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민송사소민송사소송 민사집행법 민사집행법 민 법 형 법 헌 법 민법강의 가족관계등록법 상 속 세 지 방 세 부동산등기법 상법 부동산 등기법 상 법 法典 法 典 ISSN 2233-4688 월간 법무사 생활법률전문가 127년 2024. 11 vol. 689
발행인 이강천 편집인 배종국 편집주간 김정준 편집위원 강신기, 권중화, 김여원, 김지안, 김천규, 박윤숙, 박재승, 박찬계, 서영준, 이경록, 장태헌, 전재우, 한응도 편집장 임정와 편집간사 김승준 발행처 대한법무사협회 발행일 2024년 11월 5일 통권 제689호 디자인·인쇄 주식회사 더블루랩 일러스트 조옥경 정기간행물 등록 1965년 5월 7일 강남, 라 00102호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651 (논현동, 법무사회관) 전화 02)511-1906~9 팩스 02)546-4362 이메일 <편집부> kabl@hanmail.net 홈페이지 www.kabl.kr 비매품 ※ 본지에 게재된 글들은 대한법무사협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1월 법전 법전의 한 줄 한 줄은 사람들의 삶을 지켜줍니다. 언제나 법무사의 곁에서 의뢰인의 법익을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 법전, 법무사의 충실한 동반자이자 애장품입니다. 법 무 사 와 애 장 품 法 典 민사소민송사소민송사소송 헌 법 민법강의 가족관계등록법
08 열혈 법무사의 민생사건부 _ 종중의 부동산소유권이전청구소송 (방어) 승소 사건(2019. 청주지방 법원 충주지원) 14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_ 푸 드테크 산업의 미래와 주목할 만한 기업, 「흑백요리사」 20 주목 이 법률 _ 2 024 개정 「성폭력처벌법」 · 「청소 년성보호법」 · 「성폭력방지법」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24 법률고민 상담소 _ 민 사, 부동산등기, 형사, 민사소송 분야 28 새로 시행되는 법령 _ 「 도로교통법」 일부개정 (2024.10.25. 시행) 등 30 요즘 화제의 판결 _ 【대법원 2020도12920】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위반(아동 학대죄) 등 91 내가 만난 법무사 _ 최진훈 법무사(서울중앙회) 32 이슈와 쟁점 _ 「부동산등기규칙」 개정에 대한 대응과 향후 과제 _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 「양육비 이행법」 개정의 의미와 과제 _ ‘복수주소제’의 도입 논의와 주요 쟁점 44 발언과 제언 _ 「 민사조정규칙」 제6조제2항의 위헌성과 개정 再공론화를 위한 제언 48 뉴스 투데이 _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등 민생안전 관련 법률 공포 _ 「형사소송법」, 「공탁법」 일부개정법률 공포 등 50 법무사가 사는 법 _ 장 기기증자 유족 지원 공익법무사로 활동하는, 하지운 법무사 Contents 월간 법무사 생활법률전문가 127년 법으로 본 세상 법무사 시시각각 14
54 법무현장 Q&A _ 회 계법인 이사변경 등 최근 협회 질의회신 공유 58 맞춤형 최신 대법원 판례요약 _ 2 024.7.31.선고 2023다266420 판결 등 62 나의 사건 수임기 _ 허 위의 홍삼대금 지급명령신청 확정 후 청구이의 승소기 68 오뚝이 멘탈 관리법 _ 멘 탈 건강의 핵심 – 자기돌봄의 지혜 06 미경유람 _ 강원도 추암해변의 낙조 72 율사삼인지언문 _ 법 무사의 시네리뷰 ④ - 호세 루이스 쿠에르다, 「마리포사(Butterfly Tongues)」 74 문화路, 쉼표 _ ( 수상) 내 몸 사용 설명서 76 명문장으로 읽는 책 한 권 _ “ 온화함과 다정함은 분노와 힘보다 강하다.”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78 음악이 들리는 그림 이야기 _ 카 스파 프리드리히,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 브람스, 「F.A.E 소나타」 중 3악장 ‘스케르초’ 80 협회는 지금 _ 협회 · 지방회 · 법무사 동정 86 법무사 신규등록 · 등록공고 90 편집위원회 레터 _ 노년의 미학 현장활용 실무지식 슬기로운 문화생활 동정·등록 78 50 05 2024. 11. November Vol. 689
06 미경유람 슬기로운 문화생활
美 景 遊 覽 11 강 원 도 추 암 해 변 의 낙 조 07 2024. 11. November Vol. 689
지난 호에서는 종중이 제기한 부동산 소유권이전청구소송에 대응 하여 승소한 후 증여등기를 의뢰했던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이전 소송을 어떻게 방어했는지 궁금하다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이전 소송 사건에 대해 풀어보려 한다. 지난 호와 연계해서 보면,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땅 수용 보상금 나오자, 급조된 종중에서 소유권이전소송 제기 법무사 1년차, 아니 0년차 시절이던 2019년, 연고도 없는 안양에 겁 도 없이 법무사사무소를 개업하고 홍보 전략에 골몰해 있던 나는, 모교인 대학 커뮤니티까지 진출해 개업광고를 올리고는, 과연 사건 의뢰가 올까 의구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며칠 후 대학원을 준비 중이라는 한 후배 의 뢰인으로부터 사건의뢰 메일이 왔다. 자신의 아버지가 충주에 땅을 갖고 있는데, 최근 종중에서 그 땅에 대해 소유권이전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여 러 법률 사무소를 찾았으나 사건을 맡아주겠다는 곳이 없어 내가 사건을 맡아준다면 의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건의 정황을 보아하니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어 사건 을 맡겠노라고 하고, 며칠 후 의뢰인과 모교 라운지에 마주 앉아 상담을 시작했다. “충주의 그 땅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선산과 근처 농지들이에요. 지금까지 세금은 우리가 냈는데, 땅을 내놓으라니! 종중의 부동산소유권이전청구소송(방어) 승소 사건 (2019.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 08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조 상 묘 조상묘
우리 집안은 법률적 형식을 갖추고 있는 “종중”은 없기 때문에 충주 땅은 그냥 4개의 집안사람들이 대대로 공유하고 있는 땅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네요.” 의뢰인은 소유권이전소송을 제기한 그 “종중”을 “종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충주 땅은 장남이었던 자신의 아버지가 아주 어릴 때 할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소유하고 있는 땅이고, 할아버지 생존 시에는 직접 그 땅을 관리하셔서 문제가 없었으나, 돌아가신 이후 할아버지가 납부해 오던 재산세를 집안 어른들에게 납부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문제가 불 거졌다는 것이다. 당시 집안어른들은 아직 어린 의뢰인의 아버지에게 “네 명의로 된 땅이니 네가 해결하라”는 식으로 나 몰라라 했고, 그때부터 아버지는 “내 소유의 땅”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나중에 달라고 하기나 해봐라” 하며 수십 년간 세금을 납부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 땅의 일부가 공공기관 주차장으로 수용되면서 보상금이 나온 거예요. 그러자 갑자기 집안사람들 몇 명이 ‘종중’을 급조한 후, 땅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의뢰인은 억울하다는 듯 나에게 반문했고, 나 역시 공감을 표했다. 