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쿤스트할레에 걸린, 채 1미터가 안 되는 그림 하나가 미술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가 그 그림을 그린 화가, 카스파 프리드리히의 탄생 250 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프리드리히의 작품들은 미술을 모르는 문외한이더라도 작품을 보면 무심코 지 나칠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내적 울림을 선사한다. 거대한 자연 앞에 홀로 선 인간의 순수한 내면의 감정 표현 프리드리히의 작품 중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는 가장 유명하고 해석이 분분한 작품이다. 작품 속의 등 을 돌린 사내를 보며, 어떤 이는 철학자 니체가 말한 초인의 존재 를 떠올리고, 어떤 이는 자연을 무릎 꿇린 위대한 정복자의 모습 같다고 말하며, 또 어떤 이는 인생을 여행하는 고독한 방랑자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방랑자의 뒷모습은 왜 우리의 마음을 사 로잡는 것일까? 그의 앞에 펼쳐진 풍경은 마치 성난 파도처럼 보 이지만 사실 삐죽삐죽 사납게 튀어나온 암석과 안개가 어우러져 만들어 낸 풍광이다.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들은 사내가 평범치 않은 공간 에 있음을 암시한다. 짙은 녹색의 의상은 다소 고전적으로 보이는 데, 당시의 민족주의 영향을 받아 과거의 옷차림을 따라 하던 유 행에 따른 것이다. 험준한 바위 위에 올라 아득하게 끝없이 펼쳐지 는 풍경을 눈앞에 둔 남자는 한 손을 허리에 둔 채 꼿꼿이 서 있다. 자유롭지만 고독하게, 홀로 당당히 카스파 프리드리히,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1818) 요하네스 브람스, 「F.A.E 소나타」 중 3악장 ‘스케르초’ (1853) Art & 78 음악이 들리는 그림 이야기 슬기로운 문화생활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