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백내장 수술 이야기 필자는 약 2년 전부터 사용 연한(年限)이 지나서인지, 시 력이 나빠져 불편을 느끼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안과를 방 문했는데, 검사 결과 백내장이 시작되어 왼쪽은 아직 쓸 만 하나 오른쪽이 많이 나빠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백내장은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적기(適期)에 수 술하는 게 좋으니 1년 후쯤 내원해도 되겠다”고 했다. 이후 1 년이 순식간에 지났고, 금년 들어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다시 안과를 찾았더니 지금 수술날짜를 잡아도 7개월 후에나 차 례가 온단다. 어쩔 수 없이 그 병원을 뒤로하고 요즘 새로 생긴 집 근 처 병원을 찾아 문의하니, 1개월 내로 수술이 가능하단다. 중 병(重病)도 아니고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신체 부위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눈 아니겠나. 그래서 예부터 “몸이 1천 냥이면, 눈은 9백 냥”이라 했었다. 그래 신중을 기하기 위해 이미 백내장 수술을 경험한 선배격인 분에게 문의했더니, 자기도 처음에는 무서운 생각 이 들어 담당의사와 상의하니, 의사 말이 자기는 밥 먹고 매 일 하는 일이 백내장 수술이고, 지금까지 수술 인원이 수백 명에 이르지만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걱정 말라고 하 더란다. 선배의 말을 듣고 안도의 마음으로 수술 날짜를 잡은 후 의사의 손에 내 소중한 눈 한쪽을 맡겼다. 수술시간은 30 여 분으로 그리 길지 않았으나 견디기가 매우 힘들었는데, 수 술은 잘 되었단다. 의사는 수술한 눈을 안대로 완전히 봉해 놓더니 내일 아 침 일찍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내일 눈이 제대로 떠질지 의 문이지만, 이미 저지른 일을 돌이킬 수도 없고 의사를 믿어야 지 별수 있나. 우여곡절 끝에 수술한 눈은 광명을 되찾았다. 그런데 수 술 전에는 잘 보이던 다른 쪽 눈이 잘 안 보이는 느낌이라 소 위 짝짝이 눈이 된 듯하다. 수술 전에 비하면 몇 배가 잘 보이 는데도 다른 쪽 눈도 수술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사람의 욕심은 무한하여 편리함만 찾게 마련인가 보다. 인간에게 한없이 솟아나는 욕심과 허영은 과감히 버리는 지 족상락(知足常樂)의 지혜가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양(陽)과 음(陰)이 있는 법, 백내장 수술 후 눈이 밝아지니 그동안 무심코 지냈던 내 얼굴의 검버섯(저승 꽃)이 모두 보여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 노년이 되어 노안(老 眼)이 오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보지 말고 볼 것만 보 라는 조물주의 뜻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저승꽃이 좀 창피하지만 기나긴 인생의 여정에서 받은 훈장(勳章)으로 생각한다면 좀 위로가 되리라 여기면서 백내 장 수술 경험을 복기(復棋)해 본다. 새로 구입한 차량도 약 10만 km를 운행하면 필요부품 을 교체해야 안전하다고 한다. 사람의 육체도 한 70여 년 지 나면 아무리 강철 체질이라도 병이 나는 게 당연한 일인 것 같다. 필자도 고희(古稀)가 지난 지 어언 10년에 근접해 70대 의 강을 무사히 건너려면 아직도 1년 반 정도 남았다고 계산 해 본다(생일이 12월이라). 지나온 과거를 회상해 보면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세월 을 헤쳐온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게 어 디 나 혼자만의 힘이었을까? 이미 고인이 되신 부모님과 가 족, 그리고 이웃 친지들의 도움이었음을 절감(切感)한다. 그 분들의 보살핌에 늦게나마 감사를 드린다. WRITER 조한산 법무사(경기중앙회) 슬기로운 문화생활 72 문화路,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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