어려울 때는 모르는 척하다가 돈이 보이니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심보 아 닌가. “제가 ‘종중’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개념만 알고 있지만, 이것은 경우 가 아니지요. 판례도 결국은 상식에 기반하는 것이니 좀 더 자료를 조사 해 보면 사건을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소송 자료 를 보내주시면 검토해 보고, 사건 진행에 착수하겠습니다.” 재산서 납부서 명의신탁 ‘종 중’ 수 용 지 집안어른들은 “네 명의로 된 땅이니 네가 해결하라”며 나 몰라라 했고, 그때부터 피고는 수 십 년 간 세금을 납부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땅의 일부가 공공기관 주차장으로 수용되며 보상금이 나온 거예요. 그러자 갑자기 집안사람들 몇 명이 나서 종중을 급조한 후, 땅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의뢰인은 억울하다는 듯 나에게 반문했다. 09 2024. 11. November Vol. 689 조상묘 조 상 묘
납세의무를 통한 소유권 정당성 입증, 방어전략에 딱 맞는 판례 찾아내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컴퓨터에 앉아 종중 사건에 관한 판례를 검토하며 서면의 아웃라인을 잡아나가는 한 편, 현재 사건의 진행 내역을 찾아 살펴보았다. 피고(의뢰 인의 아버지)는 소장 송달 후 사건을 맡아 줄 변호사를 찾 지 못해 제때 답변서를 제출하지 못했고, 그러자 법원에서 무변론판결 선고기일을 잡아 통지서를 송달했다. 피고는 어쩔 수 없이 청구이유에 관한 구체적인 답변 은 뒤로 미룬 채 일단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만을 작성해 제출했는데, 법학도로 법률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던 의뢰 인이 일단 그런 식으로 임시방편 처리를 해둔 것이었다. 그렇게 잡힌 변론기일이 2019.6.12. 내가 서면작성에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주일. 서면작성 시간을 벌기 위해 서둘러 송달영수인 신고를 하고 ‘변론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급박하게 신청한 변경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1주일 안에 준비서면을 완성해야 하는 상황. 나는 불굴의 의지를 다지며 신속하게 서면작성 준비 에 돌입했다. 종중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파악하려면 내부 규칙인 ‘정관 또는 규약’을 검토해야 하고, 그 종중이 집안의 정당한 대표자인지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의사록’ 을 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부동산의 명의신탁은 불법이지만, 종중은 농지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표자에게 명의신탁을 할 수 있다. 의 뢰인 아버지가 소유한 땅이 선산이라 조상의 묘가 모셔진 것이 맞고, 그래서 의뢰인이 여러 법률 사무소에서 상담했 을 때 “종중한테 소유권을 이전해야 한다”는 견해를 냈던 곳도 있었다. 하지만, 의뢰인의 억울하다는 주장은 정의의 문제였 다. 땅의 값어치가 없을 때는 나 몰라라 하며 소유명의자 에게 모든 책임을 미뤄놓고는 이제 땅의 가치가 오르니 땅 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것이다. 비록 그 땅을 선산으로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나 역시도 같은 의문이 들었고, 분명히 같은 생각을 반영한 판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종중 관련 소유권이전 청구에 관한 주요 판례를 찾아 연구 조사를 해나갔다. 그 러다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사이트에서 마침내 딱 원하던 내용이 담긴 판례(대법원 2000.7.26.선고 99다11397판결) 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 판례의 판시사항은 ‘종중과 종중원 등 등기명의 인 사이에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을 인정할 수 있는 요건’ 이었다. ▶ 대법원 2000.7.26.선고 99다11397판결 종중과 종중원 등 등기명의인 사이에 어떤 토지에 관 한 명의신탁 여부가 다투어지는 사건에 있어서, 일단 그 토지에 관하여 등기명의인 앞으로 등기가 경료될 당시 어느 정도의 유기적 조직을 가진 종중이 존재한 사실이 증명되고, 그다음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 된 과정이나 내용이 직접 증명된 경우는 물론, 등기 명의인과 종중과의 관계, 등기명의인이 여럿이라면 그들 상호간의 관계, 등기명의인 앞으로 등기가 경료 된 경위, 시조를 중심으로 한 종중 분묘의 설치상태, 분묘수호와 봉제사의 실태, 그 토지의 규모와 관리상 태, 그 토지에 대한 수익의 수령·지출관계, 제세공과 금의 납부관계, 등기필증의 소지관계 등 여러 정황에 10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나는 본소제기가 소송요건을 흠결하였으므로 소를 각하해 달라는 내용을 먼저 기재하고, 본안에 대한 항변으로 종중 명의신탁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주장, 입증했다. 종중 명의신탁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제세공과금 납부, 등기명의인과 종중의 관계 등 상당 자료가 필요하나 세금은 피고가 계속 납부해 왔고, 피고가 등기명의인이 된 시점에 피고는 종중의 대표자도 아니었다.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등기의 추정력을 인정한다. 동어반복 같지만 등기 추정력은 등기부에 적힌 내용이 사 실이라고 “추정”되는 힘을 말한다. 부동산 등기부에 기재된 내용은 진실하고 적법한 것 으로 추정되므로, 이를 반박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주장과 입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기부에 기재 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명확한 반증을 제시한다면, 등기의 추정력은 깨지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의뢰인 아버지가 소유자로 등기되 어 있기에 적법한 소유자로 추정된다. 그러면 소유자가 따 로 있다는 주장, 즉 종중이 명의신탁 하였으므로 실제 그 토지 소유자는 종중이라고 주장하는 원고가 그 증거를 제 출하여 등기 추정력을 깨야만 자기 소유권이 인정된다. 위의 판례를 참고하면, 종중에서 ‘세금을 직접 납부해 왔고, 등기필증을 갖고 있으며, 직접 토지를 관리해 왔다’는 증거를 내야 하고, 처음 토지를 종중이 갖게 된 경위와 등 기명의인 앞으로 등기한 경위를 모두 주장, 입증해야 한다. 즉, 등기의 추정력이 인정되면 이를 깨고 자기 소유를 주장하기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서도 마찬가지로 원고인 종중에서 세금을 계속 납부해 온 피고의 등기 추정력을 깨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미루어 그 토지가 종중 소유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 당한 자료가 있는 경우라면,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 로서 등기명의인 앞으로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인정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판결요지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제세공과 금의 납부관계’였다. 