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3월호

사랑과 믿음으로 맺어진 결혼이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할 수도 있다. 특히 국경을 넘어 이뤄지는 국제결혼에 서는 문화적 차이를 넘어 법적·제도적 허점이 개입될 때, 한 사람의 인생은 예상치 못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 다. 인천의 작은 아파트에서 홀어머니를 모시며 성실하 게 살아온 40대 노총각, 민수(가명) 씨. 그는 20년 넘게 목재 및 생활용품 전문업체에서 합판, MDF 등의 제조 업무에 종사하며 검소하게 살아왔다. 오랜 직장생활로 제법 저축도 되어 있는 터라 남부 럽지 않게 살고는 있었지만, 그의 내면에는 남모를 외로 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맘에 드는 여성과 연애도 하고, 결 혼도 해서 알콩달콩 살고 싶었지만,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그에게 연애는 늘 문턱이 높았고, 어머니의 마지 막 소원이 되어버린 결혼 문제도 마음의 부담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베트남에서 일하는 한 친구가 국제 결혼을 제안하면서 민수 씨의 인생은 뜻밖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단 한 번의 기회, 한 줌의 희망이었던 국제결혼 이 그의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줄은 상상 도 못 했다. 40대 노총각 의뢰인, 베트남 아가씨와 짧은 만남 후 결혼 2019년 가을, 민수 씨는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여 베 트남 호찌민을 방문했다. 이국적인 풍경과 문화를 체험하 며 지내던 중에 친구가 일하던 호텔의 한국인 사장에게 서 베트남 아가씨 한 명을 소개 받았다. 20대 초반의 ‘흥(가명)’은 따스한 미소와 함께 “오빠 ~”라는 반가운 인사말로 단숨에 민수 씨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자신의 여행가이드 역할을 자처한 흥과 민수 씨 는 일주일간의 짧은 여행을 함께 하며 급속도로 가까워 져 어느새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가 되었다. 평생 꿈꿔왔던 이 사랑의 기회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민수 씨는, 그녀를 붙잡고 싶으면 베트남에서 먼 저 결혼식을 올리라는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베트남 에서 약식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민수 씨에게 결혼은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을 성취 하는 일이자, 자신이 평생 갈망해 왔던 따뜻한 가정의 모 습을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기에 그는 이 순간 이 너무나 행복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민수 씨는 결혼동거목적비자(F-61) 발급 절차를 준비하며, SNS 메신저를 통해 아내인 흥 과 꾸준히 연락을 이어갔다. 그는 흥에게 한국말을 가르 치고, 입국 준비를 위해 필요한 비용을 아낌없이 지원하 면서, 두 사람이 함께할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사랑의 감 정을 더욱 강하게 확신했다. 그러나 2019년 겨울,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 믹이 민수 씨와 흥의 사랑에 예상치 못한 위기를 가져온 다. 한국과 베트남 간의 이동이 통제되어, 민수 씨는 낮에 는 회사에서 묵묵히 일하고, 밤이 되어서야 아내에게 그 리움과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였는지 언제부터인가 흥이 달라졌다. 예전의 20대 초반의 베트남 아가씨, ‘흥(가명)’은 단숨에 민수 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신의 여행가이드 역할을 자처한 흥과 민수 씨는 일주일간의 짧은 여행을 함께 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져 어느새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가 되었다. 그녀를 붙잡고 싶으면 베트남에서 먼저 결혼식을 올리라는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베트남에서 약식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07 2025. 03. March Vol.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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