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10월호

선선한 바람과 함께 이웃과 넉넉함을 나누는 시간이 돌아왔 다. 가을은 결실과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인지 지금도 그렇지만 과 거에도 결혼의 계절이었다. 아쉽게도 사진이 발명되기 전의 결혼 식 장면은 회화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기록으로 남 겨진 회화의 대부분은 지배계급인 왕족이나 귀족들의 것이었다. 브뤼헐의 가을 풍속화, 16세기 서민들의 떠들썩한 ‘결혼식’ 풍경 하지만 19세기 조선의 풍속화가 김홍도나 16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피터르 브뤼헐’처럼 주류에서 벗어남을 두려워하지 않고 서 민의 일상생활이 주는 평범함의 가치를 아는 이들 덕분에 우리는 과거 범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플랑드르 회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브뤼헐은 종 교화와 인물화가 주를 이루던 시기에 농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교훈과 위트를 담아 예술작 품으로 승화시켰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모든 인물 들이 각자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고, 이 작은 이야기 가 모여서 전체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재미있는 구조 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 그가 1568년에 완성한 「농부의 결혼식」은 어떨까? 우선 결혼식이니만큼 주인공들을 찾아보자. 그림 가운데 초록색 휘장을 뒤로 한 채, 머리에 화관을 쓴 신부는 농부의 딸이지만 날이 날이니만큼 머리에 화관을 쓰고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은 채 지체 높은 소박하지만 유쾌한, 서민들의 가을축제 피터르 브뤼헐, 「농부의 결혼식」 (1568) 안토니오 비발디, 『사계』 중 「가을」 (1725) Art & 78 음악이 들리는 그림 이야기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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