 장래 양육비는 증액 신 청할 것이므로 이미 정해진 양육비로 미리 상계할 수 없 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빠른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앞서 양육비이 행명령에 대한 대응,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개인회생 까지 모든 사건을 내가 처리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미 갖고 있는 자료들만으로도 답변서의 작성과 제출이 충 분히 가능했다. 이번 대응에서 내가 가장 중점을 두어 주장한 것은 “상계라는 것은 동종채권이어야 가능한데, 위자료는 일 반적인 금전채권이고, 양육비는 부모의 부양의무를 포 함하는 것이며, 양육권자가 개인적으로 쓰기 위한 돈이 아니고 아이들의 복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게 하고 있으므로, 위자료와는 상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렵습니다. 2019년 여름, 처음 어머니와 함께 방문했던 의뢰인 은 나중에 혼자서 또 방문하였다. 이혼하기 전에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아 혼자 번 돈으로 아이들 셋을 키우며 이런저런 채무가 생겼는데, 개인회생이 가능한지 상담 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의뢰인은 전남편이 위자료 채권으로 압류를 진행할 까 봐 걱정했다. 전남편은 이혼 위자료 채권으로 의뢰인 을 채무불이행자등재를 해 둔 상태였다. 채무불이행자 등재는 한마디로 신용불량자로 등재된 것으로, 금융기 관과도 정보가 공유된다. 이 때문에 의뢰인은 추가 대출을 받는 것도 불가능 한 상황이었다. 나는 위자료를 포함해 개인회생 사건을 진행했다. 2020.4.에 시작한 개인회생은 3년 만인 2023.6.23. 면책허가결정이 나며 마무리되었다. 이혼 위 자료 채권은 면책되지 않는 채권이니 개인회생이 진행 되는 3년 동안 개인회생이 끝나면 채무불이행 말소 신 청을 하는 것으로 전남편과 잘 협의해 보시라고 안내했 다. 한편, 의뢰인의 전남편은 2021.12. 양육권 변경이 확 정된 후 몇 년간은 양육비도 잘 주고 서로 협조적인 관 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런데 성인이 된 첫째가 어린 시 절 아버지에 대한 불만으로 전남편과 갈등을 빚으면서 그 피해가 아직 미성년자인 2명의 자녀에게 미치게 되 었다. 전남편이 그때부터 두 아이의 양육비를 주지 않더 니, “지금까지 받지 못한 위자료로 양육비를 대신하겠다 며, 앞으로는 양육비를 주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의뢰인 법무사님, 법원에서 소장이 하나 날아왔어 요. 전남편이 보낸 거예요. 앞으로 양육비 못 주겠다고 하더니, 그 내용인 것 같아요. 한번 봐주세요. 2023년 8월, 의뢰인이 가져온 소장은 청구이의 소 장이었다. 친권자 및 양육자변경 사건에서 상대방을 대 리했던 변호사가 이번 사건의 대리도 맡고 있었다. 소장 의 내용인즉슨, 본인이 우리 의뢰인에게 받을 돈으로, 위 12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양육비를 지급받아야 할 채권자가 상계를 주장하 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그 채무자가 상계 주장을 하 는 것은 양육의무를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을 지적 하였다. 현재까지의 대법원 판례(2006.7.4.선고 2006므 751판결 [청구이의] [공2006.9.1.(257),1525])는 양육비를 지급받을 채권자가,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양육비에 한 하여 다른 채권과 양육비를 상계할 수 있다는 것이고 (즉, 양육비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 양육비를 지 급해야 할 채무자가 다른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는 판례 는 아직 없다. 이혼 위자료와 양육비가 상계 가능한 것인지 이 부 분에 대한 판사의 의견이 궁금하여 첫 변론기일에 의뢰 인과 함께 법원에 동석하였다. 다행히도 판사가 먼저 상 대측 변호인에게 “양육비와 다른 채권을 상계하는 것의 당부에 대해서 의견이 갈리고 있음을 아느냐?”고 물어보 면서, “양육권자라 하더라도 실제 양육을 하지 않으면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양측의 조정 성립(2024) 그 이후 지루한 서면 공방이 오고갔고, 그사이 전 남편이 위자료 채권으로 의뢰인의 통장을 압류하여 우 리도 양육비 채권으로 전남편의 급여와 통장을 압류하 며 대응하기도 했다. 1번의 조정과 3번의 변론기일, 그리고 1번의 화해권 고결정을 거친, 지난한 과정 끝에 드디어 2번째 조정기 일에 양측이 합의하며 조정이 성립되었다. 2023년 8월 에 시작된 소송이 2024년 5월, 마침내 조정성립으로 마 무리된 것이다. 