소유에는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 무가 따른다. 국가는 부동산과 차량 같은 자산 소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하여 정부의 재원을 마련한다. 그러므로 납세 의 의무는 소유자가 당연히 부담해야 할 터. 종중이 불가피 하게 종원에게 부동산 명의신탁을 한다면, 세금이 명의자 앞으로 부과되더라도 실제 납부는 종중에서 할 것이다. ‘세금은 지금까지 우리가 냈는데, 땅을 내놓으라니 억 울해요.’라는 감정은 권리와 의무에 대한 상식이 반영된 지극히 당연한 감정인 것이다. 법원에서도 ‘명의신탁 요건’ 을 파악할 때 이 부분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것을 확인 하니 나는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의뢰인에게 아버지가 지금까지 세금을 납부해 왔다 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도록 관련 증거를 최대한 많이 모 아 오도록 하여, 증거 1번과 2번으로 세금고지서와 세금납 부 영수증을 제출했다. 과연 원고는 ‘등기의 추정력’을 깰 수 있을까? 부동산등기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비롯한 각종 권리 관계를 공시하는 중요한 제도다. 국민들은 이 등기부등본 을 얼마나 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 이때 알아야 할 개념이 등기의 공신력과 등기의 추정력이다. 등기의 공신력이란, 등기부에 적힌 정보가 틀리더라 도, 그 정보를 믿고 거래한 사람을 보호해주는 힘이다. 등 기부등본의 내용을 믿고 거래한 제3자를 강력하게 보호 해주는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등기에 공신력이 있 다면 현재 수없이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 중의 일 부는 구제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현재 등기 공신력을 11 2024. 11. November Vol. 689
선산에 모셔진 묘가 60기이니, 그 종원이 최소 100 명은 넘을 텐데, 출석인원 40명은 회의 성원이 될 수 없는 인원이다. 나는 본소제기가 위와 같이 소송요건에 흠결이 있으 므로, 소를 각하해 달라는 내용을 먼저 기재하고, 본안에 대한 항변으로 종중 명의신탁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주장, 입증했다. 종중 명의신탁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토지에 관해 등기명의인 앞으로 등기가 경료될 당시 어느 정도의 유기 적 조직을 가진 종중이 존재해야 하고, 토지가 종중 소유 로 된 과정이나 내용이 직접 증명되어야 한다. 직접 증명이 어려운 경우는 간접증거로 제세공과금 납부, 등기명의인과 종중의 관계, 등기명의인 앞으로 등기 가 경료된 경위, (명의신탁에 대한 종중 회의록) 등 여러 정황을 미루어 볼 때 그 토지가 종중 소유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당한 자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세금 은 피고가 계속 납부해 왔고, 피고가 등기명의인이 된 시 점에 피고는 종중의 대표자도 아니었다. 어느새 일주일이 후딱 흘러 변론기일 하루 전날. 나는 이런 점들을 차곡차곡 정리한 준비서면을 마침내 완성하 여 법원에 제출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딱 그 사건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0개월 차 신입 법무사였기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 2019년 5월, 법무사등록이 되고 그다음 달에 준비서면을 제출했으니 말이다. 판사가 권유한 합의 결렬, 증거의 흠결 다룬 2차 준비서면 제출 일찌감치 고향을 떠나 경기도에 살고 있는 피고가 이 소송 때문에 충주까지 내려가 변론에 참석했다. 판사님이 앞으로도 이렇게 서면을 정리해 제출하면 된다고 하면서 원고 측과 잘 협의해 보라며 변론기일을 한 번 더 잡아주 었다고 한다. 합의시간도 3달 이상 넉넉히 주었다. 나도 내심 원만한 합의가 더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소송 과정에서 피고와 원고 종중 간의 사이는 더욱 벌어 한 달 만에 작성한 1차 준비서면 제출 - 종중의 명의신탁 요건의 흠결 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서둘러 준비서면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의뢰인은 종중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고 하여 본안 전 항변에 해당하는 내용을 먼저 정리했다. 원고인 종중 대표자의 대표자 자격을 부정한 것이다. 원고가 제출한 종중정관의 제2조는 “본 문중의 종원 은 ○○의 후손으로서, 성년 이상의 남자를 구성원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소유한 선산에는 ○○보 다 더 윗대의 조상도 모셔져 있으므로, 선산의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그 조상을 모두 포함한 선조를 모시는 종중이 어야 한다. 그러나 원고는 종중을 급조하면서 일부의 사람으로 만 종중을 구성했다. 나는 이 점을 지적하면서, 남자를 구 성원으로 한다는 것도 고유한 의미의 종중과는 맞지 않으 며, 대표자를 선출한 정기총회가 무효라는 점도 함께 주 장했다. 종중정관에는 매년 10월, 첫째 일요일에 정기총회를 개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종중은 11월에 정기총회를 개최했고, 회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한다는 정관의 규정과 달리 회의록에 적힌 참석인원은 40명으로 매우 적었다. “원고 패!” 우리의 승리였다. 사건을 맡아줄 변호사가 없다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 동문 후배와의 인연으로 시작한 사건이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1심을 승소한 덕분인지 2심을 맡아줄 변호사는 쉽게 나타났다. 2심도 역시나 의뢰인측이 승소했다. 원고는 상고까지 했으나 최종 패소했다. 제세공과금을 수십 년간 납부해 온 의뢰인 아버지를 이길 순 없었다. 12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져 이제는 종중 쪽에서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 고 얼마 후 원고가 또 준비서면을 제출하면서 일말의 합 의 여지도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다시 2차 준비서면 작성에 들어갔다. 다시 한번 원고가 제출한 증거를 살펴보다가 나는 한 사람이 참석자 모두의 서명을 한 것처럼 보이는 종중총회 회의록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했다. 수십 명이 모여 총회를 하는 것이 어려우니 형식적으로 서류 외양만 꾸미는 것이 보통의 현실이지만, 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증거 서 류의 위조는 안 될 일이다. 지난 1차 준비서면에서는 종중과 종원의 명의신탁 요 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었으므로, 이번 2차 서면에서 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관한 의견을 중점으로 다루기로 했다. 