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9월호

수상 중국 ‘장가계’ 기행 다리 떨리기 전에 가라 고희를 넘긴 나이와 복잡한 줄서기, 까다로운 출입국 절 차 등을 싫어하는 천성 탓에 몇 해 전 딸애와 함께한 호주 가 족여행을 끝으로 내 생애 외국여행은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 각했지만, 30년 이상을 함께한 등산모임에서 추진하는 중국 장가계 여행에 우여곡절 끝에 합류하게 되었다. 무수한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았던 장가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과장 은 아닌 듯 일행 중 절반 이상이 초행길이 아니었다. 수억 년 전 바다에서 솟아올랐다는 3만 개가 넘는 웅장 하고 수려한 기암괴석들을 실제 눈앞에 마주하고 보니, 유구 한 세월과 거대한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이 한없이 초라 하고 왜소하게 느껴졌다. 장가계는 빼어난 경관 외에도 신기한 볼거리들이 많았 다. 특히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원숭이들이 숲속 곳곳에 서식하며 인간들이 들고 있는 바나나를 잽싸게 약탈(?)해가 는 낯선 광경, 천길 낭떠러지에 아슬아슬 위험하게 설치된 길 고 긴 잔도(일부 구간은 투명한 유리로 설치됨), 가파르고 험 준한 산악지대를 30분 이상 운행하는 아찔한 케이블카, 까 마득한 절벽에 설치된 326미터 높이를 2분만에 오를 수 있는 초고속 백룡 엘리베이터, 999계단을 힘들게 올라야 감상할 수 있었던 천문산, 지금은 바위산 속에 터널을 뚫어 설치한 무려 16개에 달하는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쉽게 접근할 수 있 는 하늘문 등은 장가계의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간이 개발한 기계장비 덕분에 장가계 곳곳의 숨은 비 경을 한결 수월하게 감상할 수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 6시에 기상하여 매일 15,000보 이상 걸어야 하는 강행 군은 다리 떨리기 전에 다녀와야 할 곳임을 실감케 했다. 보봉호수의 아기고기 수억 년 전의 지각변동으로 바다와 육지가 뒤바뀔 때 장 가계의 바위들이 육지로 솟아올랐다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바위들이 바닷속에 잠겨있을 때,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고 다니면서 종족보존을 이어가던 수 많은 어류들은 어찌되었을까? 오래전 KBS-NHK 합작 다큐멘터리 「생명 그 영원한 신 비」를 감상한 적이 있다. 지구 생성 후 최초 박테리아로부터 인간의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풍부한 화석 등 자 료와 과학지식을 토대로 인간 탄생의 ‘어류진화설’을 설득력 슬기로운 문화생활 74 문화路,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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