조정의 조건은 지금까지 서로 강제집행 한 것을 해 제하고, 원고는 이혼판결에 기한 위자료와 양육비를, 피 고는 기왕의 양육비(비양육권자로서 양육한 기간 포함) 를 각 포기하고, 원고는 앞으로 아이 1명당 월 20만 원씩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원고가 압류 추 심한 600만 원가량의 돈은 돌려주기로 했다. 의뢰인 법무사님, 법원에서는 앞으로 20만 원씩 주 라고 조정했지만, 과연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렇 게 사정이 어렵다면 서로 잘 얘기해서 대화로 풀면 되는 데 이게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아직 막내가 어려 서 걱정이에요. 그래도 법무사님 덕에 이번 사건 잘 해결 했어요. 감사합니다. 과거에 비해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제재의 강도도 높아지고, 사람들의 인식도 상당히 개선되어 이 제는 이혼을 하더라도 양육비만큼은 최선을 다해 지급하 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소수의 악질적인 배드파파·마마는 양육비 지급을 아까워하거나 자기가 쓸 돈 다 쓰고 나서 남는 돈을 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자녀의 최소한의 복리를 위해 양육비를 잘 주는 사 회가 되길 희망한다. 아직 초등학교 6학년인 의뢰인의 막내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비가 잘 지급되고 있 는지, 의뢰인의 옆에서 내가 두 눈 부릅뜨고 함께 지켜보 려 한다. 의뢰인이 가져온 소장은 청구이의 소장이었다. 전남편이 받지 못한 위자료 등이 있으므로 그것으로 장래 지급할 양육비와 지금까지 미지급한 양육비를 상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답변서를 작성하며 전남편이 양육권은 가져갔으나 양육은 하지 않았고, 위자료 일부는 개인회생에서 10% 정도 지급했으며, 장래 양육비는 증액 신청할 것이므로 이미 정해진 양육비로 미리 상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WRITER 김선미 법무사(경기중앙회) 4라운드 13 2024. 06. June Vol. 684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써라!” 좋은 돈은 가능한가? 조지 소로스와 좋은 투자의 조건 드라마 「사냥개들」 사냥개들 (2023) 정보 : 한국 / 드라마 / 8부작 / 범죄, 액션 연출 및 각본 : 김주환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 복서가 선한 대부업자와 한뜻으로 뭉친다. 돈 때문에 절박한 약자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악랄한 사채업자에 대적하며,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운다. ⓒ Netflix 제공 법으로 본 세상 14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좋은 데 쓰면 좋은 돈, 나쁜 데 쓰면 나쁜 돈 오늘은 배우 이야기로 경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 다. 강산의 유명한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김주환 감독이 연 출과 각본을 동시에 맡아 2023년에 8부작으로 넷플릭스에 개봉된 「사냥개들」은 개봉 당일 곧바로 세계 1위로 등극했습 니다. 1등 공신은 단연코 악역을 맡은 배우 박성웅입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영화 「신세계」 속 인물 ‘이중구’로 더 많이 기 억되었죠, “칼춤 한번 춰 줘?” 이 한마디는 이 영화를 본 관객 들에게 평생 기억될 명대사입니다. 이후에도 그는 조폭 양아치 보스 역에 단골로 출연했지 만, 그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형사 역으로도 여러 번 출연했 고,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주역으로도 출연했습니다만, 사실 이 모든 건 「신세계」 속 이준구의 그림자였을 뿐이었죠. 그런데 이 「신세계」의 이준구가 업그레이드되어 더 악해 지고 더 똑똑해진 캐릭터가 바로 「사냥개」들의 슈퍼 빌런 ‘김 명길’입니다. 조폭 양아치 영화사상 최강의 캐릭터라 할 수 있 는 인물이죠. 김명길은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을 이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즉 ‘이익과 필요’라는 단 두 가지 키워드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곧 경제적인 삶이죠. 물론 이익과 필요로만 움직인다고 해서 돈이 따라붙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김명길은 투자를 하고 공부를 합니다. 마치 주식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분석하듯 공부를 하는데, 그가 공부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사람의 약점입니다. 