원고 편에서 진술해준 사람들의 경우, 다수가 원고 종중에서 빚을 갚아주는 등 이득을 본 사람이었다. 따라 서 그들의 진술서는 믿을 수 없다고 썼다. 그리고 피고는 젊은 시절 세금을 내지 못해 압류를 당하기도 하는 등 재 산을 지키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는 점도 적극 어필했다. 이후 판사님은 이 사건에 대해서 누구 소유로 편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 지길 바라며 사건을 오래 끌고 갔지만, 서로 협의할 기미 가 보이지 않으니 판결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는지 원고에 게 석명준비명령을 보냈다. 원고 패! 짜릿했던 첫 승리의 기억 나는 2번의 준비서면 제출 후 더 할 말이 없었다. 원 고에게서 몇 번 더 준비서면이 왔으나 의미 있는 주장이 없었기에 반론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4차례의 변론기일이 지나갔고, 판결 선고일이 잡혔다. 참으로 지루한 과정이었다. 변론기일이 4번이나 잡히 다 보니 피고는 충주까지 오가느라 많은 고생을 했다. 어 느덧 해를 넘긴 2020년, 마침내 판결선고기일이 되어 법 무사로서 처음 받아보는 판결문이 도착했다. 두근두근…. “원고 패!” 우리의 승리였다. 시골의 작은 땅이라 소가가 작아서 인지 사건을 맡아줄 변호사가 없다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 한 동문 후배와의 인연으로 시작한 사건이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의뢰인과 그 아버지께 승소 소식을 알렸다. “법무사님, 고생 많으셨어요. 능력 있는 법무사님을 만나 이렇게 승소하니 정말 기쁩니다. 법무사님을 만나지 못해 땅을 빼앗겼다면 너무 억울할 뻔했어요. 감사합니다. 내 평생 안 잊을게요.” 나는 이 사건을 1심만 맡았다. 원고가 항소하지 않길 바랐는데, 부동산 소송은 대법원까지 가는 게 요즘의 트 렌드인지 원고가 항소했고, 나는 의뢰인에게 2심은 다른 곳에서 진행하도록 했다. 1심을 승소한 덕분인지 2심을 맡 아줄 변호사는 쉽게 나타났다. 2심도 역시나 의뢰인측이 승소했다. 원고는 상고까지 했으나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최종 패소했다. 2심 에서는 원고도 변호사를 선임해 토지소유 경위나 종중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주장한 듯했으나 역시나 제세공과금 을 수십 년간 납부해 온 의뢰인 아버지를 이길 순 없었다. 2심 판결문에 토지 소유관계와 원고 종중의 선조에 대한 기록이 상세히 적힌 덕분에, 이후 증여등기 사건에서 중요한 자료로 요긴하게 쓸 수 있었다. 인생지사 ‘새옹지 마’인가 보다. WRITER 김선미 법무사(경기중앙회) 13 2024. 11. November Vol. 689
요리와 기술이 만난다! 환경과 영양 살리는 ‘푸드테크’의 세계 푸드테크 산업의 미래와 주목할 만한 기업, 「흑백요리사」 ⓒ Netflix 제공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전쟁 정보 : 한국 / 예능 / 12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 윤현준(기획), 김학민, 김은지(연출), 모은설(작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 법으로 본 세상 14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죽기 살기로 먹고 마시는 한국인들”, 유튜버 순위 1~10위가 먹방 “먹고살려고 일한다”, “잘 먹고 잘 산다”, “먹고살기 바쁘 다”, “먹고사니즘” 등등, 한국인은 왜 이토록 ‘먹는 것’에 집착 하는 표현을 즐겨 사용할까요? 영어, 일어, 심지어 먹는 것을 우리만큼 즐기는 중국의 경우도 먹는 것을 사는 것 앞에 둔 표현은 없습니다. 이건 정말 한국적인 현상이에요. “보릿고개”, “초근목피”와 같이 과거의 굶주림을 상징하 는 단어들도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먹는 것’ 에 대한 한국인들의 집착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생존과 깊 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먹는 것을 중시하는지는 유튜브 에서도 드러납니다. 국민 요리 멘토, 백종원 씨의 유튜브 구 독자는 무려 650만 명에 달합니다. 경제 유튜버 1위 ‘슈카’의 구독자보다 2배가 많고, 교육 유튜버 1위 ‘미미미누’보다는 5 배가 많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650만 백종원 씨 유튜브가 한 국 유튜브 순위에서 볼 때는 1위가 아닌 4위라는 것입니다. 그 위로 3명의 먹방러가 더 있고, 더 놀라운 점은 5위부터 10 ⓒ Netflix 「흑백요리사」는 단순한 요리 경쟁 프로그램을 넘어 참가자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계급 전쟁’이라는 프레임으로, 백수저에 맞서는 흑수저들의 도전기를 통해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부분의 넷플릭스 유저들은 프로그램 속 백수저가 운영하는 유명 식당에는 가볼 돈이 없는 흙수저들일 테니까요. 위까지도 모두 먹방러 유튜브라는 사실입니다. 정말 이런 나 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합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흑백요리 사」는 이러한 한국인의 ‘먹는 것’에 대한 애착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 「흑백요리사」를 통해 한국인의 음식 문화와 이를 경제적으로 접근한, ‘푸드테크의 미래’를 살 펴보고자 합니다. 세계적 인기 끈 「흑백요리사」의 3가지 성공비결 「흑백요리사」는 백종원 씨와 국내 유일의 쓰리 스타 미 슐랭 셰프 안성재 씨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흑수저 요리 사 80명과 백수저 요리사 20명이 계급 전쟁을 펼친다는 콘 셉트 하에 벌어지는 치열한 요리 서바이벌을 다룬 예능 프로 그램입니다. 각 미션마다 새로운 서바이벌 아이디어와 큰 화제성을 만들어내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 징어게임」과 「더 글로리」 이후 국민 화제 지수에서 넷플릭스 빅 3에 들 것 같습니다. 올해는 「눈물의 여왕」 정도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화제성이 있었죠. 아직 「지옥 2」와 「오징어게임 15 2024. 11. November Vol. 689
요리사」는 매회 새로운 미션을 통해 참가자들의 요리 실력과 창의력을 시험합니다. 제한된 시간과 재료 속에서 참가자들 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요리는 시청자들에게 놀라움과 감탄 을 선사합니다. 세 번째는 평가단의 공정성과 심사위원들의 냉철한 평 가를 들 수 있습니다. 백종원 씨는 서민적인 음식으로 사업 을 하는 사람으로, 서민층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고, 반대로 최상위층을 상대하는 최고급 파인 레스토랑의 셰프, 안성재 씨는 한국의 부유층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계급을 드러낸 이질적인 두 심사위원의 엇갈린 평가 가 나올 때 사람들은 가장 큰 관심을 보입니다. 마치 좌우로 나뉘어 서로 뜯어먹을 것처럼 싸우는 우리 정치인들을 보는 듯하죠. 그러나 정치인들과 달리 그들은 타협합니다. 두 사람 외 에도 넷플릭스는 대한민국의 대표 먹방러들을 포함한 여러 전문가들을 불러 세웠습니다. 이들 모두는 요리를 객관적으 로 평가하고, 특히 안성재 셰프는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조언 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정한 경쟁 시스템은 프로그램 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흑백요리사」가 히트하게 된 경제적 이유는? 