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8월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독일은 그렇게 순조롭게 과거사를 청산한 나라는 아니었다. 1966년 말 나치 전력 자 쿠르트 게오르크 키징거가 독일 연방총리로 지명되 자 청년들은 격렬히 저항했다. 나치의 과거 유산을 추적 하던 언론인 베아테 클라르스펠트(1939)는 68년 11월, 집권당인 기민련(CDU) 당 대회에서 단상에 앉아 있던 키징거의 뺨을 때리며 “나치, 나치! 꺼져!”라고 외쳤다. 20대 후반 무명의 여성 언론인이 남성 최고 권력자 의 뺨을 후려친 이 사건은 ‘1968년 정신’의 실재이면서 이른바 ‘68운동’(논자에 따라 ‘68혁명’ 또는 ‘68봉기’라 고 표현하기도 함)의 서곡이었다. 그것은 기성세대에 대 한 당시 청년세대의 환멸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68세대 극단 테러조직의 활동을 그린 영화 2008년 제작된 「바더 마인호프(The Baader Meinhof Complex, 2009)」는 바로 이 68세대들의 활 동을 담은 영화다. 혁명을 꿈꾸었던 테러리스트, 현대사 를 뒤흔든 테러리스트들의 이야기다. 1967년 6월 2일, 서독. 이란의 전제군주 팔레비샤 방문 반대 집회에서 ‘베노 오네소그’라는 대학생이 경찰 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한편, 루디 두치케(Rudi Dutschke, 1940~1979)! 그 는 구동독에서 태어나 유년기부터 루터교 공동체에 가 담하고 인민군 입대를 거부하는 등 구동독 정보국 스타 지(STASI)의 감시를 받아왔다. 극단의 시대 「바더 마인호프」 & 「돌입하라! 아사마 산장사건」 법무사의 시네리뷰 그는 반자본, 반미, 반독재, 반전주의를 표방하며, 1968년 3월 체코 프라하로 건너가 반군부, 반공산주의 운동인 ‘프라하의 봄’을 주도했다. 그런 두치케가 1968년 4월 11일 베를린 시내에서 경찰관에 의해 피격당한다. 이 두 사건에 분노한 독일 적군파(RAF: Red Army Faction) 청년 ‘안드레아서 바더’는 동료들과 함께 백화 점 폭탄테러를 일으키고, 여성 언론인 ‘울리케 마인호 프’가 이들을 옹호하고 활동에 동참하게 되면서, ‘바더 마인호프’라는 테러집단이 결성된다. 나치 잔재 청산과 반자본주의를 기치로 내건 이들은 폭탄테러와 방화, 비 행기 납치 등 극단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려 한다. 역사상 가장 급진적이고 파괴적인 테러단체로 손꼽 히는 바더 마인호프에게 살해당한 서독의 명사로는 서 독 굴지의 은행 드레스덴의 은행장 위르겐 폰토, 서독 연방검찰총장 지크프리트 부바크, 서독 경제인연합회장 한스 마르틴 슐라이어, 지멘스 임원 카를하인츠 베쿠르 츠 등이 있다.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인 미국 육군대장 알렉산더 헤이그도 이들에게 살해당할 뻔했다. 이 외에도 바더 마인 호프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암살사건이 여럿 존재한다. 갈수록 대담해져가는 테러활동은 전 세계에 큰 충 격을 주었고, 세상은 이들에게 등을 돌리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과 싸우는 연방경찰국장 호르스트는 이들 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분증 전산화와 체 계적인 검문검색 등 효과적인 정책들을 활용, 독일 적군 파들을 일망타진하는 유능함의 정화로 그려진다. 70 율사삼인지언문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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