이익과 필요, 그리고 약점. 이 세 가지만 잘 알고 있으면 자본주의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김명길은 싸움도 아주 잘합니다. 육탄 대결 로 거의 대부분의 주먹과 칼잡이를 물리칠 수 있는 몸짱이기 도 하죠. 그리고 세상 그 누구보다 잔인합니다. 물론 제목을 ‘사냥개’라고 하지 않고 ‘사냥개들’이라고 복수형으로 지칭했 듯 영화 속 사냥개들은 따로 있습니다. 악인 김명길을 응징하 기 위해 나선 두 명의 젊은 청년들이죠. 이 영화의 주인공들 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넷플릭스에서 경제 공부를 하기 위해 가 장 좋은 말을 하나 고르라면 이 드라마에서 찾을 수 있습니 다. 김명길은 「사냥개들」 1화에 등장해 서울시장과 재벌2세인 홍민범(최시원 분)과 호텔 인수를 놓고 회의를 하며 이렇게 말하죠. “세상에 좋은 돈, 나쁜 돈이 따로 있겠습니까? 좋은 일에 쓰면 그게 좋은 돈이지.” 정말 명대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선인과 악인이 따로 없 듯 돈에게도 선과 악이 있을 수 없습니다. 좋은 데 쓰면 좋은 돈, 나쁜 데 쓰면 나쁜 돈이죠. 헤지펀드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 세계 민주주의 수호에 자금 지원 좋은 데 쓰이면 나쁜 돈도 좋은 돈이 될 수 있음을 가장 잘 보여준 이는, 워런 버핏과 함께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유명 한 ‘조지 소로스’입니다. 재산은 버핏이 160조로 소로스보다 두 배 정도 많지만, 실제 번 돈은 소로스가 더 많습니다. 재산 은 84억 달러지만, 그 외 320억 달러를 기부금으로 썼기 때 문이죠. 다만, 소로스는 돈을 버는 과정에서 한 나라의 경제를 ⓒ Netflix 15 2024. 06. June Vol. 684

이민자들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냥 돈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는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소문에 따르면, 소로스는 시리아 내전에도 관여했고, 마 케도니아 정부의 교체에도 힘을 실었다고 합니다. 확인되지 는 않았지만 반 트럼프 시위대에 지원금을 준 것으로도 알려 져 있습니다.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 같은 이는 소로스를 ‘세계의 적’으로 묘사하며 “자신을 축출하기 위해 튀르키예의 테러 조직을 지원한다”고 날 선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조지 소로스가 이렇게 정치적인 이유는 그가 런던 대학 을 다닐 때 스승인 칼 포퍼로부터 배운 열린사회의 필요성, 즉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헤지 펀드 운용자가 되어서도 잊 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로스는 닫힌사회, 이전에는 파시 즘, 지금은 사회주의 혹은 독재국가와 싸우는 데 자신이 평생 번 돈을 바치겠다고 일찍부터 맹세한 바 있습니다. 소로스는 현재 닫힌사회 중에서 가장 힘이 센 권위주의 체제로 중국 시진핑 정부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특수 보청기 를 써야 대화가 가능한 그는, 런던에서 일본계 미국인인 새 부인(40살 연하)과 살고 있는데, 2019년 세계적인 언론인 기 디언 래크먼을 만났을 때, 이런 질문을 가장 먼저 했다고 합 니다. “중국 공산당은 언제쯤 망할까요?” 「사냥개들」의 슈퍼빌런, 사채업자 김명길은 서울시장과 재벌2세인 홍민범과 호텔 인수를 놓고 회의를 하며 이렇게 말하죠. “세상에 좋은 돈, 나쁜 돈이 따로 있겠습니까? 좋은 일에 쓰면 그게 좋은 돈이지.” 정말 명대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선인과 악인이 따로 없듯 돈에게도 선과 악이 있을 수 없습니다. 좋은 데 쓰면 좋은 돈, 나쁜 데 쓰면 나쁜 돈이죠. ⓒ Netflix 파멸시키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 이 무너지는 일도 있었기 때문에 돈을 번 방법이 버핏보다는 잔인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IMF 때 원화 하락에 올인했던 소로스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죠. 1990년대 영국 파운드화 공격으로 파운드화가 폭락하며 영 국에서는 대량 실직과 해고가 잇따랐습니다. 그러나 소로스는 김명길과는 달랐죠. 개같이 벌어 정승 같이 쓰는 사람이 소로스입니다. 그는 자신의 뿌리인 헝가리 슬기로운 문화생활 16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그러자 래크먼은 “30년 정도 후면 가능하지 않겠느냐” 고 답했는데, 소로스가 “내가 살아서 그 일을 꼭 보았으면 좋 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시진핑에 적대적인 소로스, 중국은 위안화 공격할까 경계 중 소로스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에게 적대적인 이유는 개인숭배, 일체의 토론 금지, 자유주의에 대한 공격, 신장 위 구르와 티베트 등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 그리고 홍콩에 대한 억압과 툭하면 침공하겠다고 위협하는 대만 침공 정책 등 많 습니다. 