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9월호

성년후견 개시신청에 포함된 채무변제 위한 ‘아파트 처분 허가’는 불발되고 의뢰인 A는, B의 극단적 선택 시도 후 발생한 병원 비 약 800만 원은 급한 대로 부모님이 지급했으나, 매 달 병원비 약 200만 원, 간병비 약 400만 원, B의 미성 년 자녀들의 생활비와 각종 대출채무 이자 등 월 900 만 원 상당의 지출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에 성년후 견 개시신청을 하여 후견인으로 A 자신이 선임된 후 B 의 아파트를 처분해 채무를 변제하겠다고 했다. 그것만 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A에게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안내하고, 신속하게 아파트를 처분할 필요가 있 을 것으로 판단되어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서에 B의 아파트 처분 허가를 구하는 내용을 추가하여 접수했다. 더불어 B의 추정 상속인은 이혼으로 인해 자녀 2 명뿐이었으나 모두 미성년인 관계로, (추정 상속인은 아 니지만) B의 부모와 형제자매들에게 후견개시 동의서 를 받아 법원에 제출하였다. 그런데 접수 후 2개월이 지나도록 심문기일이 잡히 지 않아 필자는 신속히 후견개시가 이루어져야 하는 사 정을 설명하면서 ‘기일지정신청’을 하였고, 그러자 심문 기일이 잡혔다. 심문기일에 A가 출석하니 판사님은 성 년후견개시 청구에 같이 신청한 아파트의 처분 허가는 인용할 수 없다면서, 대신 성년후견개시 후 법원에 재산 목록을 제출할 때 ‘성년후견인의 임무수행에 관하여 필 요한 처분명령’을 제출하면 우선적으로 신속히 검토하 겠다고 약속했다. 신속한 재산목록 작성과 처분명령 신청, 아파트 경매 직전 매각 성공 심문기일이 지나고 필자는 아파트 처분에 시간이 걸리므로 A에게 미리 중개사무소에 매물로 내놓도록 조언했다. 또, 성년후견 개시가 확정되어 후견등기촉탁 이 이루어지자 A에게 후견등기부를 발급받아 신속하게 안심상속(후견인) 원스톱 서비스를 신청하도록 하였다. 필자도 신속히 재산목록을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 하고, 더불어 아파트의 처분 허가를 구하는 ‘성년후견 인의 임무수행에 관하여 필요한 처분명령’을 제출했다. 다행히 판사님이 약속을 지켜 사건접수 후 4일 만에 인 용결정이 났다. 아파트를 미리 매물로 내어놓은 덕분에 너무 늦지 않게 아파트 매매계약도 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파트 잔금 받을 날을 기다리는 동안 은 행으로부터 아파트 담보대출이 장기간 연체되어 경매 를 진행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놀란 B의 부모님이 급히 돈을 융통하여 연체된 원리금을 변제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아파트를 매각할 수 있었고, 그 매각대금으로 기 존 채무를 전부 변제한 후 약 2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의뢰인의 계획대로 향후 B의 병원비와 자녀 들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성년후견은 단순한 후견개시 심판청구 사건이 아니다 법무사의 성년후견 사건은 단순히 친족 후견인이 선임될 수 있도록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만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본 사례처럼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파악 하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년후견개시 이후 의 재산목록, 성년후견인의 임무수행에 관하여 필요한 처분명령 및 이행결과보고서 등의 작성 및 제출까지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일이다. 현재 B는 큰 차도 없이 여전히 병원에 누워있는 상 태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으나, 다행히 채무 장기 연체로 아파트가 경매되기 전에 적절한 가격으로 처분 해 은행 채무를 갚고 B의 병원비와 자녀들 양육비에 사 용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에 작은 위 안을 삼아본다. WRITER 문정민 (사)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 이사 73 2024. 09. September Vol.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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