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자본거래에서 주주가치의 훼손 방지 첫 번째 실익은 자본거래에서 주주가치 훼손 방지 이다. 자본거래란 회사의 계좌에는 직접적인 손익을 유 발하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지분율을 건드리거나 주주가 치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합병, 분할, 발행 등 M&A 거래를 말한다. LG화학의 물적분할 상장을 예로 들어보자. LG화학 이 알짜배기 배터리 사업부문이 있으나 돈이 필요하므 로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이때 그냥 유상증자를 하는 것 보다는 배터리 사업부문만 분할하여 유상증자를 하면 증자대금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적분할 뒤 유상증자를 하면 되는데, 그 렇게 하면 지주사인 LG도 증자에 참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증자에 참여하여 돈을 내면 되지만 그러기는 싫고 참여를 하지 않으려니 LG, 그러니까 총수의 지배력이 희 석되는 딜레마가 생긴다. 총수가 증자 참여를 피하면서도 지배력도 잃지 않 는 묘안이 없을까? 그것이 바로 물적분할이다. 지배력 희 석을 겪지 않으면서 돈을 조달하는 방법은, 배터리 사업 부를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으로 떼어내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이를 상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존 일반주주들은 배터리 사업부에 대한 주주권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에 대해 신주인수권 주장 은 물론 일체의 문제제기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회 사를 쪼갠 다음 상장을 하면(이른바 ‘쪼개기 상장’) 총수 는 지배력 희석 방지와 유상증자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이로써 LG화학의 일반주주들이 입는 피해는 무엇 일까? 인적분할 방식을 택하였더라면 가질 수 있었던 상 장차익을 얻을 기회, 알짜사업인 배터리 사업에 대한 주 주로서의 권리 상실 등이다. 상장차익을 처음부터 모두 일반주주에게 돌려줄 것이 전제되어 있었다면 피해가 거의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전제로 한 거래는 애당초 아니었기에 상장을 전제로 물적분할을 하는 순간 이미 일반주주들 의 법익 침해(=주주권 상실 내지는 주주권의 감축 또는 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1983년에 회사의 이익과 주주 의 이익은 엄격히 구별되며, 이사의 선관의무는 회사의 이익만을 포함한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고, 그 뒤 2004년에 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초래한 가장납입 사건 에서 이사는 주주의 재산권을 보호할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며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한 판결 이 회사법 교과서에서 이사의 주주보호 의무를 부정한 리딩 케이스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문제, 그러니까 회사와 주주의 구별 문제, 그에 따른 이사의 선관·충실의무의 대상 문 제는 법학 수험생들의 관심을 넘어 사회적인 관심까지 얻지는 못하였다. 2006년 LBO 사건을 계기로 필자도 관련 논문을 쓰기도 했을 정도로 이사의 배임죄 성립여부와 관련하 여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의 구별 문제가 크게 부각 된 바 있으나, 역시 학계나 실무 수준이었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주목을 끌게 된 계기는 2009년 에버랜드 사건 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뒤 이 이슈는 잠잠해졌다가 2015년 삼성물산 합 병 때 다시 불거졌고, 이때 필자는 처음으로 「상법」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였으나 그때도 지금만큼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LG화학의 물적분할 상장으로 LG화학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문제가 드디 어 「상법」 개정 움직임으로 연결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꽤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별로 관심을 얻 지 못하다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주식투자자 수가 급증하고 LG화학의 다수 주주들이 주가하락으로 손실 을 보자 이 사건이 여론과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입법 움직임이라는 동력을 얻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 「상법」 개정의 실익 「상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실익 이 있을까? 여러 실익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지면관계상 가장 핵심적인 것 두 가지만 소개한다. 법무사 시시각각 이슈와 쟁점 40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