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미학 시원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선들선들 불어 오니, 어느덧 가을이 깊어가는 것 같습니다. 계절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그렇 게 맹렬하게 찌는 듯했던 여름의 더위도 어느새 완 전히 꺾여, 이제는 그 기운마저 사라진 듯합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일상을 시작하려고 문을 열 고 나가보니, 귀뚜라미의 새벽 공부가 한창입니다. 잊고 지냈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기분 좋은 아침 입니다. 한 시간쯤 강변을 산책하고 돌아오니 오늘 도 보람 있고 여러 사람에게 비난받지 않는 삶을 살기를 소망하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보람 있고, 우리 사회에 득이 되는 삶일까요? 최근 우리 사회에는 에이지즘 (ageism), 즉 늙은 사람을 둔하고 어리석게 여겨 혐 오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노인은 무조건 무식하고 불친절하며, 이기적이고 비생산적이며, 의존적이고 보수적이라고 여기는 젊은 층의 선입 관을 말하는 것이지요. 어떻게 해야 이 선입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얼마 전, 친한 친구로부터 받은 좋은 글 을 혼자 읽기에는 아까워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 다. 이 글은 오랫동안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던 교수가 퇴직 후, 6년째 서울의 여러 복지관을 순회 하며 ‘건강과 마음’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강의는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사람은 나 이가 들수록 추해 보이기 쉬운데, ‘추한 노인’의 특 성과 이를 피하기 위한 몇 가지 요점을 간추린 내 용입니다. 첫째, ‘추한 노인’의 대표적인 특징은 냄새 나 는 노인이라고 합니다. 몸에서 나는 체취(體臭), 옷 에서 나는 의취(衣臭) 중에서도 특히 체취가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몸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잘난 체하는 노인’입니다. 늙으면 함구 개이(含口開耳)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은 닫고 귀는 열라’는 뜻입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노인 은 결국 외면당하기 쉽고, 모임에서도 소외되거나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자기 자랑만 하는 노인’입니다. 모임에 서 자기 자랑에 몰두하다 보면 의견 충돌로 인해 다툼이 벌어지고, 결국 아름답지 못한 결말을 맞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나 때는 말이야’라고 시작하여 끊임없이 자기자랑을 늘어놓는 것은 삼 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옛날 자신의 지 위, 재산, 자식, 고위층과의 친분 등을 끝없이 자랑 하는 일을 경계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베풀며 사는 노인, 친절하고 점잖은 노인, 남을 먼저 배려하는 노인, 건강을 위 해 자기 관리를 잘하며 매사에 노력하는 노인이 되기 위하여 저 또한 부단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 해 봅니다. Letter ; Editorial Board’s WRITER 강신기 본지 편집위원 · 시인 90 편집위원회 레터 동정·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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