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10월호

‘뜻밖의 상황에 기가 막힌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어이가 없다”를 “어의가 없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 듯이 요즘 문해력(文解力, literacy)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우리 법률가들도 그 위험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소장이나 신청서 등에서 그야말 로 “어이없는” 표현을 보게 되면, 왠지 그 명제나 주장 의 신빙성이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느끼지 않겠는가? 호가호위(狐假虎威)와 호의호식(好衣好食) “호가호위(狐假虎威)”는 여우가 호랑이(虎狼-)의 위세(威勢)를 빌려 호기(豪氣)를 부린다는 뜻이다. 남 의 권세(權勢)를 빌려 위세(威勢)를 부리는 경우를 가 ‘호가호위’를 ‘호가호의’로 쓴다고? 어이가 없네! 호가호위, 방증, 동고동락 등 한자(사자성어)의 바른 표기 법률가의 ‘바른’ 글쓰기 ④ 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를 “호가호의”로 적는 이가 많다. “호의(好意)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영화 「부당거래」의 대사가 연상되어서일 수도 있고, 바로 “호의호식”에서의 “호의”와 혼동해서일 수도 있겠다. “호의호식”은 “好衣好食”이다. 의식주가 풍요롭고 아쉽 지 않다는 뜻이다. 여기의 “호”는 좋을 호이지, 호랑이 호가 아니다. 나아가 “호불호가 한다(있다)”라는 표현도 심심찮 게 보이는데, “호불호가”라는 사자성어가 있지는 않다. 호(好)와 불호(不好)가 나뉜다는 뜻이니, 그대로 호불 호(好不好)가 “나뉜다”, 또는 “갈린다”라고 쓰는 게 맞 겠다. “복걸복”이라는 표현도 봤는데, “복(福)”되거나 “불복(不福)”하다는, 어떤 일이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으므로 운수에 맡긴다는 의미인 “福不福”을 글 자로 보지 않고 듣기만 하던 사람들이 잘못 옮긴 말이 다. “우천(雨天) 시(時) 장소가 변경될 수 있다”는 공지 에 대해 “우천시가 어디에 있는 시(市)냐?”고 물은 사 람도 있다던데, 몰라서 그런 거니까 이해하자. ‘반증’과 ‘방증’을 구별하자 “그가 거기에 있다는 것은, 한 시간 전에 집에서 72 율사삼인지언문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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