그렇다면, 이번에는 「흑백요리사」의 히트 요인을 경제적 으로 분석해 볼까요? 한국 요리산업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한국의 식품 시장 규모 는 약 209.23조 원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도 약 188.83조 원 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한국의 식품 산업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8.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 다들 망한 다는 분위기였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이러한 성장은 한 류의 인기로 인해 한국 음식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증가 한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한국 요리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먹방의 팬인 이유는 사실, 전 국민이 먹는 데 돈을 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 중에 푸드산업과 기술이 만나면 “푸드테크”가 됩니다. 「흑백요리사」 시즌 2에서는 3D 푸드 프린터를 이용한 음식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레시피 개발 등 푸드테크를 활용한 새로운 요리기술이 소개될 것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나스닥에는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 등 식물성 대체육 개발 기업들이 상장되어 있거나 상장 준비 중입니다. 2」가 개봉 전이지만, 아마도 2024년도에 가장 많이 회자된 대중문화 콘텐츠가 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흑백요리사」는 단순한 요리 경쟁 프로그램을 넘어 참 가자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계급 전쟁’이라는 프레임으로, 백수저에 맞 서는 흑수저들의 도전기를 통해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부분의 넷플릭스 유저들은 프로그램 속 백수저가 운영하는 유명 식당에는 가볼 돈이 없는 흙수저들 일 테니까요. 그래서 자신은 한국인이라며, 민족적 정체성을 강조한 백수저 ‘에드워드 리’가 아니라, 다소 건방져 보이는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가 1등을 차지한 것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지 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흑백요리사」가 국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 에 대해 분석을 한번 해볼까요? 저는 그 비결을 3가지로 보 고 있습니다. 첫째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입니다. 「흑 백요리사」는 시청자들의 시각적인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합니다. 고화질 영상으로 촬영된 음식들은 맛깔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하며, 보는 이들의 식욕을 자극합니다. 참가자 들의 창의적인 레시피와 화려한 플레이팅은 시청자들의 눈 을 즐겁게 합니다. 두 번째는 각 단계별 미션의 높은 완성도입니다. 「흑백 슬기로운 문화생활 16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서 외식산업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한국의 외식 산업은 2021년 기준, 약 140조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입니다. 자영업이 힘들다 해도 그 이유는 자영업 의 압도적 다수가 요식업을 택했기 때문이지 외식 시장이 작 기 때문은 아닙니다. 실제 외식 시장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큽 니다. 한국에서 자영업자 중 외식업에 종사하는 비율, 즉 식당 의 비율은 2021년 기준으로 약 26.8%에 달합니다. 이는 OECD 평균인 15.4%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흑백요리사」는 맛집 탐방이 아닌,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 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들을 외부 식당, 즉 외식시장으로 가 도록 만드는 파워를 보여줍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들 이 일하는 음식점의 예약률이 14배까지 치솟았다는 건 이 시 리즈가 산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죠. 특히 「흑백요리사」에 참가한 요리사들의 다수가 이탈리 아식, 중식 등 외국 요리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식에 도 전하는 등 ‘K푸드 세계화’에 정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저는 인간이 한 끼 알약과 같은 대체음식을 개발하지 않는 한(기 술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요식산업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푸드 산업이 기술을 만나면 그때는 “푸드테크”가 됩니 다. 「흑백요리사」 시즌 2가 당연히 만들어질 것이고, 아마도 그때는 단순히 전통적인 요리 방식뿐 아니라 푸드테크를 활 용한 새로운 요리 기술을 소개할 겁니다. 예를 들어, 3D 푸드 프린터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거나,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레 시피를 개발하는 등 푸드테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일 것 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그저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빠르게 미국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어떨까 요?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들을 살펴보고 투자할 수 있을 겁 니다. 미국 나스닥에는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2025 상 장 예정)’와 같이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상장되 어 있거나 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푸드테크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식 품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래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흑백요리사」가 새로운 시즌을 선보이면 분명 채식 주의자를 위한 코너를 마련할 겁니다. 푸드테크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 과 로봇,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식품 산업 전체 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흑백요리사」가 과학기술을 요리에 접 목하듯, 푸드테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모든 과정을 변화시 키고 있습니다. ⓒ Netflix 17 2024. 11. November Vol. 689