그래서 시진핑은 조지 소로스가 홍콩 시위대나 대만 분 리주의자들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의심하고 있죠. 시진핑은 헤지 펀드의 제왕으로 대영제국을 도산시킬 뻔했던 엄청난 파워를 가진 조지 소로스를 바이든만큼이나 두려워하고 있 는 게 분명합니다. 소로스가 언제든 위안화를 공격해 중국에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계하는 것이죠. 그럼, 「사냥개들」의 김명길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김명 길은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도, 사랑도 없는 인물입니다. 그가 악착같이 돈을 벌고자 하는 이유는 좋은 돈이 아니라 더 많 은 돈입니다. 김명길은 자신이 하는 대금업과 자신이 인수하려는 호 텔의 카지노를 합친 비즈니스 모델을 꿈꿉니다. 카지노에서 돈을 잃는 사람들에게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줘 더 많은 돈 을 벌고 싶기 때문이죠. 소로스처럼 민주주의라는 가치, 한국 의 재벌처럼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기 위해 버는 것도 아닙니 다. 오로지 ‘더 많은 돈’ 그 자체를 원하기 때문에 돈을 더 벌 고자 하는 거죠. 돈을 위한 돈. 이것은 절대 좋은 돈이 될 수 없습니다. 소 로스는 샤일록의 후예(유대인)답게 돈을 벌 때는 악마로 불 립니다. 물론 김명길처럼 사람을 죽이는 불법을 저지르는 것 이 아니고, 합법적인 틀 내에서 악마로 불리고, 실제로 악마 를 자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발언을 할 때는 20대 의 진보주의자인 것처럼 말합니다. 헤지 펀드가 장이 좋거나 오를 것 같은 주식이면 장기 보 유하고, 그렇지 않은 주식이나 외화 등의 자산은 반대로 숏 (공매도)이나 풋옵션을 합니다. 하락장일 때 더 무서울 수밖 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소로스는 2022년도 하락장에서 어떤 투자를 했을까요? 언론에 보도된 대로 아마존과 테슬라 주 식을 추가 매수했고 구글에도 투자를 늘렸습니다. 그는 미국 의 힘, 정확히는 실리콘 밸리의 힘을 믿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초반에는 나스닥 하락에 배팅을 걸며 나스닥 풋옵션의 보유량을 늘렸는데, 2분기부터는 나스닥의 상승에 배팅하며 콜옵션을 대량으로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콜옵션은 주가 가 오르면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로 상승에 배팅을 한 겁니다. 그의 예상대로 그해 하반기 나스닥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 고, 지난 2023년에는 엄청난 강세장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 다. 버핏과는 상반되는 소로스의 투자철학, “시장은 언제나 틀린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만약 김명길의 구상이 성공했다 면, 그는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을까요? 아마도 그에 게는 인수합병, 즉 M&A로 재산을 조 단위로 불릴 기회가 열 렸을 겁니다. 소로스 역시 사고파는 매매만 한 것이 아닙니다. 2022년 장이 안 좋을 때, 그는 인수차익 거래에 승부수를 띄 웠습니다. 소로스가 매수한 종목 상위 5위 중 4위까지가 이미 인 수가 결정된 피인수 기업들이었습니다. 인수합병은 인수하는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리고(부채가 늘 수 있기에) 인수되는 회 사의 주가를 견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종 확정되면 인수 가격에서 매수한 가격만큼의 차익을 얻게 됩니다. 하락장 때 돈 있는 사람들이 돈을 늘리는 방법이죠.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소로스가 아마존이 투자한 전 기차기업 리비안에 많은 투자를 했었는데, 2022년에 리비안 의 주식을 대거 매도한 후 테슬라의 주식을 대신 사들였다는 것입니다. 이때는 리비안이 매수가격보다 76%나 떨어진 상 태에서 판 것이라, ‘거래의 신’이라 불리는 조지 소로스도 아 주아주 깊게 물렸던 종목이었죠. 그가 일종의 손절을 한 것입 니다. 17 2024. 06. June Vol. 684

