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6월호

② 제재 영역 : 여타 형벌(제재) 목적도 그렇지만, 다중사기범죄에 대한 제재는 응보적 효과와 예방적 효 과를 입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중사기범죄가 이른 바 이득범죄이고, 더 나아가 이들 범죄가 일종의 영업으 로 수행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다는 점을 적극 고려하 여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 때문에 이득에 상응하는 형벌(벌금 등)을 상향하거 나 이득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범죄자들이 다중사기를 영업으로 삼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기범죄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된 것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망자와 (잠재적) 피기망자 사 이의 비대칭성을 완화해주려는 다각도의 조치도 필요 해 보인다. ③ 피해자 구제 : 사기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 한 피해 보전이 기본적으로 요구되지만, 다중사기범죄 의 특성상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거나 다수의 피해 자가 연대하여 구제받는 전략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 다. 기망자가 기업인 경우 그 필요성은 더 크다. 이처럼 다중사기범죄의 규범 영역을 세분화하여 접근함으로써 여러 유형의 사기범죄를 포섭하면서, 다 중사기범죄라는 반사회적 현상을 규제하는 단일한 체 계 안에 통합, 규제하는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다. 이는 새로운 유형의 다중사기범죄가 지속적으로 등장하여 전통적인 규범체계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고, 범죄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데 비해 여러 개별 법 률들이 각각 다른 대응방안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보 다 총체적인 시각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 서 효율적인 측면도 있다. 제21대 국회의 임기만료로 사기관련 주요 법안들 이 폐기되었지만, 제22대 국회에서도 입법자들의 지속 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다중사기범죄에 대한 입법과 규 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는 추후의 적잖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성격을 지닌다. 다시 말해 이 개념을 통해 기존 법 도그마틱의 한 계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거나, 앞으로 발생할 다양한 유형의 사기범죄 형태를 포섭할 수 있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적어도 현대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일련의 경제·금융범죄를 개념화하여 분석할 수 있는 틀을 제공 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설명력도 지닌다. 이와 같은 다중사기범죄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규 제의 목적에 따라 그 방식을 달리하여 단계적으로 접근 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를 ‘다중사기범죄의 규범 영 역’이라고 부르고, 그 규제 영역을 금지, 피해, 피해자 구 제의 세 단계로 나누어 간략히 개괄하고자 한다. ① 금지 영역 : 다중사기범죄의 규범 영역에서 금 지 영역은 사기범죄의 다양한 현상과 유형을 포착하여 법의 언어로 담아내는 일이다. 통상 「형법」 제347조의 구조에 따라 기망과 착오, 편취행위, 그리고 재물 내지 재산상 이익의 취득을 핵심으로 하되, 사기, 기망, 착오, 위계, 사술, 횡령, 배임, 우월, 강박, 공갈, 협박, 위력, 약 탈, 사해행위, 불공정, 재산상(의) 이익 등(이하 ‘기망 등’) 의 행위태양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필요도 있다. 또한 금융행위를 매개하는 실질인 금융회사 등에 대한 규정을 통해 이들 행위가 기망 등의 수단을 사용하 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 당연히 유사수신행위를 비롯하 여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서 기망적인 수단을 쓰고 착오 를 유발하는 무인가, 무허가, 미등록, 미신고 등 금융업 영 위행위도 금지영역으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WRITER 김대근 한국형사 · 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4 위장수사는 강제수사의 속성을 지니지만, 영장주의가 직접 적용되는 영역의 강제수사는 아니다. 5 헌재 2003.6.26. 2002헌가14; 헌재 2013.10.24. 2011헌바106등 6 국 민통합위원회, “민생사기근절 특위 정책제안 발표”, 2023.9.11. 7 5 0억 이상 사기범죄자 신상공개를 규정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일부개정안(의안번호 5254)은 그동안 피의자 신상공개가 갖는 문제점 을 그대로 답습할 뿐 아니라, 사기-채무불이행-투자가 착종된 경제범 죄 수사에 있어 더 큰 위험을 내포하게 된다(김대근, 「피의자 신상공개 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시사IN, 2020.6.10. 참조). 한편 피의자 신상공 개제도는 올해 시행된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운용 중이다(김대근, 「[오피니언]…대중 의 호기심 위한 신상공개는 위헌」, 『중앙일보』, 2024.2.28. 참조). 41 2024. 06. June Vol.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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