주목할 만한 푸드테크 기업들 개인적으로 주목할 만한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들을 소 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욘드 미트(BYND) 주요 사업 아이템은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대체육 개 발(버거 패티, 소시지, 미트볼 등)입니다. 콩, 완두콩, 버섯 등 식 물성 원료를 사용하여 맛과 식감이 뛰어난 대체육을 생산해 맥도날드나 서브웨이 등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과 협력관계를 맺어 공급하고 있죠. 2023년 실적은 매출 3억 3,930만 달러, 영업이익 -3억 8,890만 달러입니다. 10월 현재 주가를 살펴보 면 6.41달러(2024.10.04. 기준)로, 최고가 200달러에서 무려 95%나 하락했군요. 너무 저평가되어 있는 걸까요? 아니면 거 품이 빠지는 중일까요? 저는 전자라고 생각합니다. 잉그리디언트 주식회사(INGR) 잉그리디언트는 식물성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을 이용한 식품 원료의 제조를 주요 아이템으로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입니다. 식물성 단백질, 탄수화물, 오일 등 다양한 식품 원료 를 생산하여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 등 대체육 기업에 공급하기도 합니다. 2023년 예상 실적은 매출 14억 달러, 주 당 순이익 0.31달러이며, 2024.10.03. 기준 10월 현재 주가는 134달러입니다. 이 회사는 영양, 건강, 웰빙을 증진시키는 과학 기반 솔 루션을 제공하며, 지속 가능한 혁신과 재생 농업 관행을 통해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ESG)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줍 니다. 즉, 착한 일을 하면서 돈을 벌게 해주는 기업이죠. 잉그리디언트는 설탕 감소, 식물성 단백질, 청정 및 단순 한 원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들 이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아직 상장 기업은 아니지만 비상장 기업 중에서도 가장 주목 할 만한 기업이라고 봅니다. 임파서블 푸드 식물성 대체육 개발(버거 패티, 소시지, 돼지고기 등)이 주요 사업 아이템으로, 식물에서 추출한 헴(Heme) 단백질을 사용하여 육류와 유사한 맛과 향을 구현하며, 버거킹, 스타벅 스 등과 협력하여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3년 매출 4 억 600만 달러, 영업이익 -5억 6,67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으 며, 현재 2025년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Netflix 슬기로운 문화생활 18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가 주목하는 미래 푸드테크 산업 지난 2023년 7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 트렌드와 미래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 니다. 투자에 관심 있고 먹방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 시 참고해 볼 만한 훌륭한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푸드테크의 미래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17년 105억 달러 에서 2021년 148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5년 에는 220억 달러로 연평균 9.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 습니다. 한편, 이 보고서에서 주목하는 미래 푸드테크 산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식물 공장 식물 공장은 빛, 온도, 습도 등을 인공적 으로 제어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시스템입니다. 2020년 기 준 국내시장 규모가 3,576억 원에 달하며, 전체 스마트팜 시 장의 6.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팜에이트(Farm8)’와 ‘엔씽 (N.THING)’ 등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대체 식품 대체 식품은 식물성 단백질, 배양육 등을 이용하여 기존의 육류를 대체하는 식품입니다. 2025년 시장 규모는 178.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는 롯데제과의 ‘제로미트’, CJ제일제당의 ‘플랜테이블’, 풀무원의 ‘지구식단’ 등이 있습니다. •3D 프린팅 3D 프린팅 기술은 식품의 모양, 질감, 영 양 성분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개인 맞춤형 식품을 만들 수 있게 합니다. 2023년에는 세계시장 규모가 5.3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국내에서는 탑테이블의 ‘푸디안 프로 (Foodian Pro)’가 연구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로봇 로봇은 식품 생산, 조리, 서빙, 배달 등 다 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LG전자의 CLOi 서브봇, 우아한형 제들의 딜리플레이트 등이 대표적인 서빙 로봇입니다. 조리 로봇으로는 LG전자의 CLOi 셰프봇, 로보아르테의 롸버트치 킨 등이 있습니다. •배달 혁신 배달 앱, 배달 로봇 등은 식품 배달 시장 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은 2021년 기준 25 조 6,783억 원 규모이며,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규제로 인해 아직 상용화가 제한적입니다. 사족 : 시즌 2에서는 흙수저·금수저 프레임 벗어나길 「흑백요리사」는 음식을 통해 요식업 활성화와 자영업자 들에게 긍지를 심어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내용 중 계급 갈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금수저와 맞서는 흙수저들을 응원하는 대중들의 심 리와 맞아떨어져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흑백요리사」가 앞으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한국 음식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기원하 지만, 이왕이면 흙수저·금수저 프레임에서는 벗어나기를 바 랍니다. WRITER 신진상 재테크 전문 저술가 · 입시 컨설턴트 2023년 7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 트렌드와 미래전망」 보고서에서는 미래 푸드테크 산업으로 빛·온도·습도 등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국내시장 규모가 3,576억 원으로, 전체 스마트팜 시장의 6.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팜에이트(Farm8)’와 ‘엔씽(N.THING)’ 등이 선도하고 있습니다. 19 2024. 11. November Vol. 689
