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안은 법률적 형식을 갖추고 있는 “종중”은 없기 때문에 충주 땅은 그냥 4개의 집안사람들이 대대로 공유하고 있는 땅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네요.” 의뢰인은 소유권이전소송을 제기한 그 “종중”을 “종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충주 땅은 장남이었던 자신의 아버지가 아주 어릴 때 할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소유하고 있는 땅이고, 할아버지 생존 시에는 직접 그 땅을 관리하셔서 문제가 없었으나, 돌아가신 이후 할아버지가 납부해 오던 재산세를 집안 어른들에게 납부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문제가 불 거졌다는 것이다. 당시 집안어른들은 아직 어린 의뢰인의 아버지에게 “네 명의로 된 땅이니 네가 해결하라”는 식으로 나 몰라라 했고, 그때부터 아버지는 “내 소유의 땅”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나중에 달라고 하기나 해봐라” 하며 수십 년간 세금을 납부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 땅의 일부가 공공기관 주차장으로 수용되면서 보상금이 나온 거예요. 그러자 갑자기 집안사람들 몇 명이 ‘종중’을 급조한 후, 땅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의뢰인은 억울하다는 듯 나에게 반문했고, 나 역시 공감을 표했다. 어려울 때는 모르는 척하다가 돈이 보이니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심보 아 닌가. “제가 ‘종중’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개념만 알고 있지만, 이것은 경우 가 아니지요. 판례도 결국은 상식에 기반하는 것이니 좀 더 자료를 조사 해 보면 사건을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소송 자료 를 보내주시면 검토해 보고, 사건 진행에 착수하겠습니다.” 재산서 납부서 명의신탁 ‘종 중’ 수 용 지 집안어른들은 “네 명의로 된 땅이니 네가 해결하라”며 나 몰라라 했고, 그때부터 피고는 수 십 년 간 세금을 납부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땅의 일부가 공공기관 주차장으로 수용되며 보상금이 나온 거예요. 그러자 갑자기 집안사람들 몇 명이 나서 종중을 급조한 후, 땅을 내놓으라며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의뢰인은 억울하다는 듯 나에게 반문했다. 09 2024. 11. November Vol. 689 조상묘 조 상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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