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보기엔 애매하다는 점이었다. 김 사장님의 배우자가 그의 사업장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두 사람이 함께 이루 어온 재산으로 보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도 방법은 있었다. 나는 배우자가 아파트를 소유하게 된 자금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고유재산으로 소 명할 수 있다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김 사장님과 그의 배우자가 결혼 후 아파 트를 소유하기까지의 모든 자금 흐름을 추적해 나갔다. 두 사람의 5년 치 통장거래 내역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신혼 시절부터 시작된 재정 기록을 분석했다. 최초의 자금은 15년 전 신혼생활 전세금에서 시작 됐고, 그 전세금을 점차 늘려가며 아파트 매입에 이르렀 다. 매입 직전의 전세 계약과 보증금 대부분이 배우자의 통장에서 거래된 사실도 명백히 드러났다. 또한, 배우자의 삶의 방식도 소명에 있어 중요한 요 소가 되었다. 배우자는 검소하게 생활하며 김 사장님이 준 생활비와 자신의 급여를 아껴 적금을 유지했고, 이 적 금이 아파트 매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나는 이 러한 자금 흐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체계 적으로 정리하고, 재판부가 배우자의 고유재산임을 인정 할 수 있도록 논리를 구축했다. 결국 재판부는 배우자 명의 아파트를 고유재산으로 인정했고, 김 사장님은 변제율 10%로 개인회생 개시결정 을 받았다. 이 사례는 개인회생에서 재산의 중요성을 다 시금 일깨우고, 법률전문가가 사건에 정성을 들이고 역 량을 쏟는 만큼 좋은 결과가 보장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 게 한 사건이었다. 3. 한복대여 사업가, 여 사장님 이야기 (2024 서울회생법원) 실수입 없었지만 미래 가능성 소명해 개인회생 신청한 사례 여 사장님은 수십 년간 예복과 한복 대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웨딩박람회를 통해 예비부부들로부터 계 약금 3~70만 원을 받고 가계약을 진행한 뒤, 결혼 일정이 확정되면 본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왔다. 물론 계약서에는 위약금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후유증으로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결혼 날짜를 잡지 못해 한복 대여를 미루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며, 여 사장님은 예기치 않은 어려 움에 처하게 됐다. 200여 건의 잠재고객 리스트가 있었 개인회생을 통해 어떻게든 사업을 이어가보려 했으나 수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고민을 털어놓는 여 사장님에게 솔직히 인용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렸지만, 한편으로는 잠재고객 리스트를 기반으로 미래의 수입 가능성을 제시해 재판부를 설득할 수도 있을 거라고 보았다. 법으로 본 세상 — 열혈 황법의 민생사건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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