딥페이크 이용 디지털 성범죄 발생 및 대응 현황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10대 청소년·군인을 중심으로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술 발전에 따른 성범죄 관련 규정을 재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 첫 시작은 지난 8.19. 일부 대학을 시작으로 ‘딥페이크 이용 디지 털 성범죄(이하 ‘딥페이크 성범죄’라 함)’ 사건이 잇따라 드러난 가운데, 1 현재 전국적으로 범죄가 확대되면서 마치 사회적 재난과 같이 느껴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 모두 뒤늦게 다양한 대응 정책을 쏟아냈다. 대표 적으로 지난 8.30. 정부는 관련법의 제·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다가오 는 10월 범정부 종합대책2 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3 은 수사·단속, 처벌, 플랫폼 관리, 예방·교육, 피해자 지 원의 5가지 분야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①수사·단속 분야에서는 경찰 의 집중 단속과 검·경 수사인력 및 조직 강화를 통해 위장수사를 확대하 고, ②처벌 측면에서는 허위영상물의 소지·구입, 시청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과 딥페이크물 제작·유통 처벌 기준의 상향을 추진한다. 또, ③플랫폼 관리 쪽에서는 딥페이크 탐지 기술의 추가 상용화와 사업자의 책임·관리 강화 및 협력을 추진하며, ④예방·교육은 학교 내 예 방교육 강화로 딥페이크에 대한 범죄 인식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⑤피해 자 지원 분야에서는 신고·접수의 통합, 허위영상물 삭제, 심리상담·법률· 의료 지원을 포함해 피해자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3법 개정으로 입법 정비 첫걸음 01. 2024 개정 「성폭력처벌법」·「청소년성보호법」· 「성폭력방지법」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Attention 법으로 본 세상 주목 이 법률 20
을 고려하여 불법촬영물과 법정형을 일치시키고자 한 것 으로 보인다.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이번 개정 전 「성폭력처벌법」이 불법촬영물을 이용하여 협박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 고 있는바, 허위영상물을 이용한 경우도 동일하게 처벌될 수 있도록 하였다. 허위영상물의 경우도 동일하게 협박이 나 강요 행위를 엄단할 필요가 있고, 이에 동일하게 처벌하 는 것이 형벌 체계상 균형 면에서도 타당하다. 다음으로, 이번 개정으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의 허위영상물 등 편집 등 죄의 구성요건에서 ‘반포 등을 할 목적’이 삭제되었다. ‘반포 등을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않 는 경우에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허위영상물 편집 그 자체에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있고, 반포 등을 할 목적이 없 었더라도 향후 우연한 사정으로 반포될 위험이 존재한다 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허위영상물을 편집하는 행위 자 체를 처벌할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허위영상물 소지 등 행위에 대한 처벌 규 정인 법 제14조의2제4항을 신설하고, 이를 불법촬영물 소 지 등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인 법 제14조제4항의 법정형 과 일치시켰다. 통상적으로 음란물을 단순히 소지·시청하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으나 이와 달리 불법촬영물 등은 공급과 동시에 원천적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 려할 때, 허위영상물 또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4항 및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제5항과 같이 소지·시청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타당한 입법 조치라 하겠다. 현재(2024.10.15.)까지 위 범정부종합대책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제22대 국회 첫 정기국회를 맞아 입법적 공백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지난 9.26.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을 위한 수사 및 처벌, 피해자 지원 분야의 3개법, 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 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 보호법」’),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하, ‘「성폭력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하에서는 이번에 개정된 위 딥페이크 성범죄 3법의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딥페이크 성범죄 3법의 주요 개정 내용 가. 2024년 개정 「성폭력처벌법」 올해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을 위한 「성폭력처벌법」 일 부개정법률안이 다수 발의되어, 3법 중 가장 많은 쟁점이 논의되었다.4 최종적으로 개정 「성폭력처벌법」5 은 ①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의 법정형을 불법촬영물과 동일하게 상향하 고, ②허위영상물 등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를 3 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③편 집물 등을 이용하여 협박·강요한 자에 대해서도 1년 이상 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하였다(법 제14 조의2제1항·제2항·제3항·제4항 및 제14조의3). 이번 개정법은 지난 10.16 시행되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허위영상물 또한 불법촬영물과 동일하게 법정 형을 상향하였고,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죄에 허위 영상물 이용이 추가되었다. 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허위영 상물이 실제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해졌고, 이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 및 사회적 위험은 실제 불법촬영물과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 허위영상물도 불법촬영물 과 마찬가지로 유포될 경우 완전한 삭제·제거가 어려우므 로 피해자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등 1 “참가자만 1,200명” 인하대에서 또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MBC뉴스, 2024.08.19.). 