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길들지 않은 새 - 「정년이」 속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 2024년, 큰 화제를 몰며 방영된 드라마 「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국전쟁 직후 소리천재 ‘윤정 년’이 여성국극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극 중 주인공인 ‘윤정년’ 역할을 맡은 배우, ‘김 태리’를 비롯하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와 같은 여배우 들의 열연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는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국극단’인 ‘매란국 극단’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국극’이란 단어 자체가 매우 생소할 수도 있으나, 판소리에서 발전한 일종의 ‘한국적 오페라’라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여성국극의 소리와 어우러지는, 비제의 오페라 아리아 목포소녀 정년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소리’로 돈을 벌며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지만, 어머니(문소리 분)는 정 년이가 소리 하는 것을 결사코 반대한다. 어느 날, 시장에 서 자릿세를 내놓으라는 깡패들의 횡포에 민요를 부르며 사람들을 불러 모아 위기를 모면하는 정년이를 보게 된 매란국극단의 남성역할 배우 ‘문옥경(정은채 분)’은 자신 들의 「자명고」 공연에 정년이를 초대한다. 「정년이」에서는 「자명고」, 「춘향가」, 「바보와 공주」 같은 국극 작품들이 실제로 무대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 는데, 다양한 국악 작품들 속에서 클래식 명곡들을 들을 수 있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극 중 정년이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천재 소녀 ‘허영서(신예은 분)’는 유명 소프라노 ‘한기주’의 둘 째 딸이다. 언니 허영인(민경아 분)은 어머니의 뜻에 따라 스타 소프라노가 되었으나 허영서는 언니와 달리 소리를 선택하며,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애를 쓴다. 그런 허영서의 어머니가 허영인이 새로 출시한 음반 을 듣고 있는 장면.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여주인공 비올레타의 아리아 「아! 그 대였던가」가 짧게 스쳐 지나간다. 박소현 작가· 바이올리니스트· 비올리스트 슬기로운 문화생활 K-드라마 속 클래식 명곡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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