소로스는 남들이 절망하고 투매하는 테슬라를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올해 테슬라 주식이 하락했을 때도 그는 줍줍 (?)했고, 테슬라의 경쟁사 루시드의 주가 하락에 승부를 거는 풋옵션을 다수 매수했습니다. 그가 전기차 전쟁에서 결국 테 슬라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는 증거죠. 조지 소로스는 버핏과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릅니다. 그는 시장이 언제나 틀린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시장도 효율적이지 않다고 믿는 사람이죠. 그는 시장의 오류를 잡아내 마치 하이에나가 먹이 를 사냥하듯 빈틈을 파고드는 전형적인 헤지 펀드이고 단타 트레이더입니다. 가치투자, 장기투자가 원칙인 버핏과는 투자 철학이 다르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소로스는 세계를 지배했던 나라의 통화를 건드려 엄청난 돈(하루에 10억 달러)을 벌기도 합니다. 대영제국의 파운드화도 그를 이겨내지 못했고, IMF 때 한국도 당했습니다. 그로 인해 잉글랜드 은행이 파산했으니까요. 그는 옵션 같은 극도로 위험한 상품에 배팅하고, 그것도 과감하게 레버리지를 써서 큰돈을 벌기도 합니다. 가장 많을 때는 100배 레버리지를 쓴 적도 있다고 합니다. 재산을 100 배 늘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파산할 위험도 있는 방법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벌 때는 이렇게 개처럼 벌지만, 그 돈을 정승처럼 썼습니다. 그가 벌기 전에 돈은 착한 돈이 아 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쓸 때 돈은 착한 돈입니다. 버핏은 빌 게이츠에게 기부금을 전적으로 맡겼지만, 소로스는 기부 에서도 철저하게 자신이 헤게모니를 쥐려고 합니다. 또, 버핏의 기부금을 맡은 빌 게이츠는 주로 공중보건과 교육에 투자하고 있지만, 소로스는 세계의 인권단체나 민주 주의 정치세력에게 기부하고 있습니다. 그의 기부는 보다 더 정치적이죠. 참고로 소로스의 평균 수익률은 31%로, 26%인 버핏보 다 높습니다. 그러나 20대를 철학 공부로 보내며 상대적으로 늦게 투자를 시작한 소로스가 동갑내기 버핏보다 총재산에 서 밀리는 이유는 말씀드린 대로 돈을 착하게 쓰는 데 더 많 이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슬기로운 문화생활 18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사회적 가치 창출, 윤리적 책임 등 ‘좋은 돈’의 5가지 조건 다시 「사냥개들」로 돌아와 김명길의 이중성에 대해 알아 보죠. 김명길은 ‘스마일 게이트’라는 사채업을 운영하고 있는 데, 이곳은 고금리를 숨긴 채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자영업 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그러나 자회사인 호텔을 지어 코로나 등의 특수상황에 서 격리시설로 제공하는 식으로, 자신이 마치 ‘노블리스 오블 리제’를 실천하고 있다는 착각을 줍니다. 김명길에게 ‘노블리 스 오블리제’는 돈을 늘리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홍보일 뿐 인 거죠. 조지 소로스가 여전히 헤지 펀드로 가난한 나라의 환율 을 건드려 돈을 벌고, 그 나라는 인플레이션 등의 엄청난 대 가를 치르도록 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고, 누가 저 에게 말한다면, 저는 김명길이 했던 이 말, “좋은 돈 나쁜 돈 이 따로 있나요? 좋은 데 쓰면 좋은 돈이지.”라고 반문하겠습 니다. 조지 소로스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남은 재산 을 다 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튀 르키예의 에르도안, 그리고 헝가리의 우파 독재자 오르반을 제거하는 데 자신의 돈이 쓰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듯합니 다. 물론 김정은도 여기에 해당되겠지만, 북한의 김정은은 핵무기를 통해 바이든뿐 아니라 소로스로부터도 자신을 지 키려 할 것입니다. 어쩌면 소로스는 푸틴이나 시진핑보다 김 정은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워런 버핏이 빌 게이츠에게 돈을 맡겨 가난과 질병으로 부터의 구제를 노린다면, 소로스는 독재국가 국민들이 자유 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하는 데 돈을 쓰는 중이 죠. 민주주의에 대한 지원, 시민교육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독재국가 아이들에게 무료교육을 통해 개인의 존엄성에 대 해 배우게 하는 것,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배 려를 위해 사회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하 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을 보았을 때, 조지 소로스는 꼭 천당에 갈 것 같습니다. 