2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한 4번째 국가종합대책이라 할 수 있다. 3 “정부,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에 범정부 총력 대응키로 - 딥페이크 성범죄 대책 추진상황 점검 및 협업 방안 등 논의 -관련법 제·개정 신속 추진 및 10월 범정부 종합대책 마련”(국무조정실 보도자료, 2024.08.30.) 참조. 4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에서 익명이 보장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 여 허위영상물의 편집·반포 등을 한 경우 가중처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 자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 성폭력범죄 정의 규정에 명예훼손죄 등 대상 범죄 추가, 허위영상물 유통 범죄에 대한 신분비공개수사 및 위장수사 도 입, 영상물 삭제·차단 등 응급조치 의무 도입, 허위영상물 등 관련 범죄수 익 및 재산에 대한 몰수·추징 등 다양한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논의되었고, 최종적으로 총 12건의 「성폭력처벌법 일부개정법 률안」이 대안반영폐기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참조. 5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시행 2024.10.16.][법률 제20459 호, 2024.10.16., 일부개정]. 02. 21 2024. 11. November Vol. 689
마지막으로, 사법경찰관리가 아동·청소년대상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피해확대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 를 취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마련되었다. 이번 개정 전에도 사법경찰관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에 따라 디 지털 성범죄에 대하여 방송통신위원회에 정보처리 거부· 정지·제한 등의 제재조치 처분명령을 요청하거나 한국여성 인권진흥원에 불법촬영물 등의 삭제지원 요청 등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의무가 아닌 재량의 영역이었다. 이번 개정법으로 사법경찰관리에게 디지털 성범죄 피 해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 의무가 명시적으로 부과되었다 는 점에서 개정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다. 2024년 개정 「성폭력방지법」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성폭력방지법」 도 일부개정 되었다.10 ①국가 등의 책무에 불법촬영물 등 의 삭제지원 및 피해자의 일상회복 지원을 명시하고, ②불 법촬영물 등 삭제지원 주체에 지방자치단체를 추가하며, ③삭제지원 대상에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포함하고, 구상 권 행사에 필요한 개인정보 요청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④ 중앙과 지역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설치·운영 법적 근거 등이 마련되었다(법 제3조, 제7조의3, 제7조의4 등). 이 중 ①은 지난 10.16. 시행되었으며,11 나머지는 모두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내년 4.17. 시행된다.12 이번 개정 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3조의 ‘일상회복 지원’은 애초 ‘불법촬영물 등 의 삭제 및 경제적 지원’에서 포괄적인 피해자 지원을 의미 하고자 변경된 것으로, 이미 개정법에 따라 종합적인 지원 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타당한 입법 조 치로 보인다. 다음으로, 제7조의3에서 불법촬영물 등 삭제지원 주 체로 지방자치단체가 추가됨으로써, 각 지자체가 조례 내 지 사업에 근거하여 수행하고 있는 삭제지원 업무의 안정 성 및 연속성이 확보되는 등 삭제지원 업무가 보다 강화될 나. 2024년 개정 「청소년성보호법」 이번 딥페이크 성범죄를 계기로 「청소년성보호법」도 정비되었다.6 ①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이용해 그 아동· 청소년을 협박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협박으로 권 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 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하였다. 또, ②사법경찰관리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하여 긴급 을 요하는 때에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의 승인 없 이 신분 비공개수사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 고, ③사법경찰관리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정보통신 망을 통하여 게시·상영·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 우 지체 없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접속차단 등의 조치를 요청할 의무 등을 부과하였다(법 제11조의2, 제25 조의4, 제38조의2 신설). 위 주요사항 중 ①은 지난 10.16. 시행되었으며, 7 ②· ③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내년 4.17. 시행될 예정이 다.8 이번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이용한 협박·강요에 대 한 처벌 규정이 신설되었다. 그 죄질이나 불법성 정도가 중 하므로 「성폭력처벌법」보다 강화된 처벌 기준을 적용한 것 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긴급 신분 비공개수사도 도입되었다. 이미 2021년 개정 「청소년성보호법」 9 에 따라 아동·청소년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한해 수사특례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이 상, 제도 도입 여부는 수사의 효율성, 기본권 침해 우려, 신 속한 피해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문제다. 물론, 사전승인의 생략으로 수사 남용이 우려될 수 있 으나 신분위장수사와 달리 신분 비공개수사는 상대적으로 기본권 침해 우려가 적다는 점, 디지털 성범죄는 한번 유통 되면 돌이키기 어렵고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 디지털 성범 죄가 일어나는 텔레그램 등의 특성상 빠르게 생성·삭제·변 화되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 2021년 개정 「청소 년성보호법」으로 긴급한 경우 신분위장수사에 대해서도 사후 법원허가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 수사종료 후 국가경 찰위원회와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는 통제장치가 마련 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필요한 입법 조치로 보인다. 법으로 본 세상 주목 이 법률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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