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7월호

- 나이 듦, 기억, 후회, 윤리를 파고드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가장 많이 회고하는 시기가 있 다면 아마도 젊은 날일 것이다. 도전하고 경험하 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불완전한 시기다. 학창 시절의 우정, 시기와 질투, 허세가 공존하는 가운데 사랑의 열병을 앓으며 성인이 되어간다. 치기 어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누군가의 삶에 생채기를 내기도 한다. 서툰 관계와 미숙함 이 빚어낸 상처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기억되고 더뎌진다. 상처 준 사람의 기억은 흐려지고 상처 받은 사람의 기억만이 남아 있다. 나이 듦, 시간, 기억의 왜곡 등에 관한 묵직 한 주제로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다산책방, 2023)를 읽으며 드는 생각이다. 이 책은 40년 세월이 흘러 개인의 역 사 속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한 남자의 삶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기억을 곱씹으며 인 생의 의미를 알아간다. 기억하는 것과 “실제로 본 것” 사이의 진실 소설가 줄리언 반스는 1946년에 영국 레스 터에서 태어났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으며,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사전’ 편찬, 문학잡지 칼럼 기고, TV 평론가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일했다.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 몸 어워드상’(1980) 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는다. 이후 『플로베르의 앵무새』, 『잉글랜드, 잉글 랜드』, 『아서와 조지』 등 장편소설과 단편집, 수필 집을 발표해 다수의 상을 받았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영연방 최고 문학상인 ‘맨부커 상’(2011)을 수상했다. 이 책은 줄리언 반스의 작 품세계를 가장 잘 집약한 대표작으로 꼽히며, 그 는 ‘전후 영국이 낳은, 가장 지성적이고 재치 있는 “ 역사 는 살아남은 자들의 회고에 가깝다” 76 명문장으로 읽는 책 한 권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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