물론 시진핑이나 푸틴, 에르도안을 옹 호하는 사람들은 필히 지옥행을 바라겠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로스가 「사냥개들」을 보았다면 김명길에 게 이런 조언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되어, 좋은 돈의 조건을 정리해 봤습니다. 당신이 정말 좋은 돈에 관심이 있다면, 이 다섯 가지 가치를 잊지 마세요. ▶ 좋은 돈의 5가지 조건 ① 사회적 가치 창출 :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니라, 사 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 예를 들어 환경 보호·교육·의료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사업 에 투자하는 것 ② 장기적인 안목 : 단기적 이익에 아닌, 장기적 관점에 서 가치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 ③ 윤리적 책임 : 투자 윤리를 준수하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투자는 하지 않는 것 ④ 지속 가능성 : 환경과 사회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 ⑤ 혁신 추구 : 틀에 박힌 생각보다는, 새로운 아이디 어와 혁신적인 사업에 투자하는 것 WRITER 신진상 재테크 전문 저술가 · 입시 컨설턴트 조지 소로스는 버핏과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릅니다. 그는 시장이 언제나 틀린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시장도 효율적이지 않다고 믿는 사람이죠. 그는 시장의 오류를 잡아내 마치 하이에나가 먹이를 사냥하듯 빈틈을 파고드는 전형적인 헤지 펀드이고 단타 트레이더입니다. 19 2024. 06. June Vol. 684

사유지 도로의 문제점과 해소의 필요성 사유지 도로는 불특정 다수인이 통행에 이용하여 온 사유지로서 ‘현 황도로’, ‘사실상 도로’, ‘관습상 도로’, ‘비법정 도로’ 등으로 불린다. 1 서울시 사례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소유권이 사유지(개인, 법인, 비법인, 집합주 택 등)인 도로의 면적은 약 9,247천 m2로 추정되며, 이는 서울시 전체 도 로 면적의 9.2% 정도를 차지하는 물량이다.2 사유지 도로는 우리나라 전 체적으로도 방대한 물량이 산재되어 있다.3 사유지 도로는 그동안 이를 둘러싸고 소유자와 통행자 간의 마찰과 충돌, 지방자치단체의 점용으로 인한 부당이득 또는 토지매수 등에 대한 민원과 법적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특히 사유지 도로에 도로포장, 상·하수도 등의 시설을 정비하기 위해 서는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한데 소유자가 비협조적이거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조치할 수 있는 규정이 마땅찮고, 지방자치단체가 사유지 도 로를 정비하면 소유자의 소송제기로 이어지는 등 많은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관리책임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사유지 도로에 도로파손, 안 전사고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 책임소재가 모호하기 때문에 그 피해 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된다. 지방자치단체와 국민권익위원회를 비롯 한 정부기관에 제기된 수많은 민원, 법원 소송 등의 자료를 보면, 사유지 도로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유발하는지 알 수 있다. 사유지 도로의 문제는 ‘도로’라는 공익의 측면과 ‘사유지’라는 재산 권, 즉 사익의 측면이 하나의 토지에 동시에 제기됨으로 인해 충돌하기 사유지 도로, ‘공익과 사익’ 간 균형적 관점에서 해소 필요 01. 「사유지 도로의 관리 및 정비에 관한 특별법안」의 입법적 쟁점과 과제 Attention 법으로 본 세상 주목 이 법률 20

② 시·도지사의 사유지 도로 실태조사 사유지 도로 실태조사(시·도지사)를 5년마다 실시하 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고 있지 않은 사유지 도로의 관리와 정비를 위해서는 사유지 도로의 위 치·지번·지목·면적, 유지관리 현황 및 상태, 소유권 등 권리 관계, 시설물·공작물의 현황 등 실태조사가 선행되어야 하 기 때문이다. ③ 지자체에 ‘위험사유지도로’ 정비사업 실시권한 부여 주민편의, 교통약자 보호, 안전사고 및 재해 방지 등을 위하여 정비가 시급한 ‘위험사유지도로’에 대해 정비사업 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정비사업 실시에 따 른 토지소유자등에 대한 사전통지, 손실보상 및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④ 지자체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사유지 도로와 관련한 분쟁을 소송 이외의 방법으로 신속하게 해소·조정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시·도)에 