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1월호

한겨울 눈 속에서의 고기먹방 실학자 박지원과 지인들과 회포를 풀기 좋은 연말연시. 역시 회식 하면 고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은 고기서 고기”, “기 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 등의 말이 있을 만큼 한국인의 고기사랑은 각별하다. 이렇게 고기를 구워 먹으며 친목을 다지는 풍속은 무려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 선비들의 설야 난로회, 소고기 꼬치구이 ‘설야멱’ “눈이 내리는 날 친구와 화로를 마주하고 고기를 구 우며 ‘난로회’를 했다. 방 안이 연기로 후끈하고 파, 마늘 냄새와 고기 굽는 냄새가 몸에 밴다. 창문가로 가 부채를 부치며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신선 사는 곳이 여기 서 멀지 않다.” 맛있는 냄새로 가득한 따스한 공기, 시원한 겨울바 람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이 문장은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만휴당기(晩休堂記)』에 나온다. ‘난로회(暖爐會)’는 서울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풍습으로 『동국세시기』에서도 언급된다. 추운 겨울날 선 비들은 숯불에 양념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세상 이야기 를 나누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정세진 작가· 『식탐일기』의 저자 설야멱 (雪夜覓) 슬기로운 문화생활 역사 속 인물들의 소울푸드 이야기 「야연」, 종이에 옅은 채색, 20.8cm×28.3cm (성협풍속화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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