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된다. 더위를 못 이겨 산보를 나선다.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와 함께 진하게 물이 오른 풀 향기도 같이 바람에 실려 온다. 여름밤이 머금고 있는 신비로우면서도 강렬한 생명력에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매혹되었는가! 완벽한 낙원, 정글의 신비로운 풍경과 원초적 회귀본능 이국의 정글 한가운데 푹신한 붉은 소파가 놓여 있다. 나신의 여인이 소파에 반쯤 누운 채로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 다. 그녀를 둘러싼 원시림은 신비로운 동·식물로 가득하다. 청명한 밤하늘에 걸린 하얀 달은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준다. 여인이 가리키는 지점에는 검은 피부의 남성이 피 리를 연주 중이다. 야생의 맹수들은 여인의 아름다움 때문인지, 남성이 부는 피리소리 때문인지 홀린 듯 얌 전히 눈만 끔벅이고 있다. 현실과 비현실이 섞인 듯한,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느낌을 자아내는 이 작품은 프랑스의 후기인상파 화가, 앙리 루소(1844-1910)의 「꿈」(1910)이다. 자연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자연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향수는 강해진다. 이는 우리의 DNA 어딘가에 새 겨진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다. 루소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국의 원시림을 그리며 복잡한 삶에 지친 도시 민의 숨겨진 욕망을 표현하였다. 외국으로 원정을 다녀온 병사들의 이야기와 파리 Art & 강렬한 생명력, 한여름 밤의 꿈 앙리 루소, 「꿈」 (1910)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 「한여름 밤의 꿈 서곡」 op. 21 (1826) 76 음악이 들리는 그림 이야기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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