분 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사유지 도로 문제를 둘러싸고 빈번히 그리고 건별로 발생하는 소 유자, 이용자, 지방자치단체 등 간의 마찰과 갈등, 법적 분 쟁 등을 신속히 해소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화 해·조정·중재 등 법적 분쟁 이전 단계의 대안적 분쟁해결 방법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⑤ 실태조사에 대한 중앙정부의 비용 지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중앙정부 예산의 범위에서 실태조사에 대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 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유지 도로는 주택가의 생활도로(이면도로)에 주로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당해 토지가 일반 공중의 통행에 공용되므로 지방자 치단체에서 점유·사용에 따른 부당이득금 반환이나 토지 매수를 하면 되겠으나, 워낙 많은 물량이기 때문에 재정적 으로도 감당할 수 없고, 한 건의 토지를 매수하게 되면 다 른 사유지들도 매수해야 하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이로 인해 사유지 도로 문제는 지금까지 뚜렷한 해결 책 없이 개별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며,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고 있지 않다. 「사유지 도로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과 의의 「사유지 도로의 관리 및 정비에 관한 특별법안」(천준호 의원 대표발의, 약칭 ‘「사유지 도로 특별법안」’)은 이처럼 문 제는 있으나 현행 법령의 체계에서 해결이 쉽지 않은 사유 지 도로에 대하여 주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공공에 의한 관리·정비가 가능하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법안이다. 오늘날의 도로는 주민들의 원활한 통행로 확보는 물 론, 주민편의와 안전을 위한 도로포장과 상·하수도, 전력·통 신, CCTV를 비롯한 안전시설 등 많은 시설물을 설치해야 하고, 또 유지·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사유지 도로는 앞서 언급한 문제들로 인해 도로 정비와 관리가 원활하지 않은데, 이는 결국 주민 불편은 물 론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러한 문제는 해소할 수 있도록 관리와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안된 「사유지 도로 특별법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① 국토부 및 지자체의 사유지 도로 관리계획 수립 사유지 도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5년마다 관리기본계획(국토교통부)과 관리계획(시·도)을 수립하여 정 책방향, 관리 및 정비사업, 정보체계, 분쟁해결, 재정지원 등 에 관한 사항들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사유지 도로는 방대 한 물량이고, 해소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접근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02. 1 여기에서 사유지 도로는 다수의 공중이 이용하는 공용의 도로인 사유지 로서, 「도로법」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법정 도로이며, 특히 「사도법」에 의한 도로인 ‘사도(私道)’와는 차이가 있다. 「사도법」에 의한 사도는 개인 등이 허가를 받아 설치하는 법정도로이며, 토지 소유자가 자기의 필요와 편의를 위해 스스로 설치·관리하는 도로라는 점에서 공용의 비법정 사 실상 도로인 사유지 도로와는 다르다. 2 신상영 외(2021), 「비법정 사실상 도로 실태와 제도개선방안」, 서울연구원 3 김고은·김승훈(2022), 「‘사실상 도로’의 관리를 위한 기초현황분석 연구」, 국토연구원 21 2024. 06. June Vol. 684

보면, 「도로법」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유지인 사실상의 도로에 대해 행정청(지방자치단체 등)이 그 도로를 시공하 여 개설하거나 또는 이미 형성되어 있는 기존의 도로에 대 해 확장, 도로포장, 상·하수도 설치 등 도로의 개축 또는 유 지보수공사를 시행하여 일반 공중의 교통에 공용한 때에 는 그 도로는 행정청이 사실상의 지배주체로서 점유·사용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이 경우 토지 소유자는 행정청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이나 매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 시하고 있다(대법원 91다22032). 4 한편, 제안된 특별법안에서는 ‘위험사유지도로’ 정비 사업에 따른 손실보상 규정을 담고 있는데, 소유자 동의 없 이 직권으로 ‘위험사유지도로’로 지정하여 정비하는 것은 재산권을 현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 또, ‘정비사업에 따른 손실보상’에 토지의 점유·사용 (부당이득)에 대한 보상, 매수 등이 포함된 개념인지 성격 과 범위가 분명치 않다. 소유자 입장에서 사유지 도로는 정비사업 이전부터 재산권 침해, 즉 손실이 발생해 왔고, 이는 정비사업과 상관없이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 문제다. ‘위험사유지도로’는 주민편의, 교통약자 보호, 안전사고 및 재해 방지 등을 위하여 정비가 시급한 사유지 도로이기 때문에 공공의 이해관계가 매우 높으므로, 가장 우선적으 로 매수 등 보상이 이루어져야 할 토지라고 할 수 있다. 사유지 도로 문제 해소를 위한 과제 – 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상장치 보완해야 사유지 도로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궁극적인 방법은 토지보상 등의 방법을 통해 이를 줄여나가는 것이지만, 물 량이 너무 많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분포해 있어 주민들의 일상생활의 질과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와 정비가 시급하다. 「사유지 도로 특별법안」은 재산권 침해 문제로 인해 기존 법령의 체계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유지 도로 문 제를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며, 시급한 사유지 도로에 대해 공공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관리와 정비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민편의와 안전을 도모하는 데 의의 가 있다. 「사유지 도로 특별법안」과 관련한 주요 쟁점 – 재산권 침해 및 위헌성 시비 사유지 도로는 사익(사유지)과 공익(도로)이 충돌하 는 지점에 있는 문제이며, 재산권으로서의 사유지의 측면 과 주민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도로로서의 공공성 사이 에서 어떤 측면을 강조할 것이며, 어떻게 조화롭게 절충하 여 균형을 도모할 것인가가 문제의 핵심이다. 제안된 「사유지 도로 특별법안」은 전체적으로 볼 때, 주민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도로, 즉 공공성 측면을 보 다 강조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갈등과 다툼이 끊이지 않은 쟁점으로서 재산권 침해문제를 둘러 싼 갈등과 다툼이 여전히 제기될 수 있고, 본 특별법안에 대해 위헌성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 「헌법」 제23조에 따라 재산권은 국민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기본권인 한편,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 도록 하여야 하며,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헌법정신에 비추어 볼 때, 다수의 일반 공중 통 행에 이용하는 사유지 도로에 대하여 주민편의와 안전을 위한 공공의 관리·정비 필요성이 인정되는 한편, 그에 상응 하여 재산권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서 토지의 점유·사용 (부당이득)에 대한 보상, 우선매수 등 균형적인 반대급부 (공익과 사익 간의 비교형량)를 요구할 수 있다. 특별법을 통해 공공이 사유지 도로를 적극적으로 관 리·정비를 하게 되면, 토지 소유자는 곧바로 부당이득금 청 구나 매수청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판례를 살펴 03. 04. 4 다만, 사유지 도로에 대한 토지 소유자의 부당이득금 반환 여부는 당해 토지에 대한 소유자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포기 여부가 핵심적인 판단기준인데, 소유자가 스스로 그 소유 토지를 오랜 기간 일 반공중을 위한 통행로로 제공한 사실상의 도로에 대하여는 소유자가 배 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보며 그 행사가 제한된다는 법리가 확 립되어 있고 판례상 다수의견이며, 이렇게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했 다고 보는 경우에는 소유자는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5다31736, 2016다264556 등). 법으로 본 세상 주목 이 법률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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